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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delight Jun 30. 2017

헤게모니 관점으로 본 미국-일본-유럽의 로봇 삼국지

[북앤톡]한재권 박사의 로봇정신을 읽고

현재 시점에서 글로벌 로봇 시장 판세는 선진국들의 땅따먹기 경쟁 구도다. 미국, 유럽, 일본 회사들이 글로벌 로봇 산업을 들었다 하는 가운데, 중국이 무서운 속도로 치고 올라오는 형국이다. 한국도 나름 로봇, 로봇 외치고 있지만 글로벌 시장 관점에서 보면 아직은 마이너리그에 머물고 있다.


로봇 공학자 한재권 박사가 쓴 로봇정신을 보면 세계 각국은 헤게모니 차원에서 로봇 전략을 추진 중이다. 책을 보면 미국과 일본 그리고 유럽이 로봇을 바라보는 전략적인 시각에도 차이가 있는 것 같다.



우선 미국 관점에서 로봇은 산업 측면을 넘어 중국 견제 카드로서의 성격도 있다는 것이 저자의 생각이다. 중국은 그동안 저렴하고 실력 있는 노동력을 앞세워 글로벌 경제에서 미국을 위협하는 지위를 확보했다. 인건비로 붙으면 미국은 중국에 백전백패다. 


이에 미국은 미국은 로봇이 사람의 노동력을 대체하는 구도를 만들고, 거기에서 경쟁력을 틀어쥠으로써, 중국을 견제하려 하기 위해 로봇에 적극 투자하는 것일 수 있다.

 "미국 입장에서 중국으로 넘어가고 있는 세계 패권을 되찾기 위한 가장 좋은 전략은 무엇일까? 중국의 가장 큰 무기인 노동력을 무력화시키는 것이 가장 좋은 전략이지 않을까? 바로 그런 의미에서 로봇은 미국에겐 신의 한수이다. 미국이 중국의 노동력보다 더 값싸고 효율적인 노동력을 가질 수 있다면 중국으로 갔던 공장들은 다시 미국으로 되돌아올 것이다.
이런 신호는 이미 실제로 감지되고 있다. 애플사의 공장이라 할 수 있는 폭스콘이 새로운 공장을 미국에 지을 것이라는 이야기가 들리고 있다. 그것도 완전 자동화된공장의 형태로 말이다. 그렇게 될 경우 13억이라는 중국 인구는 국가를 지탱해주는 원동력이 아니라, 순식간에 먹여 살려야 하는 부담스러운 존재로 변할 가능성이 있다. 참으로 아이러니가 아닌가. 미국은 어쩌면 중국의 가장 큰 무기를 가장 큰 단점으로 만들기 위해 로봇에 천문학적인 투자를 하는지도 모른다."

로봇 종주국임을 자처하는 일본은 로봇 육성에 담긴 명분이 미국과는 차이가 있다. . 일본은  모든 사물이 정녕이 들어 있다고 생각한다. 로봇에 대한 친근함이 커질 수 밖에 없는 환경이다. 

한 박사에 따르면 일본인들의 로봇에 대한 관심과 자부심은 정말 상상을 초월한다. 스스로 로봇 종주국이라 칭하며, 종주국 다운 이미지 구축에도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이런 가운데, 일본은  고령화 사회의 해답을 찾는 차원에서 로봇에 접근하고 있어 주목된다.

일본이 당면하고 있는 가장 큰 위협은 북한의 핵무기도 아니고, 중국과의 영토 분쟁도 아니다. 바로 인구의 고령화 문제이다. 현재 일본의 고령화율은 세계 최고 수준이다. 이 때문에 심각한 노동력 부족 현상이 사회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 고령화로 인해 사회 전체 가 활력을 잃어가고, 도시는 외곽에서부터 빈집이 속출하는 동공화가 진행되고 있다. 생산 가능 인구가 줄어듬에 따라 경젱 성장율도 점점 낮아지고 있다. 최근 일본은 자신들의 사회 문제를 로봇으로 해결해보겠다고 나섰다. 세계 최고의 로봇 기술을 가진 국가가 자신들이 처한 가장 큰 위기를 자신들이 가장 자신있는 분야인 로봇으로 극복해 보겠다고 생각하는 것은 어떻게 보면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실제로 일본에는 다양한 노인 복지용 실버 로봇들이 등장하고 있다.

유럽은 어떨까? 한재권 박사에게 세계 최고의 로봇 회사는 독일의 쿠카와 스위스의 ABB다. 두 회사는 모두 산업용 로봇이 주특기다.


같은 산업용 로봇을 만든다고 해도 야스카오와 화낙 같은 일본 회사들과는 성격이 조금 다르다.  일본 산업용 로봇 회사들은 현재 지능형 로봇 개발에 매료돼 있지만 쿠카나 ABB는 지능형 로봇 개발에 소극적이다. 대신 유럽 회사들은 실용성에 집중한다.


아마도 실용적인 것을 선호하는 독일과 스위스 사람들의 정서 때문이 아닌가 싶다. 이들이 처음 산업용 로봇을 시작한 이유도 그것이 실용적이었기 때문이다. 단순 반복 작업을 하는 공장에서 로봇을 쓰면, 제품의 생산성이 크게 향상된다. 다만 로봇을 처음 구입할때 목돈이 들어갈 뿐이다. 이런 특징들 때문에, 산업용 로봇이 등장하자 많은 공장주들이 자신의 공장에 로봇을 설치하고 싶어했다. 특히 정밀함을 최고 강점으로 내세운 독일과 스위스 로봇의 인기가 좋았다.

로봇과 AI의 결합에 대세로 떠오르고 있는데, 유럽이 지능형 로봇에 소극적이라는 건 이해가 되지 않은 측면도 있다. 앞으로는 유럽 회사들도 AI와 로봇의 융합에 속도를 내지 않을런지...


완제품을 넘어 로봇에 들어가는 부품에 초점을 맞추는 것도 유럽식 로봇 전략의 특징이다. 로봇용 부품 시장에서 유럽은 확실한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

"로봇 완제품을 생산하는데 집착하기 보다 로봇이 만들어내는 실익에 더 관심을 갖는 유럽의 태도는 오히려 논리적이다. 모든 길은 로마로 통한다는 말처럼 로봇을 만들려면 유럽의 부품이 필요하다. 핵심 부품의 장악, 이것이 세계 로봇 시장의 헤게모니를 잡는 유럽의 방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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