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렉 로스의 미래 산업 보고서.
힐러리 클린턴이 국무 장관으로 있던 시절, 디지털 관련 보좌관으로 활동한 저자가 미래 산업이 몰고올 변화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담은 책이다.
로봇과 AI, 생명공학, 나노로 대표되는 기술이 세상을 많이 바꿀 것이란, 꽤 알려진 전망을 담고 있지만 깨알같은 디테일에 읽는 맛이 있다.
나름 국내외 기술 뉴스 많이 보고 사는 나로서도 처음 듣는 사례가 많다. 전체적으로 글도 어렵지 않고 잘 읽히는 편이다.
저자는 기술이 몰고올 변화에 따른 부작용에 대한 경고도 잊지 않는다.
로봇과 AI로 사라지는 일자리 수 만큼, 새로운 일자리가 생길 거라는 애매하고 근거가 부족해 보이는 낙관주의는 꺼내들지 않는다. AI와 로봇이 노동을 대체할 수록 양극화는 심해질 수 밖에 없다. 중산층의 붕괴가 가속화되는 것은 피할 수 없는 시나리오다.
알렉 로스도 정부 차원에서 진지한 고민과 대응을 요구하고 있다. 미국 정부 차원에서 구체적으로 부작용을 줄이기 위해 어떤 것을 고민하는지에 대한 내용이 부족해 아쉽기는 하지만 서리..
알렉 로스의 미래 사업 보고서에서 공유하고 싶은 내용은 AI와 로봇이 노동의 종말을 부추기는 시대, 아이들을 위한 교육에 관한 것이다.
저자에 따르면 여기저기 해외 여행 많이 하고, 외국어 잘하는 아이들이 AI와 로봇이 노동의 종말을 부추기는 시대를 주도할 가능성이 높다.
"거대 산업을 많이 창출할 수 있는 자질은 글로벌 시장에 몰입하는 능력과 적극성이다. (각국의 다양한 문화를 깊게 체험한 경험이 있는)쉴과 제러드 같은 인물이 기회를 먼저 포착하고 기술과 관계로 무장해 그 기회를 활용할 것이다.더욱 가까워지는 세계에서 여권에 도장을 최대한 많이 받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사실은 역설적이다."
제라드와 쉴의 사례를 보면서, 한층 세계화하는 비즈니스 분야에서 다문화에 대한 이해와 언어 유창성이 더욱더 중요하다는 교훈을 얻는다. 하지만 일부 사상가와 전문가는 다른 종류의 기술을 갖춰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외국어 구사 능력은 그러한 여러 기술의 하나일 뿐이라고 주장한다. 그중에는 오늘날 아이들이 기술 프로그래밍, 과학 언어등을 유창하게 습득해야 한다고 믿는 사람이 많다. 빅데이터, 유전체학, 사이버, 로봇 공학이 미래를 지배할 고성장 산업이라면 이러한 분야에서 능력을 발휘할 사람은 그 뒤에 숨은 코딩 언어에 유창해야 한다."
"미래의 노동 시장에 진입할 젊은이들은 자신에게 꼭 맞는 틈새를 발견할 수 있도록 광범위해지는 세계의 움직임을 민첩하게 파악하고 익혀야 한다. 인지력을 갖춘 로봇이 등장해 노동을 자동화할 것이므로, 내 아버지가 50년 동안 종사했듯 부동산 전문 변호사가 되는 것은 현재 법학대학원을 졸업하는 학생들에게는 악수가 될것이다. 미래 노동 시장의 특징은 인간과 로봇의 경쟁이다. 따라서 미래의 직장에서는 인간에 로봇에서 업무를 지시하든지, 로봇이 인간에게 업무를 지시할 것이다."
외국어를 제외하면 요즘 교육에서 강조되는 키워들과는 거리가 있어 보인다. 세상이 점점 통합되고, AI와 로봇이 노동의 종말을 부르는 시대, 아이들이 그래도 잘먹고 잘살 수 있는 기회를 찾을 확률을 높여주려면 다양성을 경험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많이 만들어줘야 한다는 얘기다.
언어는 글로벌을 무대로 다양성을 흡수할 수 있는 도구일 뿐이다. 교육과 관련해 거기서 거기같은 키워드가 넘쳐나는 한국적 환경에선 나름 시사하는 바가 큰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