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앤톡] 하버드비즈니스리뷰를 통해 본 자체 SW개발역량의 가치
정부가 시장에 개입하는 것을 불편해하는 뿌리가 강한 미국에서도 거대 회사들로 힘이 집중되는 것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크다.
구글, 아마존, 페이스북 같은 거대 테크 기업들의 영향력 확산 외에 다른 분야에서도 큰 회사로 힘이 점점 몰리는 산업 집중화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다는 지적이다.미국 연방거래위원회(FTC)가 최근 청문회도 여는 등 산업 집중화는 정책 담당자들에게 이슈로 부상했다. 일각에선 구글, 아마존, 페이스북 같은 큰 회사들을 쪼개야 한다는 주장까지 나오고 있다
실제로 미국에서 대부분의 산업들은은 지난 20년간 집중화되는 쪽으로 흘러왔다. 집중화됐다. 큰 회사들에게 돌아가는 몫이 점점 늘고 있다는 의미다.
이유가 무엇일까? 하버드비즈니스리뷰가 산업 집중화는 기술, 그중에서도 특히 소프트웨어와 관련이 깊다는 내용을 기사로 다뤄 눈길을 끈다.
기술 분야는 물론 비 기술 분야에서도 많은 소프트웨어 개발자들 채용은 산업 집중화와 인과 관계가 있다. OECD 연구원들도 한 회사의 수익과 시장 파워의 척도를 의미하는 '마크업'이 디지털 집중적인 산업에서 증가해왔다는 연구 결과를 내놓은 바 있다. 학계 연구에 따르면 산업 집중화 확산은 특허가 집중되는 것과도 관련이 있다. 산업들이 점점 집중화된다는 것은 빠른 기술 진화와 관련 있음을 의미한다. 예를 들면 생산성은, 1990년대 이후, 소매 영역에서 크게 증가했다. 인플레이션을 감안한 직원당 매출은, 거의 50% 늘었다. 경제 분석에 따르면 이같은 생산성 향상의 대부분을 보다 생산적이기 위해 정보 기술을 사용했던 월마트 같은 몇몇 회사들이 차지하고 있다.
이유가 뭘까? 급격한 생산성 향상은 가격을 낮추고 성장을 빠르게 한다. 이것은 산업 지배력의 증가로 이어진다. 월마트는 1982년 범용 진열 소매 시장 점유율은 3%였지만 지금은 50% 이상으로 늘었다. 이것들은 기술, 특히 소프트웨어가 대형 회사들의 지배력 증가의 원인이라는 것을 시사한다고 하드버드비즈니스리뷰는 전했다.
IT는 중요하다
소프트웨어가 산업 집중화에 영향을 미쳤다는 것은 IT는 중요하지 않았다고 했던 기술 전문 라이트인 니콜라스 카의 유명한 주장을 떠올리게 한다.
2003년 하버드비즈니스리뷰 에디터였던 니콜라스 카는 IT는 중요하지 않다는 기사를 썼다. 니콜라스카는 IT의 역량과 편재성이 확산되는 것은 전략적으로 가치가 있다는 일반적인 가정에 의문을 제기했다. 이같은 견해는 잘못된 것이라는게 그의 주장이었다. 당시 그는 이렇게 얘기했다.
"리소스를 진정 전략적으로 만드는 것은, 편재성이 아니라 희소성이다. 경쟁자들이 갖고 있지 않거나 할수 없는 무언가를 갖고 있거나 할수 있어야 경쟁자들을 상대로 우위를 얻을 수 있다. 지금까지 IT 핵심 기능은 이용 가능해졌고 모두 도입할 여력이 있다. IT는 차별화를 제공하지 않은 비즈니스 비용이 되어가고 있다."
니콜라스 카는 기술을 하나로 보지 않았다. 사적 기술(proprietary technologies)과 인프라를 구분했고 경쟁 우위를 만드는 것은 사적 기술이라고 했다. 인프라는 경쟁력과는 거리가 멀다는 것이었다. 인프라는 많이 공유됐을 때 가치가 생기지만, 이것은 결국 어떤 회사도 차별화가 힘든 보편성을 갖는다는 것을 의미한다.
