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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당최서생 Jun 16. 2023

우리 이대로 지구에 갇히는 것 아닐까, 당최

우주 쓰레기 

누리호 3차 발사 성공에 대해 다른 시선을 던지는 기사가 있다. 중앙일보 최준호 기자가 쓴 "누리호 위성, 충돌 위험 크다… 비좁은 550㎞ 지구궤도" 기사이다.  한양대 김덕수 교수에 의하면 누리호가 쏘아 올린 인공위성이 지구궤도 550km를 돌고 있는 미국 스페이스X의 군집위성들과 충돌위험이 높다고 한다. 김교수는 "지구궤도 550km는 지구 저궤도 중 가장 복잡한 구간이며, 향후 1년 안에 스타링크 군집위성 4000대와 누리호 위성 중 한 대는 부딪히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Bing Image Creator가 그린 위성 충돌 순간


우주 공간에서 위성 간 또는 위성과 우주 쓰레기 간 충돌을 예견한 과학자가 있다. 1978년 미 항공우주국(NASA)의 도널드 케슬러 박사는 '케슬러 신드롬(Kessler Syndrome)'을 주장했다. 케슬러 신드롬은 인공위성들이 우주 공간에 존재하는 폐기물과 충돌하면서 발생하는 연쇄 반응을 말한다. 이 반응은 위성과 폐기물이 서로 충돌하면서 더 많은 조각들이 생겨나고, 이 조각들이 또 다른 위성과 충돌하여 더 많은 조각들을 만들어내는 과정으로 계속 확대된다. 이런 반복적인 충돌과 조각 생산은 우주 공간을 불안정하게 만들고 위성들과 우주 비행체들에 대한 위험을 증가시킨다. 실제 2009년 2월 미국의 550kg 급 통신위성 이리듐33과 러시아의 군사위성 코스모스 2251이 우주궤도인 790km 상공에서 충돌했다. 당시 충돌 사고로 1800여 개의 크고 작은 파편이 발생했다. 케슬러 신드롬을 영화화한 것이 '그래비티'이다. 허블 우주망원경을 수리하던 주인공은 폭파된 인공위성의 잔해와 부딪힌다. 


영화 '그래비티' 포스터


유럽우주국(ESA)에 의하면 2022년 12월 22일 기준으로 인류가 쏘아 올린 로켓 수는 6,340개, 지구 궤도에 있는 인공위성 수는 14,710개이다. 이 중 역할을 다한 로켓은 우주 쓰레기가 되어 우주를 유영하고 있다. 수명을 다한 인공위성도 마찬가지다. 문제는 인류가 앞으로 더 많은 위성을 쏘아 올릴 계획에 있다는 것이다. 중국은 1만 3000여 기의 저궤도 위성을 발사해서 위성통신망을 구축할 계획이다. 이미 4218기의 위성을 발사한 미국 스페이스X의 스타링크를 추격하기 위함이다. '제4차 우주개발진흥기본계획(안)'에 따르면 우리나라도 2030년까지 130여기의 위성 수요가 있다.  


앞으로 위성 발사 비용은 계속 낮아질 전망이다. 이미 스페이스X가 재사용 로켓을 사용하면서 kg당 1만 달러에 달하던 발사 비용이 2000달러로 줄었다고 한다. 게다가 스페이스X는 '소형위성 합승 프로그램(SmallSat Rideshare Program)'을 통해 위성의 발사 비용을 더 줄였다. 얼마 전 대전에서 만난 한 연구자는 큐브위성이라고 불리는 소형위성을 제작해서 쏘아 올릴 계획이라고 한다. 소형위성의 발사 비용 부담이 적어지니 해 볼만하다는 의견이다. 일론머스크가 우주개발을 앞당기고 있지만, 난개발을 촉진하는 것은 아닐는지. 


광활한 우주로 위성과 발사체는 계속 쏘아 올려지는데, 역할을 다한 위성과 발사체의 처리를 위한 노력은 미미하다. '영화 '승리호'가 그린 우주 쓰레기 청소업은 이제 상상 속의 이야기만이 아니다. 실제 일본 아스트로스케일이라는 민간 우주기업 폐기물 청소위성을 개발해 2020년 발사했다. 우주는 '영유 금지의 원칙'에 따라 모든 국가가 공동으로 사용하는 공간이다. 누가 앞장서서 쓰레기를 치우라고 강력하게 제재할 수 없다. 유엔 우주의 평화적 이용 위원회(UN Committee on the Peaceful Uses of Outer Space)의 '우주 폐기물 경감 가이드라인'이 있지만, 권고사항일 뿐 구속력이 없다. 위성을 운영하는 국가나 기업이 이익만 취할 뿐 책임을 다하지 않는다면 지구궤도는 아수라장이 될 것이다. 얼마 전 포털의 유머 게시판에서 본 그림이다. 베트남에서 길을 건너는 상황이라는데, 우주쓰레기를 피해 운영되는 로켓과 위성이 떠올랐다. 이렇게 피해 다닐 수도 없는 최악의 상황이 발생한다면 인류는 지구에 갇힐지 모른다. 우주로 나가려는 노력이 오히려 우리의 발목을 잡는 격이다. 


지구궤도 밖도 이렇게 복잡할까?


최근 순환경제의 일환, 지구 환경 지킴의 노력으로 플라스틱을 배출한 만큼 수거하는 기업이 늘고 있단다. 쏘아 올린 위성과 로켓에 상응하는 우주 쓰레기를 처리하는 자발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스페이스X는 운영 중인 위성 개수만 자랑할 것이 아니라 처리한 우주 쓰레기 양도 자랑할 수 있어야 한다. 



[참고문헌] 

관계부처합동, '제4차 우주개발진흥기본계획(안)', 2022년 12월 

정영진, "UN COPUOS 우주폐기물 경감 가이드라인"

최준호, "누리호 위성, 충돌 위험 크다…비좁은 550㎞ 지구궤도", 중앙일보, 2023년 6월 13일, 023면

KOTRA 해외시장뉴스, "'배출한 만큼 수거한다' 플라스틱 중립 선언하는 미국 기업들", 2023년 5월 2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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