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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delight Jan 06. 2019

AI 시대, 인간의 설득과소통 역량이 중요해질 이유

[북앤톡]머신/플랫폼/크라우드를 읽고

진화하는 AI와 로봇 기술은 앞으로 사람들이 하는 일을 어떻게 바꿔놓을까?  AI 덕분에 인간은 지금보다 창의적이고 수준 높은 의사 결정을 하는 역할을 맡게 될 것으로 보는 이들도 많지만 그렇게 되지 않을 것으로 보는 이들 역시 많다.


MIT 디지털 비즈니스 센터에서 활동하는 앤드류 맥아피와 에릭 브린욜프슨은 최근 펴낸 책 '머신/플랫폼/크라우드'에서도 AI로 인해 의사 결정 과정에서 사람은 가급적 빠지는 것이 여러모로 좋다는 입장이다. 그렇다는 사람이 할일은 사라지게 된다는 건가? 


그건 아니다. 앞으로도 AI와 사람간 협력 관계는 계속 필요로 할 것이란게 이들의 전망이다. 단 조건이 있다. 협력 관계에서 갖자가 맡은 역할은 지금과는 많이 달라져야 한다는 것이다.


디지털 도구가 일상적이고 반복적인 정보 처리 과정, 패턴 인식, 언어, 직관, 판단, 예측, 몸놀림 등 많은 영역에서 우위에 있는 인간에게 도전장을 던질 때, 우리가 밀려나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할 수 있는 분야가 있을까? 우리가 많이 듣는 일반적인 대답은 창의성이다. 우리가, 이야기를 나눈 사람들중 대다수는 아닐지라도 많은 사람들은 새로운 아이디어를 내놓는 인간의 능력에 물리적으로 설명할 수 없거나 말로 표현할 수 없는 무언가가 있다고 주장한다. 우리는 거기에 많은 진실이 담겨 있다고 생각하낟. 사실 우리는 제2의 기계 시대에서 매우 비슷한 이야기를 한 바 있다. 하지만 산업 디자인이라는 상당히 창의적인 분야에서 일어나는 최근 사례들은 기계가 스스로 강력한 새로운 아이디어를 내놓은 일을 점점 잘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디자인, 예술, 설계 분야에서도 이미 인간보다 알고리즘이 강력한 잠재력을 보여주는 사례들이 등장하고 있다. 이세돌이 예측할 수 없던 알파고의 변칙수는 창의성으로 돌아가는 다양한 분야에도 적용될 수 있다는 얘기다.


컴퓨터는 인간이 이미 해온 것의 연장이나 재조합 차원을 넘어서는 것을 제시할 수 있다. 우리는 그렇게 기존 방식의 정반대에 가까운 일들이, 일어날 수 있다는데 낙관적이다. 인간이 쌓은 과학적, 공학적 지식을 제공하고, 특정 상황의 성능 요구 조건을 제시하거나 그런 요구 조건을 이해할 충분한 데이터를 제공한다면 컴퓨터는 우리에게서는 결코 떠오르지 않았을 새로운 해결책을 내놓을 수 있고, 실제로 내놓을 것이다.
컴퓨터가 진정으로 창의적인가 또는 창의적이 될 수 있는가 하는 논쟁에 흥미를 가질 사람들도 있겠지만, 우리는 그보다는 세계 창의성의 총량을 어떻게 최대화할 수 있을까라는 문제에 훨씬 더 관심이 있다. 우리는 두 방향으로 나아가는 것이 그 일을 추진하는 타당한 방법이라고 믿는다.즉 새로운 것을 만들어내는 컴퓨터를 만드는 연구를 계속하는 한편, 컴퓨터와 인간 창작자를 함께 협력시킬 가장 좋은 방법을 찾아내는 것이다. 여기서 가장 좋은 해결책은 마음과 기계가 협력함으로써 나올 것이다.


저자들은 이같은 협력 관계에서 인간의 역할은 인간 관계를 다루는데 미래가 있다는 점을 강조한다. AI가 결정한 것들을 다양한 사람들이 받아들일 수 있도록 전달하고 소통하고 설득하는 것들은 AI가 대체하기 어려운, 사람이 훨씬 잘할 수 있는 성격의 일이라는 것이다.


