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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황치규 Nov 03. 2018

기후변화의 위협에도 거뜬한 미국?

[북앤톡]21세기미국의패권과 지정학을 읽고

21세기 미국 패권과 지정학은 지정학 측면에서 미국이 가진 장점에 초점을 맞춘 책인데 읽다보며 앞으로 미국 말고는 괜찮아질 나라가 하나도 없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중국도 미국도 일본도 앞으로는 내려갔으면 내려갔지 올라갈 가능성이 별로 없는 국가들로 꼽힌다. 유럽 연합의 운명 또한 마찬가지다. 



저자는 미국은 앞으로 더 강해질 것이고, 지금 나름 힘좀 쓴다는 강대국들의 영향력은 점점 내려갈 수 밖에 없다고 반복해서 강조한다. 미국은 앞으로 글로벌 자유 무역 시스템 없이도 잘먹고 잘사는데 아무 문제가 없다고 할 정도다.


현체제에 닥쳐오고 있는 위기는 사실 매우 단순하다. 세계 경제가 돌아가게 하는 모든 것-에너지 공급 시장에 대한 안정적인 접근에서부터 미국 시상에 생산품을 판매할 수 있는 능력, 자본의 자유로운 이동에 이르기까지- 은 미국이 지금까지 헌신적으로 브렌트우즈체제를 유지해온데 따른 직접적인 결과다. 그러나 미국은 이 체제에서 더 이상 전략적 이득을 얻지 못하고 있는데도 체제 유지 비용은 여전히 부담하고 있다. 어느 시점에 가서-다음주가 될지도 모르고 10년후가 될지도 모르지만-미국이 자국의 우선순위를 재조정하게 되면 브레튼우즈 체제의 근본원칙과 자유무역질서의 기반에 종말을 고하게 된다.


세계의 미래를 위협할 변수 중 하나로 꼽히는 기후 변호와 관련해서도 미국은 크게 걱정할게 없다.  기후 변화의 충격에서 미국은 상대적으로 안전지대에 있다는 것이다.


인간의 활동이 정말로 지구의 기후를 변화시키는지 여부를 둘러싸고 기술적인 측면들로 쟁점을 몰아가기 좋아하는 사람들을 상대할 만큼 나는 수학을 잘하지도 않고 인내심도 없다. 그러나 지정학적 방법을 기후 변화 문제에 적용해서 무역이 쇠퇴하고 인구가 고령화하고 기후가 변하는 미래에 대해 한두 가지 짚어낼수는 있다. 여기서 나는 기후 변화가 사실이고, 실제로 일어나고 있으며, 지금까지 예언해온 대로 아주 극단적으로 위험한 상황을 향해 가는 추세라고 전제하고 얘기를 해보겠다. 딱히 바람직한 미래상은 아니다. 그러나 다시 말하지만 그 미래는 미국이 세계에서 독보적인 존재로 우뚝 서게 되는 미래다.
지구 온난화는 미래에 세가지 중요한 시련을 안겨준다. 첫번째 위협은 기후 패턴이 변하면서 식량 생산지 역할을 했던 지역들에서 생산 역량이 감소하게 되고 이는 식량 부족으로 이어진다는 점이다. 거렇게 되면 세계가 큰 타격을 입게 된다. 두번째 위협은 해수면이 상승해 해안 지역이 물에 잠기고 항구와 도시들이 파괴된다는 점이다. 마지막으로 세번째 위협은 굶주림에서 벗어나려거나 해수면 상승으로 삶의 터전을 잃게 된 사람들이 대거 이주하게 된다는 점이다. 미국은 이 세가지 위협으로부터 모조리 무사통과다.


이유는 크게 세가지 정도로 요약된다.


미국의 농업 심장부 지역은 어느 모로 보나 세계 최대 규모로서 폭넓은 경도와 위도에 걸쳐 펼쳐져 있다. 기후가 어느정도 변하면 특정한 작물을 경작하는데 적합한 지대가 바뀌게 된다. 즉 기후가 더워지면 여러 작물들의 재배 지대가 북상하고 기후가 건조해지면 특정 작물 경작지가 동쪽으로 이동하게 된다. 옥수수를 경작하던 농부들은 경작하는 품종을 밀로 바꿔야 하거나 그 반대의 경우도 생기지만 가장 극단적으로 기후가 바뀌는 일부 지역을 제외하고 미국 경작지는 대부분 여전히 쓸모가 있을테고 단일 경작을 뒷받침하는데 필요한 기간 시설은 여전히 전 지역에서 활용 가능하다.
해수면이 상승하면 미국은 뉴올리언스와 플로리다 대부분을 잃게 되고 맨해튼은 위험해진다. 그러나 항구는 강 상류로 이전하면 되고 맨해튼 같이 고도로 개발된 협소한 지역은 이론상으로는 제방과 펌프를 함께 이용하면 해수면 상승으로부터 보호될 수 있다. 다른 모든 주요 도시들은 해수면이 상승해도 아무런 피해를 받지 않고 계속  제 기능을 하게 된다. 해안 지역의 도시들은 어느 정도 기간 시설을 보완해야 하겠지만 말이다. 미국에서 가장 큰 손실은 아마 띠를 형성해 장벽 역할을 하는 일련의 섬들이 물에 잠겨 멕시코 만 연안과 동부 연안 지역들이 폭풍에 직접 노출되어 피해를 입을 가능성이 커진다는 점이다.
난민 이주 문제에서도 미국은 크게 걱정할 필요가 없다. 미국과 국경을 접하고 있는 두 나라 모두 해안 지역에 거주하는 인구 규모가 크지 않기 때문에 미국으로 난민이 쏟아져 들어오는 사태는 발생하지 않는다.  그렇다고 해서 미국이 기후변화의 영향을 받지 않는다는 뜻은 아니다. 그러나 그 영향은 비교적 감당할만 하고, 변화에 적응하기위해서 새로 기간 시설을 대대적으로 구축할 필요가 없다.


미국을 제외한 다른 나라들은 처지가 다르다. 한방에 훅갈 가능성이 크다.


미국을 제외한 다른 지역에서 기후 변화는 놀라울 정도로 파괴력을 발휘한다. 북유럽 평원 대부분 지역은 남북 길이가 미국 아칸소 주의 길이보다도 짧기 때문에 기후가 약간만 변해도 그 지역에서 단일 경작을 하던 작물을 키우지 못하게 된다. 아르헨티나 평원은 미국 중서부 지역 규모의 절반이 채 되지 않고 산악지대, 사막, 그리고 매우 작은 전이대를 가진 열대지역으로 둘러싸여 있다. 기후가 조금만 변해도 넒은 지역이 경작지로서 쓸모가 없어진다. 아르헨티나, 유럽, 러시아는 주요 도시들도 잃게 된다. 부에노스아이레스, 로테르담, 암스테르담, 스톡홀름, 상트페테르부르크 등이 모조리 해수면 밑으로 사라지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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