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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delight Dec 19. 2018

경제학자, 도시로서 실리콘밸리 경쟁력을 의심하는 이유

[북앤톡]도시의 승리 저자 에드워드 글레이저의 주장

하버드대 경제학과 교수인 에드워드 글레이저가 쓴 '도시의 승리'를 보면 잘나가는 도시는 이유가 있다. 핵심은 다양성이다. 다양한 계층, 다양한 분야, 다양한 산업들이 활동해야 도시는 역동적으로 발전한다는 것이다.



저자에 따르면 다양성이 부족해 쇠락한 대표적인 도시가 자동차로 유명한 디트로이트다. 다양성 관점에선 혁신의 상징으로 통하는 실리콘밸리도 지속 가능성을 안심할 처지는 아니다. 단일 산업에 과도하게 집중하고 혁신가들에게 과도한 공간을 허용함으로써 상처받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 저자의 주장이다. 


어떤 면에서 실리콘밸리는 원활하게 기능하는 전통 도시와 같다. 이곳은 똑똑한 사람들을 유인한 다음에 그들을 연결시킨다. 월터스 웨건힐이란 술집은 똑똑한 기업인들이 다양한 일상 업무의 제약에서  벗어나서 서로 아이디어를 공유할 수 있는 장소로서 전설적인 역할을 했따. 실리콘밸리의 집중화는 복잡한 메시지를 전달하면서 생길 수 있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대응 방법이다. 그곳에서 나오는 모든 첨던 기술들은 상당히 복잡할 수 있기 때문에 지리적 인접성이 원활한 정보의 흐름을 도와준다. 
오늘날에 성공한 모든 도시들이 그렇듯이 실리콘밸리의 강점은 스탠포드 대학에 의한 육성과 경제적 기회나 즐거운 연구 풍경에 이끌려서 온  인적 자원에 있다. 그러나 어떤 면에서 실리콘밸리는 다른 예전 도시들과는 완전히 달라보인다. 이곳은 거의 전적으로 자동차를 중심으로 세워졌다. 특히 팔로알토 시내처럼 쾌적한 몇 블록만 걸으면 아이스크림이나 책을 살수 있는 지역도 몇곳 있지만 실리콘밸리에서는 한 회사에서 다른 회사로 이동하는데 보통 발이 필요 없다. 구글처럼 자체 셔틀버스를 운영하는 기업도 몇곳 있지만 대중교통이 제대로 갖춰지지 않았다. 산타클라라 카운티에 살고 있는 사람들 중에 불과 3.7%만이 대중 교통을 이용해서 출퇴근한다. 자동차 위주의 생활을 하므로 이곳의 인구밀도는 낮다.
산타클라라 카운티의 경제에는 가난하면서도 숙련이 덜 된 사람들이 들어설 공간이 거의 없다. 부동산 거품이 꺼진 후에도 새너제이 메트로폴리탄 지역의 평균 집값은 55만달러를 넘었기 때문에 성공한 컴퓨터 전문가가 아니라면 그곳에서 주택을 구입하기란 여간 힘든 일이 아니다.


산업의 다양성 측면에서도 실리콘밸리는 리스크가 있다. 실리콘밸리의 산업 생태계는 지나치게 기술 중심적이다. 


실리콘밸리가 가진 또 다른 중요한 단점은 이곳이 단일 산업 도시라는 점이다. 다시 말해서 산타클라라  카운티에서는 제조업, 정보, 그리고 심지어 도매업처럼 수출과 관련한 분야 임금의 절반 이상이 컴퓨터 관련 기업들로부터 나오는 듯 하다.
전통적으로 봤을때 디트로이트와 맨체스터처럼 단일 산업 도시들은 그들 산업의 단일 문화들이 새로운 아이디어와 기업들의 성장을 막는다는 점에서 장기적으로 바람직하게 성장하지는 못했다. 제인 제이콥스는 "낡은 아이디어들과 결합했을때 새로운 아이디어들이 생성된다"고 지적하면서 이런 문제점을 지적했따. IT분야의 경우도 지난 30년 동안에 가장 성공한 기업인들중 일부는 다양한 산업에서 얻은 아이디어들을 통합한 이른바 잡종 기업인들이었다.
예를 들어 마이클 블룸버그는 월스트리트 중개인들이 알고 싶은 것이 무엇이고 기술이 그들에게 어떤 도움을 줄 수 있는지를 정확히 알았기 때문에 큰 성공을 거둔 IT회사를 세울 수 있었다. 페이스북은 대학 캠퍼스에서 시작됐고 그 창립자들은 대학생들이 어떤 종류의 정보를 공유하고 싶어하는지를 알고 있었다. 고객이나 관련 산업과의 인접성은 혁신의 원천이 될 수 있는 소중한 정보를 제공해 준다.
고객 기반을 확충하고 싶었을 때 이베이는 프록터앤갬블, 스트라이트 라이트, 월트디즈니, 하스브로에서 미국 소비자들을 상대로 물건을 팔아본 경험이 있던 멕 휘트먼을 찾기 위해서 실리콘밸리 밖으로 나가야 했다. 실리콘밸리 소프트웨어 전문가들이 이렇게 가끔씩 똑똑하고 노련한 외부인들을 불러옴으로써 미국의 다른 산업들로부터의 고립 현상을 극복할 수 있을까? 실리콘밸리는 더욱더 빠른 반도체를 개발하기에는 위대한 장소지만, 기술과 다른 비즈니스를 연결시키기에는 최적의 장소가 아닐지 모른다.
그러나 어쩌면 그러한 연결이 반드시 필요한 것은 아닐지 모른다. 인터넷 혁명의 목적은 평범한 미국인들도 기술을 이용할 수 있도록 만들자는 것이었다. 이제 그들은 구글을 통해서 인터넷 검색을 하거나 이메일을 사용하거나 이베이에서 매매를 할 수 있다.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들도 사람이며,  그들은 보통 사람들의 욕구와 바람을 이해하기 위해 페이스북 창립자들이 그랬던 것처럼 그들의 가족과 친구들로부터 도움을 구할 수 있다.


물론 저자가 실리콘밸리의 미래를 어둡게만 보는 건 아니다. 긍정적인 요소들도 있음을 부정하지 않는다. 교육이 대표적이다.


장기적으로 봤을때 실리콘밸리는 단일 산업에 과도하게 집중하고 혁신가들에게 과도하게 많은 공간을 허용함으로써 상처를 받을 가능성이 있다. 그러나 디트로이트같은 단일 산업 도시들이 과거에 좋지 못한 기록을 남겼음에도 불구하고 실리콘밸리의 미래에 대해서 낙관할만한 충분한 이유들이 존재한다.  디트로이트와 달리 실리콘밸리는 몇몇 대형 회사들에 집중되어 있지 않은데, 그것이 실리콘밸리의 기업가 정신이 유지되는 기능을 한다. 실리콘밸리에는 뛰어난 교육기관들이 존재하하며 학교와 대학들에 계속해서 투자하고 있다. 논란이 있을 수 있겠지만 실리콘밸리는 미국에서 가장 좋은 기후를 자랑하며 그런 요인들은 세계에서 가장 혁신적인 많은 기업들에 둘러싸인 환경에서 살기 위해서 미국 최고의 집값을 지불할 의사가 있는 부유하고 똑똑한 사람들을 실리콘밸리로 계속해서 끌어들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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