우리의 마음은 기계가 지루하고, 틀에 박힌 일들을 처리해주기를 요구할때가 너무 많다. 2장에서 설명했듯 이 20년전에 확립된 장기적인 표준 파트너십의 요지는 반복적이고 규칙적인 일들을 컴퓨터에 맡김으로써 사람들에게 더 고차원적인 생각을 할 여유를 주자는 것이다. 하지만 설계자들을 비롯한 지금의 전문 창작자들은 생각할 여지가 없는 따분한 일들을 하면서 너무나 많은 시간을 보낸다. 


이를 위해 오토데스크의 전 CEO 칼 배스를 인용한다.


컴퓨터 지원 설계(CAD)를 사용하는 것은 11학년 기하학을 하는 것과 비슷합니다. 그냥 앉아서 선을 긋고, 중심점을 찾고 다른 선을 긋고 입체 도형을 만들고, 윤곽을 다듬는 거죠. 여기서 흥미로운 점은, 자신이 설계하는 것이 실제 문제를 해결하는지 여부를 알기전에 설계부터 하고 있다는 겁니다. 몇주에 걸쳐서 온갖 세세한 부분까지 다듬었는데, 자신이 구축한 메커니즘이, 사실은 작동하지 않는다는 것을 그 뒤에야 비로소 알아차리게 되는 식이이죠.  우리는 한 세대 전체의 사람들은 이런식을 일하도록 훈련시켜왔어요. 사람들에게 나쁜 도구를 줘온 것이죠.


앞으로 오랫동안 사람들은 여전히 창의적인 활동에서 큰 역할을 맡을 것이다. 비록 기술이 앞서 나간다고 해도 말이다. 이 책의 앞부분에서 우리는 결정, 판단, 진단, 예측을 요구하는 많은 상황에서 사람들이 비교적 작은 역할을 맡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인간의 상태를 이해하는 것의 디지털화가 가까워지고 있음을 보여주는 증거를 전혀 볼 수 없다. AI 선구자 얀 르쿤은 우리가 언젠가는 그 단계에 이르겠지만 현재로서는 주요한 개념적 발전이 이루어져 있긴 하지만 어떻게 거기게 도달할지는 아직 모른다고 말한다. 또 다른 위대한 연구자인 엔드루 응도 동의하며 이렇게 말한바 있다. 우리는 뇌가 어떻게 작용하는지 전혀 모르며, 알고리즘은 뇌가 작동하는 것처럼 작동하지 않는다.


저자들에 따르면 앞으로 사람이 하는 일 중 AI가 대체하기 힘든 대표적인 건 바로 사람들간 관계를 다루는 것이다. AI를 활용해 좀더 고차원적인 의사 결정을 하는 사람보다는 AI가 내놓은 다양한 결과물을 사람들이 적극적이고 그리고 긍정적으로 받아들일 수 있도록 하는 제대로 전달하는 이들의 존재감이 커질 것이란 얘기다. AI가 의사 결정을 주도하는 시대, 진단을 직접 하려는 의사보다는 커뮤니키이션 능력을 갖춘 코디네이터가 직업으로서의 전망이 큰 셈이다.


