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앤톡]히트메이커즈 저자의 주장
영화 개봉전 결정적 순간을 미리 알려주는 이른바 스포일러는 부정적인 뉘앙스를 풍긴다. 영화를 보려고 했던 이들을 김이 팍 새게 만들어버려, 영화 흥행에 심각한 타격을 준다는 것이다.
그러나 애틀랜틱 부편집장인 데릭 톰슨은 자신의 책 히트메이커즈에서 스포일러는 흥행과 영화 보는 재미에 별 영향을 주지 않는다는 논리를 펼치고 있어 눈길을 끈다. 스포일러라고 하면 무조건 절대악 취급하는 것은 곤란하다는 것이 그의 주장이다.
"사실 식스센스나 유주얼서스펙트같은 영화는 결말 부분에 놀라운 반전을 숨겨놓은 수작중의 수작이다. 이러한 유형의 영화라면 스포일러가 치명적이다. 그러나 중요한 사실이 미리 알려진다 해도 크게 문제가 되지 않는 경우가 있다. 한가지 예로 시민 케인은 주인공이 죽는다는 것을 미리 알아도 또 주인공이 죽으면서 남긴 장미꽃 봉오리라는 말이 어릴때 타고 놀던 썰매라는 것을 알아도 영화를 보는 재미가 크게 반감되지 않는다. 영화에서 느껴지는 천재성이 빛바랠 일도 없다.
스포일러가 실제로는 이야기의 재미를 망치지 않는다는 주장에 고개를 갸웃하는 사람이 많을 것이다. 스턴버그는 2011년 스포일러는 이야기의 재미를 망치지 않는다는 주제로 실험 조사를 한 적이 있다. 학생 800명에게 존 업다이크, 로알드 달, 애거서 크리스티, 레이먼드 카버가 쓴 미스터리 소설과 기타 추리물을 읽게 했다. 모든 학생은 세가지 이야기를 읽게 되는데, 반전 내용이 담긴 스포일러를 읽었고 또 일부 학생에게는 스포일러가 가 전혀 제공되지 않았다. 학생들은 각자 읽은 이야기를 10점 척도에서 평가했다.
그런데 학생들은 스포일러가 없는 것보다 스포일러가 제공된 것을 훨씬더 선호했다. 뉴요커의 도서 비평가 제임스 우드는 이렇게 말한다. 줄거리를 알려주는 것으로 재미가 반감될 수 있는 소설이라면 재미의 반감은 이미 오래전에 이뤄졌다고 봐야 한다. 이 부분에 관한 한은 사회과학자와 예술비평가의 의견이 일치한다. 영화도 마찬가지고, 특히 반전과 의외성을 핵심으로 하는 장르가 추리소설인데, 스포일러를 따졌다면 아주 오래전에 나온 소설은 물론이고, 한번 발표된 추리 소설은 다 폐기 처분되지 않았을까? 그런데 현실은 그렇지 않다는데 답이 있다고 본다.
결국 좋은 스토리냐 아니냐는 그 줄거리에 의해 결정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사람들이 결말을 충분히 예측할 수 있는데도 그 이야기를 더 좋아하는 이유는 대체 무엇일까?
"이야기에 감정이 이입되려면 예측 가능성이라는 요소가 필요하다. 사람들의 관심을 유발하는 이야기는 감정의 롤러코스터와 같다. 그러나 타다가 혹지 죽을지도 모른다는 극한의 불안감이 있다면 롤러코스터에서 즐거움을 느끼지 어렵다. 롤러코스터를 타다가 "죽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어"와 "아무 사고없이 무사히 내려갈수 있다는 것을 잘알아" 이 두가지 생각이 팽팽한 긴장감을 형성하지 않으면 롤러코스터를 타는 일이 별로 재미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