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앤톡]로봇이온다를 읽고
인공지능과 함께 로봇도 산업 혁신을 이끌 핵심 기술 키워드로 부상했다.
산업용 로봇은 물론 인간을 닯은 휴머노이드 로봇 기술도 발전하면서 인간을 닮은 로봇의 등장이 멀지 않았다는 기대를 갖게 한다. 실제로 로봇의 사람의 일자리를 대체할 것이라는 시나리오가 쏟아지는 시절이다.
조만간 로봇은 많은 분야에서 사람의 일을 대신하게 될까? 최근 출간된 로봇이 온다의 저자 일리 레자 누르바흐시에 따르면 로봇이 무어의 법칙을 따라 발전하는데 있어 한가지 치명적인 걸림돌이 있다. 모터다. 모터 문제만 풀면 로봇, 특히 휴머노이드 로봇 발전은 급물살을 탈 수 있다는 것이다.
모터의 중요성을 얘기하기 위해 저자는 혼다 로봇 개발자의 사례를 예로 들었다.
"혼다의 아시모 로봇 개발과 관련해 이쪽 바닥에서 입에 오르내리는 이야기가 하나 있다. 인간을 닮은 로봇인 아시모는 누구나 텔레비전에서 한번쯤 봤을 정도로 유명세를 탔다. 덕분에 로봇 공학이 대중의 상상력에 불을 지폈다. 아시모 연구를 이끌던 한 일본인 기술자는 미국 대학을 돌며 로봇을 시연했다. 그는 질문을 받으면 애매한 답변으로 얼버무렸다. 그러던 어느날 얼떨결에 속마음을 드러냈다. 반드시 해결책을 찾아야 하는 결정적 문제가 바로 모터라고 한 것이다. 그랬다. 로봇의 여러 관절에 쓸 모터 문제만 해결하면 휴머노이드의 경우 나머지 개발은 상대적으로 간단하다."
그냥 하는 소리는 아닌 것 같다.
"제한적 모터 기술은 정말로 로봇 발전의 걸림돌이다. 문제의 일부는 모터가 생물의 근육, 관절과는 다른 방식으로 작동한다는데 있다. 인간의 관절은 가볍고 매우 탄력이 있고, 우리는 각 관절의 유연성과 근육의 경직성을 제어할 수 있다. 그래서 펜싱 경기에서 근육이 이완된 상태에서도 검을 옆으로 쉽게 움직이며 상대의 칼을 쳐낸다. 팔씨름을 할때는 팔을 경직시켜 돌처럼 단단하고 움직이지 않게 만든다. 또한 인간의 관절을 몹시 빠르다. 벌새와 나비의 관절은 말할 것도 없다. 전기 모터는 이와 반대다. 언제나 무겁고 동력 소모가 많으며, 경직된 장치이다. 전기 모터에 전동 장치를 붙이면 그것은 강력하겠지만 매우 느리고 단단하다. 팔의 움직임을 재촉하거나 기어박스를 거꾸로 돌릴 수는 없다. 경량의 전기 모터가 내장된 작은 로봇팔을 만들면 이것은 커피잔도 제대로 들지 못할 것이다. 그팔의 무게가 사람의 팔과 무게가 비슷하더라도 말이다."
문제를 풀기 위한 노력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하지만 문제를 풀기에는 역부족이었다.
한동안 많은 연구자가 로봇 모터의 미래는 인간 근육처럼 작동하는 체계에 있다고 믿었다. 그리고 '니티놀 근사'로 차기 기술 혁명을 예고했다. 니티놀 근사는 전기를 사용해 수축하고 이완할 수 있다. 이것을 영리하게 활용하는 체계가 개발되었다. 다른 장치들과 함께 작동하여 무거운 것을 나르게 하고 또 수축 이완 범위를 밀리미터 수준에서 센티미터나 그 이상으로 늘리기 위한 노력이엇다. 하지만 근사는 전체적 에너지 효율과 피로도 문제 때문에 다양한 활용에 실패했다.
실험은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하지만 최근 아주 역동적이면서 제어 가능한 신형 모터를 설계하는 등의 성과를 내고 있다. 전기 모터와 조정 스프링을 결합한 연구용 관절이 개발되고 있다. 외부 힘을 훨씬 더 우아하게 다룰 능력이 있는 체계 전반을 제공하는 것이다. 심지어 요즘의 정교한 모터는 센서를 내장할 수도 있다. 제어는 아주 빠르다. 모터의 전자장치는 모터에 외부 압력이 얼마나 가해지는지를 감지하고 그 압력에 실시간으로 반응하는데 필요한 어떤 경직성과 유연성도 시뮬레이션할 수 있따. 모터 기술이 비록 무어의 법칙을 따르지 않는다고 해도 모터는 꾸준히 개선될 것이다. 그 이유는 모터가 항상 발전하는 온보드 전자 제어 기술과 소프트웨어의 혜택을 받기 떄문이다.
로봇이 온다는 최근 국내에 번역돼 나왔지만 미국에서 출간된 것은 2013년이다. 4~5년의 시간이 흘렀음을 감안하면 저자가 지적한 문제들은 지금쯤 꽤 실마리를 찾았을 것 같다는 생각도 든다. 기화가 되면 모터 전문가분을 한번 인터뷰해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