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 주변 분들로부터 비즈니스 글쓰기 관련해 조언을 해달라는 요청을 받는데, 깜냥이 안된다고 거절하기도 뭐하고 해서 개인적인 경험을 통해 느낀 몇 가지 체크 포인트를 공유하는 편이다.
몇 가지 체크 포인트가 멋진 문장을 쓸 수 있는 비법은 결코 아니다. 기존에 없는 나만의 통찰을 담고 잇는 것은 더더욱 아니다. 사실 검색만 해도 대부분 찾을 수 있는 것들이다.
그런데도 몇 가지 체크 포인트를 글쓰기 관련해 조언을 해달라는 분들께 공유하는 까닭은 오랫동안 직접 글을 써오면서, 또 안팎에서 다른 이들이 쓴 글을 거의 매일 읽고 편집하는 것을 업으로 삼아 오면서, 이 정도만 챙겨도 무슨 말 하는지, 이해하지 못할 글을 쓸 가능성은 크게 줄일 수 있다는 판단이 들어서다.
업무에서 필요한 글쓰기는 문학이 아니다. 쓰는 사람이 하고 싶은 메시지를 분명하게 전달하는 것이 핵심이다. 아무리 멋진 문장들도 쓰였다고 해도 쓴 사람은 A라고 했는데, 읽은 사람이 B라고 이해했다면 그것은 확실하게 실패한 글쓰기다.
오해의 소지를 줄일 수 있는 글쓰기는 기본은 주어, 동사, 목적어를 분명하게 쓰는 것에서 시작된다. 당연하고도 지당한 얘기를 왜 하냐? 고 묻고 싶은 분들도 있겠지만 현실에선 주어, 동사, 목적어가 분명치 않은 문장들이 의뢰로 많다.
글이 짧으면 주어나 목적어가 빠졌다 해도 대충 짐작으로 파악할 수 있다.
하지만 글이 조금만 길어져도 얘기가 달라진다. 주어나 목적어가 없으면, 이건지 저건지 짐작하기가 어려운 경우가 많다. 읽은 사람이 빠져 있는 주어나 목적어에 대해 섣부르게 짐작을 하면, 쓴 사람 메시지를 엉뚱하게 해석하는 상황으로 이어질 수 있다.
그런 만큼, 글을 쓰는 사람은 항상 주어나 목적어를 분명하게 언급하는 것이 좋다는 것이 개인적인 경험으로 얻은 생각이다.
조사 '의'를 될 수 있는 대로 쓰지 않는 것도 비즈니스에 필요한 글을 쓰는 분들께 강조하고 또 강조하고 싶은 체크 포인트다. 외부에서 들어 오는 각종 자료를 보다 보면 한 문장에 '의'가 3~4개씩 들어가 있는 경우도 자주 보게 된다. 사실 '의'가 붙어 있다고 해서 무슨 말인지 이해 못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의'가 많으면 문장의 가독성은 그 만큼 떨어진다는 것이 개인적인 경험으로 얻은 생각이다.
'의'가 많은 문장을 한번 소리 내 읽어보면 바로 알 수 있다. 대부분 잘 읽히지 않는다. 우리말은 표현이 다양하다. 때문에 '의'자를 굳이 쓰지 않고도 대부분의 문장을 만들어 낼 수 있다. '의 '자를 아주 쉬운 길을 거부하고 문장을 쓰다 보면 표현은 더욱 풍성해지고 글쓰기 내공도 올라간다는 것을 느낄 수 있다는 것이 개인적으로 경험으로 얻은 생각이다.
구체적이지 않은 형용사와 부사를 남발하는 것도 비즈니스 글쓰기를 망치는 지름길이다. 예를 들면 "이번에 나온 신제품은 업계에서 가장 빠른 속도를 자랑한다"는 문장은 읽다 보면 허망하기 그지 없다. "초당 100개 트랜잭션을 처리할 수 있고 이것은 경쟁사인 A사보다 20% 빠르다"고 써줘야 읽는 사람이 헷갈려할 가능성을 최소화할 수 있다.
