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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집밥기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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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IHYE Dec 25. 2021

군대리아를 아시나요?


햄버거를 좋아하는 남편

남편은 혼자 밥을 먹게 될 때나, 회사일이 많아 고칼로리가 당길 때면 항상 햄버거를 먹는다. 그리고 가끔씩 나에겐 생소한 '군대리아' 이야기를 하곤 했다. 그런데 듣고 보면 조금 이상했다. 햄버거에 딸기잼이 들어간다니?! 도대체 무슨 맛일까 궁금했다.


호기심 발동

내가 듣기에는 아무래도 조합이 이상한데 맛이 있다고 하니, 게다가 가끔씩 그 맛이 그립다고 하니 만들지 않을 수 없었다. 남편이 일러준 레시피대로 재료를 준비했다. 양배추 샐러드에, 패티에, 햄버거 번, 치즈, 그리고 문제의 딸기잼. 곁들여먹을 수프까지. (수프는 모두 아는 대기업의 그 수프이다.)




DIY 햄버거

양배추와 당근은 잘게 썰어서 마요네즈, 허니머스터드를 넣고 버무렸다. 그리고 패티는 중불에서 천천히 구워서 스테이크 소스를 살짝 뿌렸다. 자, 이제 재료는 모두 준비되었으니 만들기만 하면 된다.

햄버거 번을 손바닥에 올려놓고 치즈를 깔고, 패티를 얹고, 샐러드를 올린다. 그리고 뚜껑 번에 딸기잼을 발라 덮어준다.

햄버거를 만드는 내내 남편의 얼굴이 신남으로 덮여 있었다. 옛 추억의 소환에 들뜬 모습이 아이 같았다.




군대리아 완성

일단 비주얼은 프랜차이즈 햄버거보다는 예쁘지 않았지만 한입 먹어보니 나쁘지 않았다. 딸기잼은 왜 들어가나 했는데 웬걸, 달달하니 맛이 있었다. 그런데 군대리아의 부작용이 있었다. 햄버거를 먹는 내내 군대 얘기를 하는 남편. 그래도 이 날만큼은 더 공감해 줘야지 싶었다. 꽃다운 청년 시절의 한 페이지를 군대에서 보냈으니  말이다.



내가 옆에 없던 그 시절의 이야기들이 신기하고 재미있었다. 그리고 참 한결같은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물론 좋은 의미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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