인간의 조건은 본질적으로 사람 사이의 관계다. 우리는 현대 진화 역사 내내 점점더 큰 집단에서 살아온 지극히 사회적인 존재다. 이 추세의 한가지 불가피한 결과는 우리가 개인으로서 뿐만 아니라 집단 구성원으로서도 서로 잘 맞추면서 살아간다는 것이다. 우리는 거의 모든 서로가 어떻게 관련되어 있는지, 남들이 우리를 어떻게 생각하는지에 대해 끊임없이 신경을 쓴다.
사람들은 대부분 좋은 축구 코치가 드물다는 것을 이해하지만 그런 코치가 모두 인간이라는 사실은 잊고 있다. 코치가 모두 디지털이라고 상상해보자. 인공지능 여자 축구 코치 말이다. 인공지능 코치가 팀에서 지도자 소질이 있는 학생과 다루기 힘든 성격을 지닌 학생을 골라낼 수 있을까?온간 희로애락을 겪으면서 한 경기 시즌 동안 별탈없이 학생들을 다독이며 팀을 잘 끌고 갈수 있을까? 지난 경기의 피로와 자기 회의감을 잊고 가능하다고 생각지도 못했던 일을 해낼 수 있도록 동기부여를 할 수 있을까? 우리는 기술에 결코 안된다는 말을 하지 말아야 한다는 것을 배워왔지만 이 점에 대해서는 거의 확실이 아니다고 말할 것이다.
컴퓨터는 사람의 얼굴 표정과 음성 패턴을 관찰함으로써, 감정 상태를 파악하는 일같은 과제에 점점더 능숙해지고 있다. 하지만 방금 언급한 목록에 있는 일들을 수행하려면 아직 갈길이 멀다. 우리는 사람들의 감정 상태와 사회적 욕구를 인상적으로 연구하는 능력이 당분간 지극이 인간의 일로 남아 있을 것이라고 확신한다. 이는 우리가 제2의 기계 시대로 더 깊이 들어가려면 마음과 기계를 결합하는 새로운 방식이 나와야함을 의미한다. 컴퓨터가 먼저 결정을 내리게 한 다음, 그 결정을 따르게 하도록 사람들을 설득하거나 납득시킬 필요가 있다면 사람들에게 그 일을 맡기라는 것이다.
보건 의료는 이 세계를 어떻게 적용시킬 수 있을지 많은 사례를 제공해준다. 의학적 진단은 일종의 패턴 맞추기 연습이며, 보건 의료 정보의 디지털화와 머신러닝 같은 분야의 발전 덕분에 컴퓨터는 이 연습에서, 초인적인 수준의 성과를 달성하고 있다. 방사선학, 병리학, 종양학,등 대다수 전문 분야에서 세계 최고의 진단 학자는 아직 디지털이 아니라고 해도 곧 그렇게 될 것이다. 인간 전문가에게 이 진단을 검토하도록 한다는 생각이 아직은 타당할지 모르지만, 먼저 컴퓨터가 진단을 내리게 해야할 것이다. 그러나 대다수 환자들은 기계로부터 진단을 받고 싶어하지 않는다. 환자들은 때로 힘든 소식을 이해하고 받아들이는데 도움을 줄 수 있는 동정심을 지닌 사람으로부터 진단을 받고 싶어한다. 게다가 진단이 이루어진뒤, 인간 관계를 형성하고 사회적 욕구를 충족시킬 수 있는 의료 전문인은 대단히 가치가 있다. 환자가 처방한 치료 과정을 따르도록 할 가능성을 더 높이기 때문이다. 비순응은 보건의료의 주요 문제 중 하나로 수백만명의  건강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며, 처방적에 관한 사례만 따져도 미국에서 무료 2890억달러의 비용을 발생시킨다는 추정치가 나왔다. 
미래의 개선된 보건 의료 전달 체계에서도 사람은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겠지만 항상 지금과 같은 역할을 맡지는 않을 것이다. 뛰어난 진단학자와 다른 히포들보다 정서적으로 사회적으로 능통한 건강 관리 전문가들은 중심 무대로 옮겨갈지 모른다.  앞아서 우리는 미래의 공장에서 사람과 개라는 두 직원에 관한 농담을 한 바 있다. 이 농담을 보건 의료 분야에 적용하면 이렇게 달라질 것이다. 미래의 진료소에서는 인공지능, 사람, 개를 고용할지 모른다. 인공지능은 환자를 진단하는 일을 할 것이고, 사람은 그 진단을 이해하고 환자와 소통하며 전달하고 환자가 끝까지 잘 받도록 돕는 일을 할 것이다. 개의 일은 사람이 인공지능의 판단에 의문을 제기할때마다 사람을 무는 것이다.

[관련글]인간과 AI의 협력이 AI보다 낫다는건 허구다 https://brunch.co.kr/@delight412/2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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