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동을 고르는 기준에 대하여
주의: 잘할 수 있는 운동을 고르는 것이 아닙니다.
우선 글을 쓰기 앞서 미리 일러두자면, 나의 이야기는 '운동을 잘하기 위한' 것이 아님을 다시금 밝힌다. 나는 오로지 '다이어트'를 위해서만 운동을 했으며, 그 외의 모든 것들은 다 논외였다. 그러므로 운동으로 인해 사회성이 발달되었나요? 또는 그 운동을 가르칠 수 있을 정도의 능력이 생기셨나요? 등의 질문은 모두 사양하겠다. 왜냐하면 대답은 모두 '아니오'니까.
여러 가지 운동을 전전하면서, 내가 중요하게 생각해 온 몇 가지 기준이 있다. 이 기준들은 내가 그 당시 빠져 있던 종목에 따라 약간의 어레인지가 있긴 했지만, 나의 운동 인생을 평행선으로 놓고 보았을 때 몇 번의 튐이 있었을지언정 거의 변하지 않았던 기준이다.
첫 번째, 돈이 많이 들지 않을 것. 아무리 좋은 운동이어도, 그 돈이 꾸준히 빠져나가는 것에 대해서는 약간의 거부감이 있다(물론 아닌 사람도 있을 것이다). 투자의 목적으로써 꾸준히 지출하는 이들도 물론 있겠지만, 나에게는 아니었다. 살아가면서 몇 가지를 포기해야 할 다양한 상황이 생기는데, 경제적인 면에서 운동을 앞줄에 놓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렇기 위해서는 금전적인 요소에서 걸림돌이 없는 운동이어야 했다.
두 번째, 주변 환경에 휩쓸리지 않을 것. 주변 환경이라 함은, 말 그대로 사람과 날씨 등 모든 외부적 요소를 의미한다.
운동을 오랫동안 할 수 있었던 이유 중의 하나로 스스로가 가진 꾸준함을 장점으로 꼽는다. 변덕스럽게 운동을 갈아치우긴 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매일매일 어떤 운동이든 할 수 있었던 것은, 나의 운동에 구애받는 단 하나의 기준은 바로 나였기 때문이다. 사람에 따라 운동 메이트가 있으면 좋다는 이야기를 하곤 한다. 나 역시 그 점은 동의한다. 그렇다면 당신은 함께 하는 운동 메이트가 있나요? 답은 '아니오'다. 그 이유는, 상대방에 따라 나의 미천한 운동 역량과 시간이 좌우되는 것이 싫었기 때문이다. 함께 운동하기로 한 동료가 약간 운동하기 싫은 내색을 보일 때, 또는 나 스스로가 운동이 좀 하기 싫을 때, 혼자만의 감정이었으면 금세 사라졌을 그 심리가 상호 간에 의해 강해지는 것을 느낀 적이 있었을 것이다. 나 역시도 그런 일들을 많이 겪었다. 그래서 만들어낸 나의 해결책은, 무조건 혼자만이 집중할 수 있는 운동 시간은 디폴트로 만들어 놓고, 그 이후의 시간에 타인과 운동할 수 있는 여유를 만들어 놓는 것이 좋다는 것이다. 말도 안 돼, 운동할 짬이 얼마나 만들어진다고 그럴 여유가 있나요? 그래서 나는 혼자 운동한다... 그게 사실이다.
환경 요소의 경우에는 상황이 좀 애매하다. 모든 이들이 실내 운동을 즐기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그래서 야외 달리기나 라이딩을 즐기는 사람들, 또는 스키나 보드 같은 계절 운동을 즐기는 사람들의 경우에는 계절 또는 날씨가 따라 주는 시기에 집중해서 운동하고, 상황에 따라 '운동 비수기'를 갖는 사람들도 있다고 한다. 실제로 나도 야외 운동에 푹 빠져 있을 때, 비가 올 땐 헬스장에서 러닝머신을 뛰기도 했다. 하지만 결국 나에게 '비가 오나 눈이 오나'라는 말은 없었다. 비가 오면 비가 와서 스트레스를 받았고, 눈이 오면 눈이 와서 스트레스를 받았다. 그래서 결국 세월이 흘러 실내 운동에 정착했나 보다. 그래도 날씨에 구애받는 것은 조금의 유연성을 가질 수 있는 정도여서, 지금은 평일에는 실내 운동을 하다가, 주말에 여유가 되면 야외 운동을 하는 정도의 융통성은 가질 수 있게 되었다.
세 번째, 시간과 장소에 구애받지 않을 것. 두 번째의 '주변 환경'과 겹치는 점이 아닌가 하겠지만, 그러한 장애적 요소가 아닌 말 그대로 주거지(여행, 이사 등)가 변해도 지속할 수 있는가 하는 점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운동이 최대한 단순해야 했다. 그래서 개인적으로 달리기 또는 걷기, 자전거 라이딩 등을 좋아했다. 여행을 가게 되면 주변에 뛸 만한 곳을 미리 검색하기도 하고, 호텔에 묵으면 그곳의 헬스장을 이용하기도 했다. 뚜벅이였기에 지역을 옮겨 라이딩을 하는 데는 제약이 있었지만, 이동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자전거도 참 매력적인 운동이었다.
마지막으로 내가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점은, 내가 이 운동을 평생 할 수 있을까?라는 것이다. 취미로서의 운동과 백 년 인생의 운동은 다르다고 생각한다. 내가 기분이 좋을 때, 또는 마음 맞는 이가 있을 때 하는 운동, 그리고 언제든지 내 의지만 존재한다면 시작할 수 있는 운동. 그 두 가지는 성격이 너무나 다르고, 내가 우선시하는 것은 후자였다. 나의 주목적은 다이어트였으니까. 그것을 깨닫게 되기까지 참 많은 운동을 거쳐 왔고, 언젠가 나에게 조금의 시간과 정신적 여유가 생기면 꼭 취미로서의 운동을 하나 더 갖고 싶다.
결론적으로, 내가 가장 중요시한 것은 마치 호흡하듯 자연스레 스며들 수 있는 운동 루틴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