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Defie Mar 14. 2022

아이가 학교에 간다

012. 몸이 좀 살만해지니

봄비가 종일 내렸고

우리 가족은 모두 집에 콕 박혀있었다.


다음주부터는 학교에 갈 아이의 실내화를 깨끗하게 빨았고 (입학식부터 금요일 아침 조퇴까지 3일도 채 안신은 실내화지만...) 

평균 기온이 10도가 넘는다는 말에, 어른용 왕 패딩들을 '섬세모드'로 세탁기에 돌렸다.

예전 같았으면 전부 세탁소에 맡기는데, 꽤 오래 입은터라 이제 기능성들도 다 사라진 것 같아

작년부터 세탁기로 돌려왔는데 생각보다 괜찮다.


아이는 일요일만 '아이패드' 사용이 가능해서 아이패드 마인크래프트 게임에 푹 빠져있다.


열심히 집안일 할 몸 상태는 아니니 조금 늘어진 상태,

어제 새로 지은 약은 독해서 그런지 먹으면 졸리고, 먹으면 졸리고의 반복이다.

아이와 조금 자고 그간 바쁘다는 핑계로 열심히 미뤄왔던 것들을 하나씩 떠올렸다.


'뭘 하러  일을 하나?' 회의가 생기고 몸도 그다지 좋지 않으니

회사를 정리해야겠다는 생각이 더 간절해졌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먹고사니즘'을 해결하려면 회사가 아니더라도 다른 무언가는 필요하다.


지인에게서 받고, 시작조차 하지 못했던 프로젝트를 꺼내 내용을 찬찬히 살펴봤다.

비용 지불이 아닌 일단 관련 업계에 종사하니 '도와주겠다'라는 개념으로 받은 프로젝트라

본의 아니게 본업에 밀려 미뤄졌었는데,

스스로의 힘으로 무언가를 시작하는 계기이자 발판이 되지 않을까 싶어

관련 자료를 열심히 찾았다.


일 이라는 면에서는 같지만

끝을 모르겠는 일이 아니라, 무언가 이루고 싶은 일이기에

조금 희망적인 기분이 샘솟았다.


삶에서 우선순위가 '가족의 행복'과 '나의 안위'라면

행동도 그래야 한다.

아이의 시간을 더 많이 책임져야 하는 시기라, 그 필요성에 대해 더 많이 느껴지는 지도 모르겠다.


아이가 초등학교에서 하나씩 무언가를 익혀가듯

나 또한 새로운 길을 욕심부리지 말고 하나씩 걸어가봐야겠다.


역시나 봄은 오고있다. 

작가의 이전글 아이가 학교에 간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