당시 그는 IT는 일시적으로는 독점적인 우위를 창출할 수 있다고 봤다. 이를 위해 월마트를 예로 들었다. 월마트는 미국에서 가장 많은 고용을 하고, 매출도 가장 많은 회사다. 월마트는 자체 물류 소프트웨어로 돌아가는 운영 모델을 통해 이같은 반열에 올랐다. 이와 관련해 니콜라스 카는 2003년 글에서, "IT기반 우위가 주는 기회는 점점 줄고 있다. 베스트 프랙티스가 빠르게 소프트웨어에 녹아들거나, 복제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뚜껑을 열어보니 결과는 그렇게 되지 않았다. 하버드비즈니스리뷰에 따르면 경쟁사들은 자체적으로 월마트와 비교할만한 물류 소프트웨어를 개발하려 하고 있고, 벤더들은 이를 범용재화 하려 함에도 월마트 소프트웨어의 예리함은 여전히 회사 경쟁력의 일부로 작용하고 있다. 경쟁력은 풍부한 데이터 수집 역량에 의해 가속화되고 있다. 월마트는 온라인 경쟁에서 새로운 도전에 직면하고는 있지만 물류 부문의 우위를 갖고 시어스 등을 상대로 경쟁력을 유지해왔다.
풀스택 스타트업 주목하라
사적 소프트웨어가 다른 강점고 쌍을 이뤄 경쟁 우위를 만드는 이 같은 모델은 점점 일반화되고 있다.
하버드비즈니스리뷰 연구팀 중 1명은 퍼블리셔들을 위한 소프트웨어 회사를 차렸다. 라이선스를 파는 모델이었다. 라이선스 기반 소프트웨어 사업 모델은 지금도 존재하지만 월정액 기반 서브스크립션에 길을 내주고 있는 상황이다. 그러나 서브스크립션 모델 역시 IT는 중요하지 않다는 니콜라스 카의 주장과 연결된다. 소프트웨어들은 기술을 만들고, 다른 회사들을 이것을 돈을 내고 쓴다. 그러나 이렇게 한다고 돈을 내는 기업들이 고유한 장점을 끌어오는 것은 아니다.
이와 관련해 하버드비즈니스리뷰는 디지털 퍼블리싱 컴퍼니인 복스 미디어의 행보가 주목할만 사례로 제시했다. 복스 미디어는 자체 개발한 콘텐츠 관리 시스템을 갖고 있다. 내부적으로 이것을 쓰면서 다른 회사들에게 라이선스로도 판매한다. 지금까지는 대부분 직접적으로 경쟁하지 않은 회사들에게 라이선스를 판다. 분명한 것은 복스는 소프트웨어 회사가 아니라 스스로가 퍼블리셔라는 점이다. 복수는 콘텐츠를 만들고 광고를 파는 것이 비즈니스 모델이다. 그럼에도 복스가 개발한 자체 퍼블리싱 소프트웨어는 고품질 콘텐츠와 쌍을 이뤄 경쟁우위를 창출하고 있다는 것이 하버드비즈니스리뷰 설명이다.
복수의 접근법을 어떻게 봐야할까? 실리콘밸리 유력 벤처 투자 회사인 안드레센 호로비츠의 크리스 딕슨은 이같은 접근을 풀스택 스타트업으로 규정했다. 풀스택 스타트업은 기존 제품에 새로운 기술을 파는 과거 스타트업 접근법이 아니라 현재 제품이나 경쟁 상대를 우회하는 엔드투엔드 제품이나 서비스를 만드는 것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복스도 풀스택 모델 모델로 볼 수 있다. 풀스택 모델은 단발성 사건이 아니라 하나의 트렌드로 부상한 것으로 보인다. 정부 통계에서도 소프트웨어 벤더 모델에서 풀 스택 모델로의 전환하는 흐름이 엿보인다. 1998년 이후 사전에 패키지화된 소프트웨어에 지출하는 회사들의 주식은 떨어졌고 사적 소프트웨어에 투입된 비용은 어마어마하게 늘었다. 2016년에만 2500억달러 수준이다.
