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찬이 없는 날이면 덮밥 요리를 하게 되는데 그중에서도 가장 간편하게 요리할 수 있는 게 카레라이스가 아닐까싶다. 꼭 채소를 많이 넣지 않아도 된다. 카레 루를 풀어서 끓이기만 하고 갓 지은 쌀밥 위에 붓고, 그 위에 돈가스나 소시지 하나만 올려줘도 훌륭하다.
하지만 그보다 더 풍성하게 먹고 싶다면, 카레소스에도 채소를 듬뿍 넣고, 또 그 위에 좋아하는 토핑을 올려 주면 된다. 달군 냄비에 식용유와 양파, 당근, 감자를 넣고 양파가 투명해질 때까지 볶다가 물을 넣어 팔팔 끓인다. 물이 끓으면 카레 루를 넣고 잘 녹을 때까지 저어준다.
보글보글 기포가 올라오면서 맛있는 냄새가 온 집안을 감싸면 일본에서 유학하던 시절이 떠오른다. 초봄에 차가운 공기가 흐르는 방에서 친구와 함께 호호 불며 먹었던 카레라이스의 추억이 있다. 그때도 간편하면서, 제법 집밥 분위기가 났기 때문에 자주 만들어 먹었던 것 같다.
다시 요리로 돌아와서, 카레가 잘 익어(?) 가는 동안 토핑으로 올릴 브로콜리, 방울토마토, 소시지를 버터와 함께 굽는다. 채소는 생으로 먹어도 맛있지만 구우면 풍미가 더 좋아지는 것 같다.
따뜻한 흰쌀밥 한쪽에 카레소스를 붓고 토핑을 예쁘게 올려 준다.
그리고 어느 날은 카레 소스를 양송이버섯과 양파만 넣고 만든 다음, 함박 카츠와 함께 내었다. 토핑이 화려할수록 카레 소스에 들어가는 채소의 양을 줄여보는 것도 좋다.
파스타 접시 중앙에 밥을 길게 모양을 잡아서 넣고, 왼편에는 카레 소스를, 오른편에는 함박 카츠를 플레이팅했다. 쉽게 만들 수 있으면서 손님이 있는 자리에 내어도 손색이 없을 것 같다.
어릴 적, 카레라이스는 엄마보다 아빠가 해 주신 게 더 맛있었던 기억이 난다. 투박하게 썰은 감자와 양파, 돼지고기가 듬뿍 들어간 아빠만의 레시피로 만든 카레라이스. 마치 우리에 대한 사랑을 재료를 아낌없이 넣은 카레라이스로 표현하시는 것 같았다.
우리 딸에겐
카레라이스가 어떤 음식으로 기억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