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이프의 꿈 프로젝트에 참여하면서 독학했던 베란다 목공
와이프가 카페를 하고 싶다고 했을 때, 내가 인테리어를 담당하면서 목공을 배우기 시작했다. 공방을 다니면서 배우지 않았기에, 목공을 위한 공구를 한두 개씩 구입하게 되었다. 당장 카페를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라서, 공구의 활용도가 낮아졌다. 공구가 녹슬지 않게 하기 위해, 폐목재로 이것저것 계속 만들게 되었다.
큰 공사를 해야 하는 가구는 시간도 오래 걸리고 작업 장소도 마땅치 않아서 우드 조명을 만들 생각을 하였다. 회사에서 점심 먹고 하나둘씩 만들다 보니 1차로 주워 모은 폐목재들을 모두 사용했다. 만들어서 지인들에게 선물하기로 생각하고 조명 만들기를 기획하였다.
조명 A는 통나무에 구멍을 뚫어서, 내추럴함을 최대한 살렸다. 나무는 격한(?) 가지치기를 당한 벚꽃나무다.
이 조명은 지인에게 선물하였다. 좌측은 지인이 사용 중인 장면을 사진으로 보내주셨다. 전선이 오류구나~! 다음에는 실크로 마감이 된 전선을 구입해야겠다. 주변 사람들에게 물어보면 조명 A가 가장 예쁘다고 한다. 야심 차게 준비한 조명은 G인데...
조명 B는 직사각형의 한쪽을 사선으로 자른 블록에 소켓을 끼워 조명을 만들었다. 테이블 위에 두고, 전구 옆의 공간에 작은 피규어를 놓는 것을 상상하여 만들었다.
조명 C는 좌우의 꼭지를 날카롭게 강조하고 싶어서 좌우로 긴 다이아몬드형 블록을 만들었다. 그리고 소켓이 들어갈 구멍 옆으로 여백을 최대한 줄여 작게 만들었다.
조명에 다른 인테리어 소품을 더하는 게 아니라면, 최대한 심플하게 만들자는 생각이었다. 작다보니, 작은 공간만 있다면 거치할 수 있다.
다른 팀으로 떠나는 지인에게 선물하였다.
조명 D는 사각형 블록의 모서리를 둥글게 다듬고, 큰 구멍을 하나 더 냈다. 이 구멍 밑은 버려진 젖병의 뚜껑을 잘라 막았다. 추가로 뚫은 이 구멍에는 다육이 식물이나 작은 선인장을 키우는 모습을 상상하였다.
물을 자주 주지 않아도 되는 식물을 키우게 되면 나중에 사진 찍어 추가해야겠다.
건설하다만 피라미드를 생각하며 블록을 제작하였는데, 뜻대로 되지 않아서 평행사변형 블록이 되었다. 피라미드에서 위에가 살짝 잘린 조명을 생각하였으나, 그렇게 할 경우 소켓이 들어갈 구멍을 내기가 쉽지 않았다. 피라미드 꼭대기에 예쁜 전구가 있는걸 상상했었지만... 다음에 다시 도전해봐야겠다.
이 조명은 현재 매우 잘 활용하고 있다. 좁은 책상 어디에 두어도 거치가 된다. 우드 패턴의 가구에 올려두면, 전구만 있는 것처럼 보인다.
이번에 제작한 조명은 아니고, 1년 전에 베란다에서 만든 조명이다. 공기 잘 안 통하는 베란다에서 나무 먼지 마셔가며 힘들게 만든 조명이다. 통나무 블록이 아닌, 나무판 조립하여 만들었다. 그래서 조명 자체에 스위치를 부착할 수 있었다.
조명을 만들기로 마음 먹었을 때 머릿속에 생각한 조명이다. 받침 막대는 회사 주변을 산책하면서 잘린 나뭇가지를 주워온 것이다. 이 막대를 꽂으면서 다른 아이디어가 떠올라서 당분간은 나뭇가지 떨어진걸 주우러 다닐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