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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방구석 지식in Feb 26. 2023

열등감으로 스타가 된 이영지

본인의 인생을 바꾸는 용기


Money, 그게 아빠를 떠나게 만들었다면,
돈 벌어 놓을 테니 반갑게 달려와.

- 고등래퍼 시즌3 中 -



혜성처럼 등장한 초신성. 둔탁한 비트에 맞춘 묵직한 힙합이 느껴집니다. 나이에 어울리지 않는 철학적인 가사들로 무대를 찢은 이영지. 래퍼 비기의 환생이었죠. 맷집이 실린 음악을 듣다가 저는 고막이 찢어졌습니다. 만화책을 찢고 나온 사기 캐릭터에 힙합신이 들썩 거렸습니다. 고등래퍼와 쇼미더머니까지 우승한 이영지는 이후 대한민국 예능까지 접수합니다. 나영석 PD의 뮤즈로 손꼽히며 tvN 예능프로에서 일당백을 하며, 유재석이 최초로 인정한 '유'라인이기도 했습니다. 현재는 구독자 90만 명의 유튜브를 운영하며 예능 치트키, 힙합 신동, 기부 천사로 곳곳을 누비고 있습니다.


'세상을 바꾸는 시간'에 출연한 이영지는 자신의 열등감을 털어놨습니다. 자신은 누구보다 열등감이 많았고 그래서 누구보다 불쌍하게 자신을 여겼다고 말했습니다. 시궁창 같은 현실에도 열등감을 긍정적으로 승화시키려 노력했다고 덧붙였습니다. 그런 노력들이 하나둘씩 모여 오늘의 자신이 됐다고 강조했습니다. 고등래퍼 가사도 처음에는 충격이었습니다. 1학년이 감당하기에는 큰 그릇이었으니까요. 집 나간 아버지도 기특한 딸을 보고 되돌아왔다고 합니다. 저보다 20살 가까이 어린 친구에게 고개가 숙여질 줄 몰랐습니다. 제 마음속에 어차피 우승은 이영지였습니다.



■ '인생은 아름다워'...본인의 인생을 바꿀 용기


우린 학교라는 문턱 그것을 넘어서면서부터 1등에서 꼴찌 그 사이를 이리저리 끌려다니며 순위의 족쇄를 찬 노예. 하지만 모두 다 똑같애. 이 세상은 따뜻한 삶의 커피를 기다리는 카페로 시작되는 힙합이 있습니다. 리쌍의 '인생은 아름다워'입니다. 어느덧 발매한 지 20년이 가까워지는 노래. 제가 힙합에 입문하게 된 첫 단추였습니다. 대학교 1학년때 친구의 권유로 듣게 됐는데, 힘들 때마다 듣는 18번 애창곡입니다. 옛 친구만큼이나 서랍 한편에 놓인 양주처럼 시간이 흘렀습니다. 대학생 때 학교 수업 몰래 빠지고 친구들끼리 노래방에서 불렀던 힙합, 가방 속에 숨긴 새우깡과 참이슬은 덤이었습니다.


열등감 하나로 본인의 인생을 바꾼 래퍼가 또 있습니다. 리쌍의 개리입니다. 음악의 3요소로 Feel, Soul 그리고 My life를 강조한 '예술가'. 돈 없고 배고팠지만 그럴 때에도 음식점 간판들을 보며 가사를 지었던 '거리의 시인'이기도 했습니다. 쓰라리고 부끄러운 본인의 과거를 담담하게 힙합 가사로 녹여냈습니다. 중학교 때 반장을 때려 어머니가 무릎 꿇고 울었던 기억부터 여자는 알았지만 사랑은 잘 몰랐던 경험들이 그렇습니다. 구구절절한 경험들로 그 어떤 래퍼들보다 묵직함이 있습니다. 인생은 차가워진 안주, 이미 끝나버린 연주라지만, 열등감을 마주한 우리네 인생은 아름다울 것이라 믿습니다.



■ 글쓰기로 열등감 극복...유튜브 도장 깨기


래퍼가 가사를 쓰듯, 저 역시 글쓰기로 열등감을 극복했습니다. 일주일에 1~2편씩 써 내려간 글들이 어느덧 한 권의 책이 됐습니다. 반년만에 브런치 구독자도 1천 명을 돌파했지만, 항상 초심을 유지하겠습니다. 앞에 있는 숫자 1을 지우고 새로운 마음으로 시작하고자 합니다. 배고픔과 간절함으로 써 내려간 래퍼의 가사처럼 글쓰기를 계속하겠습니다. 가장 직설적이고 솔직한 언어답게 제 글쓰기의 뿌리도 힙합입니다. 한줄한줄에서 힘이 느껴지는 이유도 같은 맥락입니다. 고등래퍼 이영지처럼, 리쌍의 개리처럼 앞으로도 소구력 있는 글들을 쓰고 싶습니다.  


열등감을 온전히 받아들이고 감사하게 생각하니 인생도 바뀌고 있습니다. 며칠 전에는 '헤드라잇' 관리자께 제안도 들어왔습니다. 제 글 하나하나를 인상 깊게 읽으셨다고 하더군요. 앞으로 글쓰기로 수익화도 가능할 듯합니다. 이곳에서 네이버 프리미엄 콘텐츠, 인스타 등 순위권에 있는 분들도 함께 하신다네요. '노량진에서 꽃 핀 연화' 책이 발간되면 유튜브 도장 깨기에 도전할 계획입니다. 래퍼 도끼가 두루마리 휴지에 가사를 쓰고 무브먼트를 돌았듯, 서태지가 중학교 자퇴 이후 음반사를 찾아갔듯 저 역시 맨땅에 헤딩할 계획입니다. 직업의 모든 것, 김작가 TV, 충 TV 등 구상 중에 있습니다. 진짜 하나만 걸리면 됩니다.



열등감을 어떤 방향으로 사용하지는에
인생이 많이 달라질 거라 생각해요.

- '세바시' 강연 이영지 -




<작가가 궁금하면>

[브런치북] 노량진에서 꽃핀 연화 (brunc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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