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집밥기행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JIHYE Dec 27. 2021

이젠 없어서 못 먹는 생선가스

학교 다니던 시절을 생각해보면 역시 제일 기다리던 건 점심시간이었다. 4교시 수업 때는 조금이라도 수업을 일찍 끝내주는 선생님이 그렇게 좋을 수가 없었다. 수업 끝나자마자 누구랄 것도 없이 교실 뒤로 달려 나갔다.


급식 메뉴 중에서도 '생선가스'는 자주 등장하는 메뉴였다. 그 당시에 나는 어떤 입맛을 가지고 있었길래 생선가스를 싫어했을까. 아무래도 생선보다는 고기가 좋을 나이였던 것 같다. 생선가스가 나오면 마지못해 먹거나 아예 받지 않는 날도 있었다. 지금 생각해 보면 이해가 가지 않지만.


세월이 흘러 사회인이 된 나는 구내식당에서 생선가스 나오면 왠지 반갑다. 옛날에 급식 먹던 시절이 생각난다. 생선가스 위에 타르타르소스를 듬뿍 얹어서 한 입 베어 물면 바삭한 식감과 함께 고소한 생선 맛이 입안에 감돈다.


갓 튀겨서 먹으면 더 맛있을 것 같아서 집에서도 도전해 봤다. 대구살에 소금과 후추로 밑간을 하고 밀가루, 달걀물, 빵가루를 준비한다.



밀가루-달걀물-빵가루 순으로 묻혀서 기름에 튀겨 낸다.



튀김용 냄비를 사용하면 한결 편하다. 식용유를 넉넉히 넣고 표면이 노릇노릇해지면 건져서 튀김 망 위에 올려놓는다. 바로 그릇에 놓으면 기름기가 빠지지 않아 금방 눅눅해질 수 있다.

튀김은 남은 기름 처리 때문에 꺼려하는 사람들이 많은 것 같다. 나 같은 경우는 남은 기름은 버리지 않고 오일 포트로 정제해서 다시 재사용하고 있다. 튀김 할 때 식용유가 많이 들어가는데 그때마다 쓰고 버린다면 너무 아까울 것 같다.



튀김에 잘 어울리는 양배추도 채 썰어서 내었다. 아삭아삭한 식감이 생선가스의 느끼함을 잡아 준다.



이제 와서 생각해 보니 왜 그렇게 급식에 자주 나왔는지 알 것 같다. 생선가스는 간단한 조리법으로 밥상에서 그럴싸한 메인 메뉴 역할을 한다.


집밥에서는 듬직한 메인 메뉴 하나만 있으면 김치와 밑반찬 몇 개만 내어도 훌륭한 한 끼 밥상이 된다.

매거진의 이전글 군대리아를 아시나요?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