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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델타호텔 Nov 22. 2023

보도자료? 기자가 쓰는 게 아니라고?

고스트 라이터의 삶

홍보의 꽃말은 제안서라고 하지만 그렇다면 홍보의 꽃은?


홍보의 꽃은 '언론 홍보'가 아닐까. 내 마음대로 정해 본다. 


언론홍보란 보통 '보도자료'나 '기획자료'를 써서 기자에게 피칭하는 것을 말한다. 

'보도자료'는 흔히 보게 되는 '00 기업이 상장을 했다.', '00 기업이 신제품을 출시했다.' 같은 내용을 담고 있고, '기획자료'는 '다가오는 가을, 뭐 신지? 올가을 유행 슈즈'나 '새롭게 뜨는 마케팅, 게이미피케이션'처럼 주제를 담아 몰래 기업을 엮는 기사다. 광고성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기업의 다양한 정보를 소비자에게 알리는 역할을 하고 있다. (물론 너무 광고처럼 쓰면 "이거 광고네"라는 댓글이 달리기도 한다.)


이렇게 보도자료를 쓰고 나면 기자에게 말 그대로 뿌린다. 보도자료를 받은 기자들은 보도자료를 기사화한다. 이렇게 내가 쓴 글은 다른 기자의 바이라인을 달고 기사가 된다. 


매일 수많은 기업에서 보도자료를 뿌리고 그중 기사화가 잘 되는 보도자료는 정해져 있기에, 보도자료는 아주 신중히 써야 한다. 


흔히 말하는 '야마'를 잡아서, '섹시하게'. 




이 밖에도 고스트라이터처럼 느껴지는 일들은 다양하다. 


기업 대표의 축사나 인사말을 대신 쓰기도 하고, 때로는 홈페이지에 올라갈 글을 윤문하기도 한다. 매장에 들어갈 안내판 글을 써보기도 했다. 


때로는 이럴 거면 작가를 하지, 싶기도 하겠지만 나는 이런 일들을 참 좋아했다. 


내가 언제 기업 대표의 입으로 나가는 말을 적어보겠는가. 기사도 마찬가지다. 기업을 대표하는 소개글이나 다름없기 때문에 언제나 고객사에 다닌다는 마음으로 작성하는 것이다. 



여기서 잠깐, 오해가 없어야 한다. 

그렇다면 기자는 보도자료를 받아 쓰기만 하는 사람인가? 


아니다. 기자는 받은 보도자료 중에 필요한 내용을 골라서 쓰기도 하고, 덧붙이기도 하며, 보도자료 외에도 수많은 사건 사고를 취재하고 기사를 쓴다는 점을 알아둬야 한다. 


보도자료는 기사의 '자료'에 불과하다. 




처음에는 보도자료가 쓰기 쉽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기획기사가 더 재미있어진다.


기획기사는 무언가를 만들어내는 것인데, 쉽게는 내가 A회사를 홍보한다고 하면 경쟁사인 B회사와 C회사의 제품을 엮어서 트렌드 기사로 묶어내는 방법이 있다. 


하지만 제대로 쓰려면 A회사만 돋보이는 자료를 작성해야 한다. 


이럴 때 트렌드를 찾아내고, 그 트렌드에 A회사가 편승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예를 들면 한창 화제가 됐던 ESG나, MZ세대 등이 그렇다. (물론 너무 많으니까 기자들이 지겨워하더라.)


트렌드가 없다면 만들어내는 것도 방법이다. 

어렵긴 하지만 A회사가 하는 활동이 요새 트렌드인 것처럼 만들어버리는 것이다. 


이렇게 기획을 짜고 나면 굉장히 뿌듯하다. 콘텐츠를 만들어낸다는 측면에서는 디지털 PR과도 결이 비슷하다. 


언론 홍보를 하고 싶다면 글쓰기 능력과 커뮤니케이션 능력이 필요하지만, 기획력도 필요하다. 


내가 짜낸 아이디어가 여러 매체의 지면에 박제되는 그날을 위해, 우리 모두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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