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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delius Jun 19. 2015

도쿄 미술관 여행  - 4. 도쿄예술대학대학미술관

국립서양미술관을 중심으로 놓고 보면 바로 옆에 국립과학박물관, 그 옆에 건너서는 도쿄국립박물관이 있고 마주 보는 쪽으로 도쿄도미술관이 있습니다. 국립박물관에서 좀 더 가면 구로다기념관이 나오고 바로 이어서 도쿄예술대학대학미술관(이하 도쿄예술대학미술관)과 국제어린이도서관(이곳에서도 전시회가~)을 볼 수 있습니다. 모두 다 걸어서 5~10분 내 거리에 있어서 어느 곳을 택해도 쉽게 갈 수 있습니다. 과학박물관은 제외하고, 다른 곳 중 어디를 갈까 고민했는데, 도쿄국립박물관은 당시 특별전으로 사람이 많기도 했고 다시 한 번 보고 싶었던 호류지보물관도 내년 3월까지는 휴관이어서, 도쿄도미술관은 대영박물관전이 하고 있어서 구로다기념관과 도쿄예술대학미술관으로 발길을 옮겼습니다.


구로다기념관


구로다기념관은 도쿄국립박물관과 도쿄예술대학의 사이에 위치해 있는데 도쿄국립박물관 부속 기념관입니다. 일본 근대 서양화의 아버지로 불리는 구로다 세이키[黑田淸輝](1866-1924)를 기념하는 미술관으로 유족이 기증한 그의 작품을 전시하고 있습니다. 나중에 알아보니  2012년부터 내진 보강을 위한 휴관에 들어갔다가 올해 1월 재개관을 했더군요. 대표작이 우표로도 나왔을 정도로 일본에서는 유명한 화가로 프랑스 유학 시절의 외광파 영향을 일본 화단에 도입했다고 하는데 그래서 그런지 어떤 작품은 일본 화가의 작품이라고 느껴지지 않더군요. 당시 사용하던 이젤이나 자료, 비디오 등도 상영되고 있었는데 규모가 크지 않고 1층에 카페도 있어서 다른 미술관, 박물관 가는 중에 들르셔도 좋을 만합니다. 입장료는 무료~


도쿄예술대학미술관


도쿄예술대학은 음대와 미대로 구성되어 음대 쪽에는 음악당이 있고 미대 쪽에는 미술관이 있습니다. 실제 미대와 음대는 떨어져 있어서 제가 갔을 때 미술관 앞에서 음대를 찾아 길을 묻는 분도 있었습니다. ^^


제가 갔을 때는 도쿄예술대학 교수였던 분의 회고전과 핀란드 화가인 헬레네 스키예르벡(Helene Schjerfbeck, 1862~1946) 전시회가 열리고 있었습니다. 저는 스키예르벡 전시만 보고 왔는데요, 미술관의 본관과 별관이 나눠져 있더군요. 아래는 스키예르벡 전시 포스터와 미술관 본관 전경입니다.


본관은 둥그런 큰 기둥에 네모난 박스가 올려져 있는 4층 건물로 1층에서 티켓을 사서 엘리베이터를 타고 전시장이 있는 3층에서 전시회를 보고 2층의 레스토랑과 아트숍을 지나서 1층으로 내려오는 구조였습니다. 미술관의 자체 소장품도 있는 것 같긴 했는데 실제로 계속 특별 기획전을 하는 것 같더군요. 아래 오른쪽 사진에 보이는 중간 유리창 부분이 3층 비디오 상영실로 스키예르벡 관련 영상물을 상영하고 있었습니다.


스키예르벡은 저는 처음 듣고 보는 화가였지만 인스타그램에 올린 전시회 사진을 보고 좋아하는 화가라고 덧글 달아주신 분도 있는 것을 보면 아시는 분은 많이들 알고 계신 화가이신 것 같더군요. 도록이나 홈페이지를 보면 핀란드의 국민작가라던가 국보급 그림 같은 표현이 눈에 띄어서 위상을 짐작할 수 있었습니다.


