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도입만 하면 장땡일까, 당최

AI 산업전략 프레임 노트 #1

by 당최서생

새해 벽두 2026년을 예측하는 자료가 넘쳐납니다. 대게가 에이전트 AI, 피지컬 AI와 같은 인공지능 관련 내용입니다. 이러다 보니 오늘날 거의 모든 조직이 AI를 말합니다. 예산이 배정되고, 전담 조직이 꾸려지며, 매일 새로운 AI 툴이 현장에 깔립니다. 그야말로 AI의 시대입니다.


하지만 여기서 우리는 냉정하게 현 상황을 되짚어 봐야 합니다. AI를 도입한 그 수많은 기업, 공공기관, 대학 중 실제로 해당 분야의 주도권을 거머쥔 곳이 얼마나 됩니까? 막대한 투자를 단행했음에도 불구하고 결국 특정 빅테크 솔루션에 대한 의존성만 심화되거나 기존의 비효율을 AI라는 비싼 옷으로 치장하는 데 그치는 경우가 허다합니다. 이것은 새로운 솔루션 도입에 따른 숙련도 부족의 문제가 아닙니다. AI를 도입만 하면 모든 것이 해결되는 만병통치약인 지 검토해 봐야 할 문제입니다.


우리는 흔히 AI 도입과 AI 전략을 같은 선상에 둡니다. 하지만 이 둘 사이에는 거대한 간극이 존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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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는 단순히 생산성을 높이는 보조 도구가 아닙니다. 조직의 아키텍처를 뒤흔드는 구조적 변수입니다. 아키텍처에 대한 철학 없이 진행되는 도입은 결국 비싼 비용을 지불하는 종속으로 귀결될 뿐입니다. 도구를 쥐는 것보다 중요한 것은 그 도구가 놓일 판을 다시 짜는 일입니다.


AI 전략을 세울 때 우리는 AI라는 기술의 화려함이 아닌 다음 세 가지 구조적 요소를 검토해야 합니다.

첫째 가치 생성점의 이동입니다. AI가 이 산업에서 가치가 폭발하는 지점을 어디로 옮기고 있는가? 가령 제조의 효율인가, 아니면 설계의 지능화인가를 검토해야 합니다.

둘째 병목의 주도권입니다. 데이터, 모델, 컴퓨팅 파워 중 우리가 반드시 장악해야 할 핵심소가 무엇인지 결정해야 합니다.

셋째 의존성의 설계입니다. 우리의 AI 구조가 불가항력적인 종속인가, 아니면 전략적 선택이 가능한 관계인지를 파악해야 합니다.


위 3요소에 의해 AI는 산업, 기업 그리고 정책을 아래와 같이 변화시킬 것입니다.

산업 관점에서 AI는 산업 내 가치가 모이는 중심축을 변화시킵니다. AI는 산업을 개선하는 것이 아니라 재편합니다. 기존의 강자가 AI를 도입하고도 휘청거린다면 그것은 AI 관련 기술이 부족해서가 아닙니다. 산업 내 가치가 생성되는 중심축이 이미 다른 아키텍처로 이동했기 때문입니다.

AI는 기업의 존재 방식을 재정의합니다. 단순히 AI를 잘 쓰는 기업은 살아남기 어렵습니다. AI를 통해 기업의 업(業)의 인터페이스를 재설계한 기업이 살아남을 것입니다. 내부 효율화는 기본일 뿐이며 AI 전략의 본질은 비즈니스 모델의 아키텍처를 바꾸어 경쟁의 규칙을 새로 쓰는 데 있습니다.

정책 부분의 AI 전략은 지원에서 설계로의 전환이 요구됩니다. 국가 AI 정책이 공허하게 느껴지는 이유는 개별 기업의 AI 도입 지원에 매몰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지금 필요한 것은 기술 보조금이 아닙니다. 국가적 차원에서 AI 공급망의 아키텍처를 어떻게 가져갈 것인가에 대한 구조적 결단이 요구됩니다. 어디를 지키고 어디를 열 것인가, 그 설계도가 정책의 시작이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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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의 말미에 학생들에게 그 시간 설명한 내용과 관련하여 학생들에게 각자의 위치에서 고민해 볼 생각거리를 제시합니다. 이번 글도 각자 서 계신 위치에서 AI 전략의 관점을 다시 세울 수 있는 질문들을 제시하면서 글을 마치겠습니다.

질문 1. 우리는 지금 AI를 도입하고 있습니까, 아니면 구조 안에 배치하고 있습니까?

질문 2. 조직의 AI 결정권은 기술적 편의성에 있습니까, 아니면 구조적 지배력에 있습니까?

질문 3. 우리가 그리는 전략의 끝에는 종속이 있습니까, 아니면 주권이 있습니까?

결국 AI 전략이란 기술의 문제가 아니라 현상을 바라보는 당신의 시선에 관한 문제입니다.

월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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