떡볶이 먹을 때, 떡볶이만 먹었던 적은 거의 없는 것 같다. 이 날도 떡볶이는 밀 키트로 준비하고, 튀김에 신경을 썼다. 남편은 고구마튀김, 나는 김말이 튀김을 좋아한다.
고구마는 껍질을 까고 어슷썰기 해서 준비한다. (두께가 약간 도톰해야 더 맛있다.) 집에서 튀김 한번 하려면 일이 커지는데 고구마튀김은 프라이팬에서 간단하게 조리할 수 있어서 좋다.
튀김가루에 물을 넣고 튀김 반죽을 준비한다. 물은 차가울수록 좋다. 예전에 엄마가 오징어튀김을 해 주실 때 어깨너머로 보면 항상 튀김 반죽에 얼음을 넣으셨다. 차가울수록 더 바삭한 식감이 난다고 하셨다. 파슬리가 있다면 색감을 위해 넣어준다.
고구마를 넣었을 때 반쯤 잠길 정도로 프라이팬에 식용유를 넉넉하게 두른다. 튀김 반죽을 떨어뜨렸을 때 지글지글 소리를 내며 떠오르면 고구마를 넣는다. 표면이 노릇노릇해질 때까지 뒤집어 가면서 튀겨낸다.
냉동 김말이는 오븐에 구워주기만 하면 끝. 기름에 튀겼던 것을 냉동한 거라서 다시 기름에 튀기면 너무 느끼할 수 있는데 오븐에 구우면 적당히 바삭하면서 덜 느끼하다.
떡볶이는 거들뿐
밀 키트로 준비한 떡볶이는 냄비에 넣고 휘리릭 끓여 낸다. 떡이 말랑말랑해졌을 때, 대파를 손가락 두 마디 크기로 썰어서 듬뿍 넣는다. 그리고 그릇에 담아 통깨를 뿌린다.
떡볶이를 먹기 전에 튀김부터 하나 먹어 본다. '겉바속촉'이 뭔지 알게 해 주는 식감이다.
이럴 땐 남편이랑 취향이 달라서 좋다. 서로 눈치 볼 필요 없이 각자 좋아하는 걸 먹을 수 있으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