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뜩 떠오르는 그 놈들
너의 표정, 말 한마디, 행동 하나.
내 가슴을 후벼 파는 배려 없는 질문들이 떠오른다.
악의는 없을 거야. 괜찮은 거야.
충분히 그럴 수 있어.
내 마음의 문제야.
정말 내 문제야?
그래. 내가 문제다.
아직 회복되지 않은 내 안의 폐허에
함부로 불씨를 풀어놓는
그들을 허락했던 것을 후회한다.
그들의 침범을 꾸역꾸역 참아내던
내 모습을 생각하면
가엾고 불쌍하면서 수치스럽고 화가 난다.
'등신같이 왜 그랬니.'
앞이 뿌예진다.
뜨거운 것이 금방이라도 떨어질 것 같다.
이것은 희망인가, 독기인가.
'이 폐허를 다 닦아내면,
여러 모양의 예쁜 꽃을 가득 심을 거야.
이 꽃밭에는 내 꽃을 아끼고
사랑해 주는 사람만 초대할 거야.
내 마음에도 아주 흡족한 사람만.'
오늘도 계속 피어오르는 그을음을 닦아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