초기작부터 말기 작품까지 화가의 전생애를 아우르는 주요 작품을 전시하고 있었는데 아무런 배경 없이 작품을 보아도 정말 깊이 있고 매력을 느낄  수밖에 없는 작품들로 가득해서 보는 내내 행복한 기분이 들었습니다. 물론 작품은 후기로 가면서 좀 우울한 느낌이 들기는 했지만요. 확실히 초기작만 봐도 이 사람은 정말 그림을 잘 그리는 구나~ 하는 생각이 절로 들 정도로 말 그대로 잘 그린 작품이 많았고(연습용으로 그린 홀바인이나 벨라스케스 작품의 카피본들도 전시품 중 있었습니다.) 중기 이후로 가면서 깊이감이 느껴지는 작품이 많았습니다.


전람회는 크게 5장으로 구성되었는데 (앞선 마그리트전도 5장~) 1장은 초기 작품과 파리 유학시절, 2장은 다시 헬싱키로 돌아와서 프랑스에서 받은 영향이 작품에 드러난 시기, 3장은 초상화와 자화상으로 구성, 4장은 초기작을 다시 해석한 재해석과 엘  그레코로부터 받은 영향을 드러낸 시기, 마지막으로 5장은 임종을 맞이한 요양호텔에서 그린 정물화와 자화상이 전시되어 있었습니다.


다른 국립미술관에 비해서 도쿄예술대학미술관은 전시 공간이 아주 큰 편은 아니었지만 90점 가까운 작품을 전시하기에 부족함은 없었습니다. 사진이나 드로잉 없이 모두 유화작품만 있어서 알찬 전시라는 느낌도 들었구요.


아래는 이번 전시에 전시되었던 작품을 핀란드국립미술관 온라인 전시 사이트에서 찾아본 것인데요 실제 보면 훨씬 더 따뜻하고 서늘한 느낌을 받으실 수 있습니다.

Wounded Warrior in the Snow (1880)
A Boy Feeding his Little Sister (1881)
Self-Portrait (1884-1885)
The Convalescent (1888)
The Seamstress (The Working Woman) (1905)
Self-Portrait, Black Background (1915)
Shadow on the Wall II (1928)


미술관 구경을 마치고 잠깐 미술대학 주변을 둘러보았습니다. 건물 주위는 정원처럼 꾸며져 있고 여기 저기 많은 조각 작품도 있어서 예술대학이라는 것이 잘 드러납니다. 아래 사진은 미술관 뒤쪽에 있는 예술대학 작업 공간과 그곳에 붙어 있던 재미있는 경고 포스터입니다. 불법투기는 범죄라고 경고하면서도 결국 쓰레기를 줍는 학생 표정에 근심이 가득해 보여서 찰칵 ^^


아래는 2008년 갔었을 때 계단 위 작업공간에서 찍었던 사진입니다. 전시를 위해서 잠깐 보관해 둔다는 쪽지도 붙어 있었습니다. 이번에는 작업공간에 아무런 작품이 없더군요 ^^


참고로 스키예르벡전은 8월~10월은 미야기현미술관, 10월~2016년 1월에는 히로시마의 오쿠다겐소사유메미술관에서, 2016년 1월~3월에는 가나가와현립근대미술관에서 계속 전시가 이어진다고 하니 혹시 관심이 있으신 분은 참고 부탁드립니다.


앞서 국립서양미술관 글에서 소개드린 우에노가 있는 타이토구에서 만든 관광 안내 사이트에서 동경예술대학을 찾아서라는 한글 콘텐츠도 제공 중이라 추천드립니다.


5번째 미술관은 도쿄국립근대미술관입니다.

( 도쿄 미술관 여행: 다섯 -도쿄국립근대미술관 https://brunch.co.kr/@delius/21 )


 

p.s. 이번 전시회에는 드로잉은 없었는데 핀란드국립미술관 사이트에는 매우 많은 스키예르벡의 스케치 작품을 볼 수 있습니다. 아래는 10살~12살 때 그린 고양이와 토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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