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4. 내가 잘하는 것은?
육아휴직의 본래 목적은 진짜 '육아'다. 집에서 밤늦게까지 야근을 한다고 해도, 재택근무 시절에도 등하원은 어떻게든 했었으니, 뭔가를 더 하긴 해야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미 엄마가 종일 일과 씨름하는 동안 TV와의 시간에 길들여진 아이인터라, 아이와의 추억?과 경험을 쌓고자 같이 악기를 하나 배우는게 어떨까 싶어 고민을 했다. 피아노는 다들 배우니까,... 가볍게 가지고 다닐만한 것- 그렇게 떠오른 것이 학교에서 '1인 1악기'개념으로 한달에 딱 한번 배운다고 하는 우쿨렐레- 근처 학원이 없어 1인 방문강습을 알아봤었는데, 주 1회 30분 수업, 한달에 십오만원에 가까운 금액이라, 현타가 왔다. 시간은 있지만 돈이 없는 것이 지금 시점을 고려해야 하니까-
둘이 같이 배우기에는 곱하기 2이고, 지금 내가 '표면상 백수'인 시점에서는 무리다 싶어 '숨고'에 올려봤는데, 버스로 20여분 가야하는 곳에 피아노와 함께 우쿨렐레를 함께 봐주는 곳이 있었다. 주1회 1시간, 두명이서 배워도 괜찮은.... 그래서 그곳에 다녀오고, 같이 한 번 교육을 받고, 우쿨렐레는 하나 샀다. TV를 그만보게 할 요량과, 엄마와의 좀 더 많은 취미생활 교류를 위해 샀으나 아직은 그냥 시끄럽게 뚱땅뚱땅 거리는 정도-
그렇다면 나의 프로젝트 성과는 어땠을까? 4주차라 뭔가 스페셜한게 있을까 싶지만, 그렇지도 않았다.
1. 책 블로그 & 인스타
블로그의 주 2회 콘텐츠는 도서관에서 읽었던 책 2권으로 진행. 한동안 리뷰를 쓰지 않았다보니 집에 있는 꽤나 흥미롭게 읽었던 책이 두 권도 더 있었는데, 일단 첫번쨰 리뷰쓴 책이 꽤나 어마어마했던 책이라 (월든이다... 읽는 것도 어마어마했다) 두번째 책은 조금 가벼운 걸로 골라서 썼다. 방문객은 전주 대비 상승.
인스타 콘텐츠는 이번에는 시리즈는 아니었지만, 뭐랄까... 마지막 3회차에 이미지가 자꾸 마음에 안들어서, 주저주저하면서 업로드를 했다. 역시나 반응은 적은 편-
시리즈물은 3주 정도에 한번, 그 외에는 인상깊었던 책을 올리기로 했는데 읽은 책이 모두가 구매한게 아닌터라 도서관 사정을 조금 살펴봐야 했다.
2. 글쓰기
한글 프로그램을 사지는 못하고, 일단 체험판 다운로드, 한 달은 무료다^^ 기존에 썼던 글들을 한글파일로 옮겨서 다시 하나씩 읽으면서 퇴고를 시작했다. 빡빡한 글씨로 약 20페이지 분량, 6개의 꼭지는 대부분 들어있는데도 분량이 많지는 않다. 글들을 읽어내려가면서 한 번씩 수정작업을 하고 인용할 만한 내용이나 책등을 추가적으로 삽입해두었다. 그냥 한 사람의 이야기를 써내려가는 것이라 챕터가 나눠져 있더라도 일정부분 연결되는 구석이 있다. 그 구석을 자연스럽게 이어나갈 수 있도록 정리-
쓰면서도 반신반의하게되는게, 세상의 모든 이야기들은 이미 다 책으로 나와있고, 과연 내 글을 누가 '돈을 주고 사서 읽을까' 하는 것이다. 어떻게 하면 이 글들을 읽는 사람들에게 도움이 될까 한 번 더 생각하면 답이 나오려나? 개인적인 이야기들을 좀 더 써야하는게 맞는지, 아니 인지도 없는 내 이야기보다 꽤나 명성이 높은 누군가들의 이야기를 더 넣는게 맞는지... 고민을 하면서도 일단 '쓰자'는데 촛점을 맞춰서 진행했다.
3. 스토어
구글 스프레드시트의 '매크로'의 위대함을 알게되자마자 일단 그 매크로 강의부터 듣기 시작했는데, 아.. 얕볼 게 아니구나... 개발 용어와 엑셀의 고도의 기능들을 1도 몰랐던 내게는 그야말로 '우리말로 듣고 있는데' 모르는 외계어로 듣는 기분이다. 온라인 강의+모르는 내용이 태반이니 자꾸만 졸립기까지 하다. 일단은 들으면서 어떤 식으로 얼개를 짜는지에 대한 감은 익혔으나, 저걸 다 마스터해서 내 플래너에 넣는 것은 일단 무리라는 결론으로 기존에 내가 쓰면서 검증한 디지털 플래너를 구글 스프레드시트로 바꾸는 작업에, 계산 등의 수작업이 있는 부분을 자동화로 바꾸었는데, 한 가지 난관에 부딪쳤다.
바로 셀 컬러를 셀수있는 자동화 작업이 도무지 안된다는 것- 엑셀 프로그램에서는 아주 쉽게 되어있는데 스프레드 시트는 일일이 코드로 만들어줘야 한다. 유튜브와 네이버, 구글링까지 다 해서 찾아서 알게된 코드들을 삽입해봤으나 오류- 하루에 1시간 반정도 할애한 스토어 시간외에 시간만 나면 코드를 찾느라, 컴퓨터 앞에 꽤 자주 붙어있었다. 아... 나 이런거 좋아하는구나... '누가 돈 주고 시키지 않아도 그냥 재밌어서 하는 것' 이 독서외에 또 있었네?
좋아하는 것과 잘 하는 것이 일치하는 것은 아닐테지만 '어려운데 재밌다'는 말을 실감했다.
4. 기타
동서문학에서 21일간 진행했던 14일간 글을 쓰면 선물을 주는 이벤트에 참석했었다. 매일 100자이내, 내용은 자유- 추첨을 통해 5만원권, 1만원 권 등의 상품권을 지급하는 이벤트였고, 데일리로 뭘 하는 것에는 꽤나 자신이 있던 터라 첫날 제대로 시작, 마지막 날을 제외하고 20일을 진행했는데 1만원권에 당첨되었다. 5만원권이었으면 좋았는데 아깝네...첫날 선착순, 3일째 선착순 선물까지 포함하면 이 이벤트 참여로 약 만 7천원 정도의 물품? 수입이 생겼다. 3개의 메인 프로젝트 외에 사부작 사부작 할 것들을 좀 찾아봐야겠다.
운동은 여전히 진행 중. 종일 다리가 단단한 느낌이 드는데, 일단 휙휙 움직여도 몸이 가벼우니 좋다. 예전에는 3-4시간 정말 자리에서 일어나지도 않고 일을 했던 터라, 허리가 남아나질 않았는데, 점점 믿음직해지고 있다. 반면 사랑니 탈취? 자리는 실밥을 뽑았음에도 조금 거슬리는 부분이 있고, 저 안에 아주 큰 구멍이 생겨 자꾸 그 안으로 음식들이 사라졌다가 나온다-0-
무려 6개월은 지나야 잇몸살이 다 차오른다고 하니, 시간이 가길 기다리는 수 밖에...
6개월이 지나면 나는 회사 복귀인데,... 과연 메워지는 게 잇몸살 밖에 없을 것인지-
나도 아직 내 6개월 후를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