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쓰기는 나를 불안하게 한다

by 이공



글이나 그림이 창문처럼 느껴지기 시작했고, 누구나 지나가며 들여다볼 수 있을 것처럼 느껴지기 시작한 이후로 내 내면조차 대로변의 유리집처럼 스스로에게 안전하지 않았다. 그리고 쓰는 일은 더는 내 손에 자유로이 달린 즐거움이 아니었다.


그러나 말해야만 한다. 나는 입이 없지만 비명을 질러야만 하고 아무 말도 할 수 없지만 말하지 않으면 죽는다. 그 사실을 분명히 알고 있다.


글에서 무게를 덜어내야 한다. 자꾸만 창문으로 보일 실내의 모습에 병적인 두려움을 느껴 창문 옆의 벽에 몸을 구겨넣거나 보이는 것을 가꾸려 한다. 창문으로 밖을 내다보지 못하고 누군가의 시선이 느껴진다는 생각 속에서 벌벌 떨기만 한다. 그래도 끊임없이 무언가를 말해야 한다. 그래서 이렇게 쓰고 있다. 끊임없이 분투하면서. 자꾸만 닫으려 하는 입을 억지로 열어 벌리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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