하버드비즈니스리뷰는 사적 소프트웨어는 일부 회사들에 분명 우위를 제공한다. 풀스택 모델은 소프트웨어 벤더 모델을 지배하고 있다고 강조한다. 이로 인한 결과는 대기업들의 점유율이 늘어나는 것이다.
사적 소프트웨어라는 것이 특정 기업의 전유물이 될 수는 없다. 그런데도 어떤 회사들은 소프트웨어를 잘 만드는 반면 그렇지 않은 회사들도 있다. 한 회사의 혁신이 작은 경쟁 업체로 쉽게 퍼지는 것도 같지도 않다. 이를 설명하기 위해, 우리는, 왜 일부 회사들은, 소프트웨어 개발에서 다른 회사들보다 더 잘하고,애 그들의 혁신은 그들의 작은 경쟁 상대들에게 퍼지는 것 같지도 않다.
여러 가지 이유가 있어 보인다. 첫번째는 규모의 경제다. 대기업들은 앞장서서 비용을 지출할 여력이 있다. 그러나 공급 측면에서 보는 규모의 경제가 유일한 답이 될 수는 없다. 수요 관점에서 네트워크 효과도 이유가 될 수 있다. 그러나 이것도 확실한 대답은 아닌 것 같다. 소프트웨어로 인한 집중은 사용자 기반이 많지 않은 산업에서도 일어나는 일이다.
결국 산업 집중화는 소프트웨어가 다른 요소들과 결합돼 벌어지는 일로 보는 것이 합리적이다. 하버드비즈니스리뷰에 따르면 무형 자산으로 불리는 이같은 역량은 관리와 뗄려야 뗄 수 없는 관계다. 관리가 될되는 회사들은 IT투자로 많은 것을 얻는다. IT투자를 통해 차별화와 진입 장벽을 확보한다. 하버드비즈니스리뷰는 업계 베테랑 1명을 인용해 IT투자로 성과를 내는 것은 소프트웨어를 만드는 소프트웨어를 만드는 역량이라는 관점도 전하고 있다. 툴, 워크플로우, 프로그래머가 끊임없이 새로운 기술을 배우지 않고도 회사 생산 시스템에 플러그인할 수 있는 기본 설정 등이 있느냐가 사적 소프트웨어에 투자하는데 따른 결과를 좌우한다는 것이다.
특허와 저작권도 소프트웨어 혁신이 다른 회사들에게 확산되기 어렵게 만든다. 직원들이 쉽게 직업을 바꾸지 못하도록 하는 비경쟁 조항도 나름의 영향을 미친다. 결국 기업들이 어떻게 조직되느냐가 진입 장벽과 경쟁 우위의 원천이라는 얘기다.
산업 집중화의 해법과 관련한 다양한 실행파일이 논의되고 있다. 거대 기술 플랫폼을 엄격하게 통제하고 이들을 경쟁사들을 인수하는 것도 막아야 한다는 주장까지 나오고 있다.
그러나 이렇게 한다고 효과는 크지 않을 것이란 지적도 많다. 하버드비즈니스리뷰는 정책 담당자들은 소프트웨어 역량이, 경제 전반에 걸쳐 확신되도록 돕는 방법을 고민해야 한다고 주문한다. 기업들이 채용을 할때 비경쟁 조항을 맺지 못하도록 하는 것은 직원들의 이직과 함께 지식이 확산되는데 도움이 될 수 있다. 특허 제도를 개혁하거나 오픈소스 소프트웨어 사용을 늘리는 것도 마찬가지로 긍정적인 효과를 낼 수 있다.
[원문링크보기]How Software Is Helping Big Companies Dominate https://hbr.org/2018/11/how-software-is-helping-big-companies-dominat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