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근길

005. 커피보다 밀크티

by Defie

침대에 누우면 2분도 채 지나지 않아서 잠이 들고 완전숙면을 취하는 편인데, 이런저런 고민에 자다깨다를 반복했다. 눈이 벌건 상태로 맞이한 찌뿌뚱한 월요일. 집에서 회사까지 걸리는 시간은 40분에서 1시간 40분 정도- 광역버스를 이용하는 출근길은 고무줄같이 하염없이 늘어질 때가 있다. 월요일, 비가온다는 예보까지 있어 빙돌지만 1시간 20분 안에는 회사에 도착할 수 있는 버스-지하철의 복합 노선을 정해 집을 나섰다. 환승이 무려 3번, 가뜩이나 피곤한 아침인데 앉을 자리는 없고, 사람들은 꽉꽉 들이차있어 부산스럽다.



사무실 도착, 잠을 설쳐서인가 집중이 잘 안된다. 충혈된 눈이 아프기도 하고- 보통의 경우 커피 한잔을 마시면서 카페인에 몸을 쑤욱~ 담그겠지만, 나는 커피 10잔 들이키게 생긴 주제에 '카페인 취약자'로 커피 한잔에 그날의 모든 잠을 날려버릴 수 있는 예민한 몸을 가지고 있는 터라 지난주 2+1로 쟁겨둔 타이거 밀크티를 하나 꺼내서 마시기 시작한다. 흑당+밀크티의 조합만큼 입을 즐겁게 해주는 것도 없는 것 같다.


내가 카페인에 취약하다는 것은 뭐 그럭저럭 알고 있었지만, 2년전 즈음인가 카페인 쇼크를 경험했던 적이 있어 그 이후로는 더욱 조심하게 되었다. 얼떨결에 아침에 숙취에서 벗어나느라 커피 한잔, 점심에 그냥 카페 분위기에 이끌려 제일 달달하다는 바닐라 라떼를 마시고 난 후 갑자기 심한 멀미와 메스꺼림?이 나기 시작했고 그 원인이 바로 '카페인'이었다. 네이버에서 하라는 대로 쥬스와 우유 등으로 몸 속의 카페인을 열심히 희석시키고 나서 두어 시간 후 '술도 안 먹었는데 숙취를 겪고 있던' 몸이 제 상태로 돌아왔다. 카페인 쇼크로 심하면 죽을 수도 있다고 하니 조심하는 수 밖에-


그 이후로는 커피를 마시는 자리에서 '카페인 취약자'임을 밝히고 당당히 다른 음료를 선택하는 경향이 강화되었다. 차도 좋지만 가끔은 '향기나는 뜨거운 물'을 마시는 것 같아서 실패! 그렇게 여러가지 음료를 전전하던 중 커피와 유사효과를 내면서 입에 딱 맞는 음료를 찾은 것이 작년에 한참 유행했던 '흑당밀크티'였고 그 사랑은 지금까지도 이어져 오고있다.


내 자신의 몸상태, 그리고 취향을 알아간다는 건 타인에게 넘길 수 없는 중요하면서도 '즐거운' 일인 것 같다. 올해에는 내가 알지 못하던 나의 '어떤 취향'을 알 수 있게 될까? 그러기 위해서는 그간 경험하지 못했던 새로운 경험들이 따라와야 한다. 요즘엔 너무 먹는 걸로만 경험해서 큰일이긴 하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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