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앤톡]히트메이커즈
가끔, 지인들에게 페이스북을 움직이는 심리적인 요소는 인정욕구와 관음증이라고 얘기하곤 한다.
내 얘기 많이 하고 싶고, 또 남들 모하나 궁금한 마음에 틈날때마다 들여보게 되는 것이 페이스북이 지금 엄청난 트래픽을 일으키고 있는 비결이라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요즘은 인정욕구와 관음증에 더해 질투도 페이스북에겐 변수로 작용하는 것 같다. 질투는 인정욕구의 대척점에 서 있다.
인정욕구가 페이스북에게 트래픽을 늘리는 변수라면, 인정욕구의 과잉에 따른 질투는 페이스북 트래픽에 마이너스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최근 읽은 책 히트메이커즈에서도 페이스북을 쓰는 사람들의 심리를 다룬 내용이 있어 눈길을 끈다. 저자는 인정욕구와 질투의 충돌을 주목한다.
"2012년 하버드대학교의 연구결과 사람들이 사적인 대화를 나눌때 그중 3분의 1은 자신들에 관한 이야기인 것으로 나타났다. 그런데 온라인 대화에서는 그 비율이 80%로 치솟았다. 대체로 온라인에서는 사람들이 이기적 성향 또는 자기 중심적 성향이 2배 이상 증가한다.
전술한 페이스북의 글 목록을 생각해 보라. 인기글 10개 가운데, 9개에 당신은 혹은 당신의 라는 단어가 들어가 있다. 독자 입장에서 보면 이말은 나는 혹은 나의 라는 의미다. 오프라인에서 이뤄지는 일대일 대화에선 서로 이야기를 나누게 된다. 일대다로 이뤄지는 온라인 대화에서는 나 자신에 관한 말하게 된다.
이것은 무리 혹은 군중의 힘에 기댄 허세이자 일종의 군중심리라고 볼 수 있다.
자신이 수많은 청중을 상대하고 있다는 생각만으로도 전달하는 정보이 내용과 자신이 알고 있는 내용을 묘사하는 방법이 달라진다. 지난 몇년 동안 몇몇 사회 비평가는 소셜 미디어 프로필이 자기애의 전시장, 즉 온통 자기 자랑만 늘어놓는 공간이 되는 현상에 주목했다. 그런데 페이스북이 우리를 나르시시스트로 변화시켰다기 보다는 페이스북이 우리 모두의 내면에 잠재된 나르시시즘을 일깨웠다고 하는게 맞을 것이다. 일대다가 소통하는 장면에서는 우리의 일상을 아름답게 꾸미고 호기롭게 행복을 부풀리는 경향이 있다. 반면에 일대일 소통 장면에서는 서로 좀더 솔직하게 다가가는 경향이 있다.
온라인상에서 수천명과 대화하는 상황에서는 상대편의 얼굴을 본다거나 그 많은사람의 요구나 반응에 맞춰 이야기를 풀어나가기가 사실상 불가능하다. 따라서 이야기의 초점은 내면으로, 나 자신으로 향하게 된다. 일대 다수의 대화는 진정한 대화가 아니다. 수많은 사람 앞에서 하는 발표일 뿐이다.
규모가 큰 소셜 네트워크 일수록 민망할 정도의 자기애 혹은 넌더리가 날 정도의 자기만족적 경향이 강해진다. 이러한 경향성에서 반 네트워크 효과라는 것이 유발된다.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을 비판하는 사람들의 공통된 논조는 무엇인가? 거대 네트워크 사용자 대다수가 자신이 아주 멋지고 행복하게 살고 있다는 듯이 과장하는 통에 그것을 보는 사람들이 자신의 현실과 비교하면서 상대적 박탈감을 느낀다는 것이다. 그러니 페이스북상의 친구들이 싫다라고 소셜 미디어속 친구의 행동을 비판하기 보다는 사실 페이스북이 싫다라고 말해야 더 적절할 것 같다."
실제로 페이스북과 단톡방 커뮤니케이션은 스타일이 많이 다르다. 솔직한 대화는 주로 페북 메신저나 단톡방을 통해 이뤄진다. 커뮤니케이션 수단으로서 페이스북이 갖는 이미지는 많이 약해진 것같다. 개인적으로도 그렇다. 이제 나에게 페이스북은 커뮤니케이션 도구라기 보다는 나와 관련된 콘텐츠를 공유하고 다른 사람들의 공유하는 정보를 수집하는 채널로서의 성격이 강하다. 페이스북에서 개인적인 얘기 하는게 부담되는 것도 사실이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