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회사에서 홍보팀은 인사총무부서 소속! 하는 업무는 각기 다른지만 메인 업무를 하는 팀이 아니니 서포트팀으로 구분되고 회식도, 기타 행사들도 여기 속한 분들과 함께 보낸다. 오늘은 새로운 직원이 입사해서 함께하는 첫 점심시간- 법인카드의 혜택이 주어지는 식사이니 메뉴 선택이 조금 더 자유롭고 풍성하다.
회사는 가락시장 근처이긴 하지만 번화가까지는 아니어서 화려한 메뉴는 적을지라도 꽤 먹을만한, 손에 꼽는 메뉴들은 있다. 맨날 뭐 먹을까로 시간을 보내던 터였는데 오늘따라 여러 가지 메뉴가 추천되었다. 주꾸미 볶음, 닭볶음탕 그리고 만두전골에서 오늘의 당첨은 닭볶음탕!
초반 지나치게 많은 국물을 조금 더 걸쭉하게 하기 위해 칼국수까지 먼저 추가해가면서 점심시간을 꽉꽉 채워 야무지게 먹고 사무실에 들어가는 길- 뱃속 그득한 포만감에 여유로움이 넘친다. '자 이제 오후 업무를 열심히 해볼까? 힘을 내자!'라는 생각은 잠깐. "햐~ 2시 되면 딱 졸리겠는데? 아... 집에 가고 싶다"라는 허세가 입 밖으로 후룩 나온다.
일에 쫓기고 잠이 부족했던 많은 지난날- 그럼에도 내가 건강상 큰 무리 없이 잘 지내온 이유는 아마도 '밥'이 아닐까 싶다.
회사에서 "다들 먹고살자고 하는 짓인데 밥은 먹고 하자"라는 말과 "맛있는 것 먹으러 가자!"의 대사는 말단 신입사원이었던 적을 제외하고는 언제나 내담당이었으니까- 업무의 특성상 시간을 다투는 일은 꽤 있었지만 그 틈새 속에서도 끼니는 어지간하면 챙겨 먹었다. 편의점도 아니고 회사 밖을 벗어나 식당에서 온전히 맞이하는 한 끼와 그 시간은 휴식과 영양을 동시에 주는 소중한 시간이었고 잠깐이나마 나 자신을 위한 '배려' 였다고 생각한다.
더군다나 놓친 잠들을 몰아서 잘 수 없듯이 한 번 챙겨 먹지 못한 끼니는 다시 찾아먹을 수 없지 않은가! ^^
끼니를 잘 챙겨 먹는 습관은 직급이 높아지면서 차츰 강화되었다. 특히나 가로수길에 위치한 회사에 다녔을 때가 가장 피크였는데, 여럿이 어울려 먹기도 했고, 가끔은 읽던 책과 둘이서 먹기도 했다. 그때가 매일 한 권의 책을 읽던 무렵이어서 틈틈이 하는 독서의 진도가 잘 나가지 않을 때에는 혼자 맛집에 앉아서 책을 읽었었다. 그리고 그때 알았다. 식사 시에는 종이책보다 이북이 백배 정도 더 편하다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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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북은 클릭만 잠깐 하면되니, 식사시 두 손을 편하게 쓸 수 있다 ㅋ
맛있는 한 끼에 대한 기대감이 있다 보니 생각과 다른 음식이 나오거나 실망을 하게 되면 이를 대체할 추가적인 것을 찾는다. 무언가 달달하고 기분 좋아지는 다른 것을 먹거나, 그다음 식사는 '만회'를 위해서 조금 더 신중히 고르게 된다고 해야 할까?
맛있는 것을 좋아하고, 운동할 시간은 많지 않으며, 나이를 먹고 나니... 필연적으로 살이 찐다.--; 최근 체중계의 앞 자릿수가 바뀔 위험을 잔뜩 받고 있어 저녁을 간단히 먹으려고 노력하는 중-
아침에는 출근시간이 급하니 국에 휘릭 밥만 말아먹고 나오고 저녁도 이모양이니 정말 점심 한 끼가 얼마나 소중한 지 모르겠다.
그나저나 내일은 뭐 먹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