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밀림의 왕 수니 May 28. 2024

엄마는 언제 두근두근 했어?

한밤중에 훅-들어온 그녀의 취조

24년 4월 어느 날 밤.

잘 준비를 마치고, 침대에 누워 아이와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

어느덧 21개월에 접어든 아이는 또래보다 조금 말이 빠른 편으로 제법 다양한 의성어와 의태어를 포함한 문장을 구사한다. 아마 책을 반복해서 읽은 것이 영향을 준 것 같다. 그날도 원하는 책을 골라 여러 번 읽었지만 아쉬움이 남았는지 계속 뒹굴거리던 아이 곁에서, 피곤함에 압도 당해 잠이 들려던 참이었다.


"엄마!"

"응?"

"인어공주가 두근두근 했어~"

"아~ 인어공주 책이 생각났구나~ 그러게, 인어공주가 왕자님을 만나서 가슴이 두근거렸대."

"응…."


곧 자겠지 싶은 생각과 함께 다시 잠이 들려는데 아이가 또 말을 걸어왔다.


”엄마!"

“으응???“

“엄마는 언제 두근두근~~~ 했어?"


순간 달아난 잠과 함께 아이와 함께 한 많은 순간들이 머리를 스쳐갔다.

처음 임신을 확인한 순간, 출산 후 첫 면회, 첫 수유, 처음 엄마라 부른 날, 첫걸음마…

그렇게 아이와 나의 처음이 만났던,

모든 날의 기억으로 벅차오는 마음을 다잡고 말했다.

 


"엄마는 우리 쟈니 처음 봤을 때 두근두근~했지"

"히히히.. 아빠는 언제 두근두근~~~ 했어?"

"아빠도 우리 쟈니 처음 만났을 때 엄청~ 두근두근 했다던데?"

"히히..."

"그럼 우리 쟈니는 언제 두근두근~~ 했어? 우리 쟈니도 엄마아빠 처음 만났을 때 두근거렸나~~~?"

"히히히... 엄마아빠 만났을 때 두근했나아~~~?"


아쉽게도 아이의 설렘 포인트는 끝까지 듣지 못했지만

그날 이후 밤마다 그녀의 귀여운 취조는 계속되었다.


새로운 책에 다시 흥미를 붙일 때까지.. ^^


매거진의 이전글 엄마, 해가 넘어졌어.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