각종 자료들을 보면 팩트를 포함하지 않은 형용사와 부사가 넘쳐나는 경우가 많은데, 글을 쓰는 사람과 그 사람이 속한 회사 사람들 말고는 팩트 없는 형용사와 부사들에 감동하고 공감할 사람들은 거의 없다. 형용사나 부사를 구체적인 '팩트'로 대체할 자신이 없으면 아예 빼고 가는 것이 좋다는 것이 개인적인 경험으로 얻은 생각이다.
영어 문법 배울 때 많이 쓰는 능동태, 수동태도 오해의 소지를 줄이는 글쓰기에선 중요하다. 능동태로 시작하면 능동태로, 수동태로 시작하면 수동태로 문장이 끝나는 것이 정석인데, 각종 비즈니스 관련 글들을 읽다 보면 능동태로 시작해 수동태로 끝나거나 수동태로 시작해 능동태로 끝나는 경우가 의외로 많다. 무심코 그렇게 쓰는 걸 텐데, 같은 태를 쓰는 것을 염두에 놓고 쓰면 보다 깔끔하게 메시지를 표현할 수 있다는 것이 개인적인 경험으로 얻은 생각이다.
필력이 좋다면 모르겠지만 그게 아니라면, 문장은 되도록 짧을 수록 좋다. 읽는 사람 입장에선 짧은 문장이 상대적으로 잘 읽히고 쓰는 사람 입장에선 보다 쉽게 쓸 수 있다. 문장이 길어질수록 주어, 동사가 빠지거나 수동태와 능동태가 엇박자가 나서 글이 오해의 소지를 키울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것이 개인적인 경험으로 얻은 생각이다.
마지막으로 강조하고 싶은 것은 글을 다 쓰고 나서 고치는 과정을 밟는 것이다. 초고를 작성하면 앞에서 언급한 기준에 맞춰 잘못된 것은 없는지 살펴보는 것이 좋다. 여기서 중요한 또 한가지는 빼도 대세에 지장이 없는 표현이나 단어들을 될 수 있는 대로 삭제하는 것이 글이 명쾌해지는데 아주 좋다는 것이다. 했던 얘기 또 한게 있으면 그것도 빼는 것이 좋다. 안 들어가도 되는 조사 하나라도 뺄수록 글을 지방이 빠지는 뱃살처럼 되고, 읽는 사람 입장에선 잘 읽히는 글로 발전한다는 것이 개인적인 경험으로 얻은 생각이다.
개인적인 경험으로 소개한 몇 가지 체크 포인트는 사실 별건 아니다. 대세에는 큰 지장이 없을 수도 있다. 그러나 여기저기서 들어오는 비즈니스 관련 글들을 읽다 보면 주어 동사가 불분명하고, 의자가 한 문장에 3~4개씩 들어가고, 능동태로 시작해서 수동태로 끝나거나 수동태로 시작해 능동태로 끝나는 문장이 수시로 나온다. 여기에 했던 얘기가 또 나오고 무슨 말인지 이해하기 힘든 형용사와 부사들까지 여기저기 포진한 문장은 읽는 사람 입장에서 헷갈리는 것은 물론이고, 글 자체가 읽기가 싫어질 수 있다. , 읽는 사람한테 오해를 심어주거나 외면당하는 글을 쓰고 싶은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다.
앞에서 언급한 몇 가지 체크 포인트를 염두에 두고 글을 쓴다면 오해를 심어주거나 외면당할 가능성은 크게 줄일 수 있다는 것이 개인적인 경험으로 얻은 생각이다. 사례로 든 체크포인트들을 글쓰기에 반영하는데 특별한 능력이나 스펙, 또는 준비과정이 필요한 것 또한 전혀 아니다. 지금 당장 시작하는데 아무 문제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