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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delight Feb 19. 2021

넷플릭스에는 보너스나 성과급이 없다...왜?

넷플릭스 CEO인 리드 헤이스팅스와 비즈니스 스쿨 인시아드(INSEAD) 교수 에린 마이어가 함께 쓴 규칙없음을 보면 넷플릭스에는 보너스나 성과급이 없는 것 같다. 좋은 성과를 내는 사람들에게 보너스를 주는 게 아니라 처음부터 아예 연봉을 많이 주는 것이 낫다는 판단에서다.


리드 헤이스팅스는 책에서 창의적인 일과 성과급은 궁합이 좋지 않다고 강조하고 또 강조한다.

  창의적인 일을 하려면 우선 마음이 자유로워야 한다. 이떻게든 좋은 성적을 올려 큰돈을 벌어야 한다는 데 초점을 맞추면 최고의 아이디어나 혁신적인 가능성이 존재하는 열린 인지 공간에 있을 수 없다.  그래서 제 실력이 나오지 않는다. 나는 이러한 사실을 넷플릭스에서 눈으로 확인했다.
  사람들은 큰 보수를 보장받을 때 가장 창의적으로 변한다. 집안일이나 생활비에 신경 쓰지 않아도 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따로 보너스를 받을 수 있을지 없을지 여부에 관심이 쏠릴 때는 창의성이 떨어진다. 혁신적인 아이디어는 성과에 따른 보너스가 아니라 두둑한 연봉이 좋다.
  막상 보너스를 없애고 보니 한가지 놀라운 변화가 눈에 띄었다. 베스트 플레이어들을 데려오기가 한결 더 쉬워진 것이다. 흔히들 보너스를 제시하지 않으면  경쟁적 우위를 확보하기 어려울 것으로 생각한다. 하지만 우리가 확인한 바로는 그 반대였다. 우리가 최고의 인재들을 유치하는데 경쟁잭 우위를 확보할수 있었던 것은 지급해야할 돈을 모두 연봉에 쏟아부었기 때문이다.
  일자리를 찾고 있는데, 만약 두 곳에서 제의가 들어왔다고 하자. 한쪽은 연봉 20만 달러에 보너스 15%를 제시하고 또 한쪽은 연봉 23만 달러를 제시한다. 어느 쪽을 택하겠는가? 당연히 숲속의 새보다는 당장 손에 들어온 새, 즉 23만 달러를 택할 것이다.
  성과에 따른 보너스를 포기하면 기본급을 더 놓게 제시할 수 있고 의욕이 넘치는 사람만 붙들 수 있다. 이렇게 되면 인재 밀도가 높아진다. 인재 밀도를 높이는 가장 좋은 방법은 최고 인재에게 고액의 보수를 지급하고 시간이 흐름에 따라 업계 최고가 되도록 연봉을 계속 인상해 주는 것이다.


에린 마이어도 구체적인 근거를 들어 리드 헤이스팅스의 생각을 거들고 있다.

  연구 결과를 봐도 리드의 예측이 정확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일반적인 업무에서는 조건부 보너스 지급 방식이 통할지 몰라도 창의적인 업무에서는 효과가 없다. 오히려 성과만 떨어뜨릴 뿐이다.


이를 위해 듀크 대학교의 에리얼 교수가 2008년에 실시한 조사 결과를 인용한다.

  우리는 실험에 참여한 87명에게 주의력, 기억력, 집중력, 창의력 등이 요구되는 일련의 과제를 제시했다. 가령 플라스틱 판에 금속 퍼즐을 끼우거나 테니스 공을 목표 지점에 던지는 것 등이다. 우리는 평균보다 뛰어난 성적을 내년 보상하겠다고 약속했다. 참가자를 세 그룹으로 나누어 첫 번째 그룹에게는 약소한 금액의 보너스를, 두 번째 그룹에게는 보통 수준의 보너스를, 세 번째 그룹에게는 꽤 큰 금액을 보너스로 주겠다고 약속했다.    우리의 첫 실험 장소는 인도의 어느 시골이었다. 생활비가 아주 적게 드는 곳이라 큰돈을 약속할 필요가 있었다. 그 정도도 그들에게는 결코 적은 금액이 아니었으니까. 가령 최저 액수인 50센트 보너스도 그들로서는 하루 꼬박 일해야 벌 수 있는 돈이었다. 최고 금액은 50달러였는데, 무려 5개월 치 월급이었다. 결과는 예상 밖이었다. 보통 수준의 보너스를 제안받은 사람들은 적은 금액을 제안받은 사람들보다 더 잘하지도, 못하지도 않았다. 정작 흥미로운 건 거액의 금액을 제안받은 그룹이었다. 모든 과제에서 그들이 낸 성적은 다른 두 집단의 성적에 비해 무척 초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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