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직히 살 빼려고 운동하는 거예요
시커먼 속내를 드러내기 위해 글을 씁니다
나의 운동 경력은 참 오래됐다. 열아홉 살부터 규칙적인 운동을 했다. 운동을 쉰 적은 있지만, 멈춘 적은 한 번도 없다. 종목은 다양했다. 걷기, 달리기, 센터에서 하는 여러 가지 운동들. 이를테면 테니스, 크로스핏, 암벽등반 같은. 참 다양하게도 깔짝댔다.
아직도 나는 운동을 한다. 무엇이 되었든 늘 하고 있다. 그렇지만 사실 부끄러워서 말은 잘 못한다. 달리기를 좋아하시나 봐요. 구기 종목은 관심이 없으세요? 얼레벌레 넘어가지만, 솔직히 말하자면 그냥 내가 하는 운동의 온전한 목적이 '운동'이었던 적은 한 번도 없었다. 처음 러닝머신에 발을 디뎠을 때에도, 짧고 굵고, 힘들고 땀이 많이 나는 운동을 찾아 계속해서 강도를 높일 때에도 나의 목적은 단 한 가지였다. 체중 감량.
그렇다, 난 그냥 살 빼려고 운동하는 거다. 아주 시커먼 속이지. 그래서 나는 사실 운동에 대해서는 스페셜리스트이기보다는 제너럴리스트에 속한다. 잘하는 운동은 하나도 없지만, 그냥 마치 숨 쉬듯 어떤 운동이든 하고 있다. 솔직히 부끄럽기도 하다. 운동 경력은 긴데, 내가 이걸 특기로 내세울 수 있을까?라고 묻는다면 좀 움츠러들게 되니까.
운동을 좋아하세요?라는 질문에 나는 망설이게 된다. 운동을 좋아... 하나? 잘 모르겠다. 그렇지만 그냥 하고 있다. 마치 숨 쉬듯이. 좋아하는 운동은 없지만, 꾸준히 하는 운동은 있다. 달리기, 계단 오르기, 간단한 홈 피트니스. 잘하는 운동은 있으세요? 잘하는 운동은 없지만 자랑거리 하나는 있어요. 저는 심폐지구력이 좋답니다. 꾸준한 유산소 덕분에 체력은 나쁘지 않은 편이다(육아에 쓰이는 체력은 논외로 한다).
어딘가에 나의 운동사를 진득하게 털어놓은 적이 없다. 나의 운동 역사는 너무나도 작위적이고 목적이 분명했기 때문이다. 달리기를 좋아하지만 족저근막염으로 10km를 넘는 장거리 마라톤은 '극혐'하고, 무산소 운동이 좋은 건 알지만 헬스장을 싫어해 어떻게든 홈트로 메꿔보려고 노력한다. 누군가와 어울리는 운동은 힘들었고, 돈이 드는 운동은 비용이 아까웠다. 그 결과 지금의 내 모습에 이른 것 같다.
이 글은 근 15년간 지속해 온 '어떻게든 살 빼기 위해 해온 운동들'에 대한 잡담을 위해 시작한다. 평생 하겠다고 다짐한 운동들, 일주일, 또는 한 달만에 그만둔 운동들, 꾸준히 하고 싶었지만 상황이 여의치 않아 어쩔 수 없이 종목 교체가 필요했던 운동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하루 한 시간이 못 되는 시간을 어떻게든 운동에 꽂아 넣기 위해 고군분투한 나의 이야기를 써보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