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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방구석 지식in Feb 08. 2023

브런치 수상 탈락은 시작이다

꺾이지 않는 출판의 마음


래퍼 도끼가 두루마리 휴지에 가사를 쓴 것처럼,
독기로 풀어낸 첫 번째 믹스테이프.



중요한 것은 꺾이지 않는 마음. 별들의 전쟁, 2022년 리그오브 레전드 월드 챔피언십에 참가한 DRX 경기 이야기입니다. 창단 이래 리그 중하위권을 맴돌던 그저 그런 팀. 대기실에서 컵라면을 먹던 선수들. 들쭉날쭉한 실력에 슬럼프는 덤이었습니다. 간간히 이름만 비추던 팀이 기적의 레이스를 선보입니다. 선발전부터 KT 롤스터를 만나며 난관에 부딪혔는데, 당해 신인왕 선수부터 에이스까지 즐비한 팀을 상대로 접전 끝에 승리합니다. 기적의 반등을 보이며 통곡의 벽을 넘어섰습니다. 이후 본선부터는 메가폰을 잡은 DRX '데프트'의 영화 같은 이야기가 시작됩니다.


8강에서 디펜딩 챔피언을 상대로 2개 세트를 먼저 내주었으나, 묻고 더블로 갑니다. 3세트를 내리 이기며 끝판 역전승을 시전 합니다. 지지 않기 위해, 부끄럽지 않은 오늘을 위해 마운드를 오르는 선수들의 표정은 사뭇 진지했습니다. 4강부터는 그들만의 신화를 써 내려갑니다. 우승후보 1순위를 잡아내더니 마지막은 최종보스 '페이커'를 이기는 쾌거를 달성합니다. 롤드컵 주제가사 "Don't ever say it's over if I'm breathing (아직 내가 살아 숨 쉬고 있는 한 절대 끝났다 말하지 마)"와도 비슷했죠. 비록 오늘 지긴 했지만 마음이 무너지지 않으면 충분히 이길 수 있습니다. 어금니 꽉 깨물어야 합니다.



■ 한 달 치 월급을 태워...꺾이지 않는 마음


브런치 수상의 길은 멀고도 험했습니다. 예상보다 일주일 먼저 브런치 수상자가 발표됐지만 헛물을 켰습니다. 김칫국을 마시고 있던 제 자신이 초라해지더군요. 그래도 괜찮습니다. 맨땅에 헤딩 하고 낙수물이 바위를 부수듯 신발끈을 동여맸습니다. 가지 않는 길을 가기란 말처럼 쉽지 않았습니다. 출판을 위해 9급 공무원 한 달 치 월급을 태웠습니다. 200만 원 남짓. 얇아진 지갑만큼 열정을 불 질렀습니다. 코로나 고용한파와 끝 모르게 물가가 치솟지만, 파이팅 하나로 얼어붙은 심장을 녹였습니다. 마치 림보처럼 허리가 꺾였지만 애초에 포기는 없습니다. 꺾이지 않는 출판의 마음입니다.


두 달 뒤면 '노량진에서 꽃핀 연화'가 출간되는데, 주변에서 도움도 받았습니다. 친한 언론사 기자형들이 추천사를 써주기로 하면서 KBS, MBC, MBN, 연합뉴스TV, 문화일보 기자들의 짧은 글이 책 뒤에 실립니다. 더 좋은 내용이면 제가 직접 써서 줄생각도 있습니다. 특히 래퍼 도끼의 내용이 그렇죠. 배울 것이 많습니다. 새로 태어나려면 하나의 세상을 깨야 한다는 데미안의 이야기처럼 래퍼 도끼도 독기로 가득 찼습니다. 올블랙에서 일리네이어로 진화하며 이제는 미국에서 뿌리내리고 있습니다. '너희가 힙합을 아느냐' 한류버전으로요. 도끼의 파이팅을 응원합니다.  



■ 탈락은 시작이다...계묘년 프로젝트 박차


브런치 수상 탈락은 곧 새로운 시작이었습니다. 한 달 뒤면 공무원 예술대전 공모전도 시작하는데, 벌써부터 기대됩니다. 전현직 공무원들이 참가할 수 있는데, 수필이나 감상평 글을 써내면 그에 맞게 수상이 이뤄집니다. 대통령상을 받게 되면 상금이 300만 원 정도 되는데, 못할 것 없다고 생각합니다. 중요한 것은 꺾이지 않는 마음이겠죠. 마음이 무너지지 않으면 가능성은 언제나 열려있습니다. 이뿐만이 아닙니다. 조만간 브런치 1000명 구독자 돌파, '노량진에서 꽃핀 연화' 자서전 출간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이후에는 경기도 인재개발원과 서울시 인재개발원에 강사 등록을 한 뒤 강의도 계획하고 있습니다.


대학교 때 홍보대사 경험과 종합편성채널 언론사 기자경력 4년, 00 시청 홍보실에서 보도자료를 쓰는 경력을 기반으로 기획기사 강의를 생각하고 있습니다. 지자체는 중앙정부의 축소판이죠. 시민들을 위한 정책과 변하는 사항들을 적재적소에 알려야 하는데 막상 지자체에서는 홍보 전문인력이 부족합니다. 공무원들의 언어인 행정 전문가들은 많지만 공무원의 언어를 시민의 눈높이로 쉽게 풀어줄 홍보인들이 필요한 실정입니다. 때문에 가장 공무원스럽지 않은 제가 적임자 같습니다. 펜대 꽤나 돌렸던 경험들도 앞으로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지금 하던 대로 꾸준히 열정 국밥을 먹겠습니다.


오늘 같은 날은 소주 한잔 해야 할 듯합니다. 제가 좋아하는 술안주가 새꼬시입니다. 뼈째 씹어먹습니다. 중요한 것은 꺾지 않고 마시는 마음. 중꺾마를 위하여.




<작가가 궁금하면>

[브런치북] 노량진에서 꽃핀 연화 (brunc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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