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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delight Jul 11. 2023

손실에 더 민감...떨어지는 주식 못파는 행동의 심리학

1. 100% 확률로 300만원을 받는 것과 2. 80% 확률로 400만원을 받지만 20% 확률로 한푼도 받지 못받는 선택지가 있다. 또 100% 확률로 300만원을 벌금으로 내는 것과 4. 80% 확률로 400만원을 내지만 20% 확률로 벌금이 면제되면 한푼도 내지 않을 수 있는 선택지가 있다.


사람들은 어떤 선택을 할까


최근 읽은 책 '이관휘의 자본시장 이야기'에는 위의 선택지에 대한 사람들 반응에 담긴 심리 구조가 주식 투자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흥미롭게 설명하는 내용이 있다. 


일단 결과부터 보자. 위의 선택에 대해 사람들은 1번과 4번을 선택하는 비중이 확실하게 많았다.


위의 실험은 대니얼 카너먼과 아모스 트버스키 교수가 1979년 경제학 최고 권위 학술지인 이코노미 메트리카에 개재한 논문 '전망이론: 불확성하의 의사 결정'에 등장한다. 대다수 선택은 1번과 4번이다. 1과 3은 확실한 대안이다. 위험이 없다는 뜻이다. 따라서 1과 3을 선택하는 것은 위험회피 성향을 반영한다. 반면 2와 4에는 불확실성이 있다. 위험한 대안이라는 의미다. 따라서 2와 4를 선택하는 것은 위험 선호 성향을 반영한다. 기대 효용 이론으로는 1을 선택한 사람들이 동시에 4를 선택하는 것을 설명할 수 없다. 위험을 회피하면서 동시에 선호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기대 효용 이론에 따르면 사람들은 1과 3을 함께 선택하거나 혹은 2와 4를 동시에 선택해야 한다. 그러나 실험 결과는 그렇게 나오지 않았다. 1과 4, 혹은 2와 3을 선택한 사람들이 유의미하게 많았던 것이다.


이걸 어떻게 해석해야할까?


이는 전망이 좋은 일에 대해서라면 사람들은 위험을 회피하고자 하지만 전망이 나쁜 일에 대해서라면 오히려 위험을 추구하고자 한다는 말이다. 이처럼 전망에 따라 사람들의 위험에 대한 태도가 달라진다는 이유로 이 이론은 전망이론으로 이름 지어졌다. 전망이론에 따르면 사람은 어떤 경우엔 위험을 회피하다가 일정한 기준점을 지나면 오히려 위험을 추구하게 된다. 그리고 이 기준점은 사람 마다 다르다. 기준점에 따라 손실 구간과 이익 구간이 나뉜다. 그리고 이익 구간에서는 위험을 회피하는 반면 손실 구간으로 넘어가면 오히려 위험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고 전망이론은 설명한다. 
이익 구간의 곡선에서는 위험 회피 성향이 나타난다. 이에 비해 손실 구간 곡선은 이익 구간 보다 곡선의 기울기가 더 가파르게 떨어지며 위험 선호 성향을 보여준다. 이는 당신의 행복감이 이익보다 손실에 민감하다는 뜻이다. 당신의 기준점을 0원이라고 치자. 당신이 기준점보다 100만원을 더 벌었을 때 추가로 행복해지는 정도는 100이다. 그러나 같은 액수인 100만원을 손해 보는 경우 당신의 행복도는 100이 아니라 200이나 떨어진다. 이같은 성향에 따라 당신은 100만원 이익으로 가능한 효용 증가를 얻으려 할 때보다 100만원 손실에 따른 효용 감소를 회피하려 할 때 더 큰 위험을 추구하려 할 것이다.


이같은 성향은 사람들이 가격이 떨어지는 주식을 어쩌지 못하고 계속 들고 있는 상황을 설명하근 근거가 된다. 


이같은 손실 회피  성향에 대한 이해는 후일 처분 효과에 대한 이론과 실증 연구들로 발전되어 경제학이 맞닥뜨린 많은 난제를 이해하는데 큰 역할을 했다. 투자자들이 손절매를 하지 못하는 이유는 손실이 주는 상실감이 너무 커서 이를 실현시키고 싶어하지 않는 손절회피의 결과로 나타난다. 이득이 발생횄을 때 더 기다리지 못하고 실현시키려는 것도 이익보다 손실에 민감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갖고 있던 주식이 한껏 떨어져 고민인 와중에 가격이 올라가면 그 틈에 주식을 팔아 처분해 버리고 싶어지는 것이다. 그 결과 투자자들은 손실이 난 주식을 이익이 난 주식보다 더 오랫동안 보유하게 된다.
설령 똑같은 정도로 이익과 손해가 반반씩 일어난다고 하더라도 당신 머리속에는 손실이 더 크게 자리 잡는다. 그러니 손실에 민간한 당신은 자주 주가를 들여다 볼수록 위험을 덜 감수하고 싶어진다. 이를 근시안적 손실 회피라고 부른다. 그 결과 당신은 지나치게 적은 위험만 감수하는 성향을 갖게 된다. 이제 당신은 주가가 조금만 올라도 주식을 팔게 된다. 손실회피 성향으로 인해 손실이 난 주식들은 팔지 않고 갖고 있으면서 말이다. 결국 당신의 투자 수식은 나뻐진다. 2021년 여름 자본시장연구원 보고서에 따르면 2020년 3월부터 10월가지 개인투자자 약 20만명의 거래 내역을 분석했는데, 이들은 보유 기간에 상관 없이 이익이 난 주식을 손실이 난 주식보다 두배 정도 많이 매도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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