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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demji Nov 11. 2021

가장 좋은 여행방법

daily effect / 나에게 건네는 이야기

오래전, 영국의 록 밴드 '무디 블루스Moody Blues'의 음악을 즐겨들었습니다. 이들은 영국의 아트록 밴드 중 하나로서 1963년 결성하여 진보적인 음악을 들려주었습니다. 70년대는 록의 전성기로 록의 형식이 정초 되었으며 클래식, 재즈와 같은 타 장르의 음악뿐 아니라 문학, 철학처럼 들리지 않는 것들 마저도 록과 접목시키는 시도들이 있었습니다. 이런 실험적인 음악을 아트록이라 부릅니다. 이 음악을 들어보면 그 소재의 다양함과 표현의 깊이에 놀라게 됩니다.


무디 블루스는 1968년 앨범 '잃어버린 화음을 찾아서In Search of the Lost Chord'에서 인도철학과 록의 교배를 시도합니다. 이 앨범의 마지막 곡 이름은 '옴Om'-인도철학에서 말하는 태초의 소리-으로 앨범의 제목과 연결시켜 생각해보면 지금 우리가 찾고 헤매고 있는 것은 태초의 소리라는 것입니다.


이렇게 인도철학에 바탕를 둔 본 앨범에는 명상을 주제로 한 곡도 수록되어 있습니다. '가장 좋은 여행방법The best way to travel' 이 그것입니다. 연주를 들어보면 후렴구에 이런 가사가 나옵니다. 


'생각하는 것이 가장 좋은 여행 방법이야Thinking is the best way to travel'.


맞습니다. 상상만으로도 어느 곳에도 갈 수 있습니다. 하지만 궁극에 도달하는 곳은 내면입니다. 내면에는 길이 없습니다. 세상을 위한 여행지도는 있으나 마음 여행을 위한 지도는 존재하지 않습니다. 지도가 있다면 경로와 지름길, 그리고 앞으로 무엇을 마주칠지 알 수 있으나 마음속 여행에서는 그렇지 못합니다.


저녁입니다. 하루를 되새겨봅니다. 집에서 회사, 회사에서 다시 집으로-오늘의 여로는 어제와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지난주, 지난달, 지난해와 비교해도 마찬가지입니다. 넓게 보면 우리는 거의 같은 자리를 맴돌고 있습니다. 하지만 시간은 흘러갑니다. 같은 시간에 머무를 수 없습니다. 상황은 시시각각 변화하며 마음은 그것에 반응합니다. 우리는 매일 같은 자리에서 마음의 여행을 떠나고 있었던 것입니다.


이쯤 또 다른 아트록 앨범을 소개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영국의 밴드 '카멜Camel'을 대표하는 1984년도 앨범입니다. 타이틀은 'Stationary Traveller', '움직이지 않는 여행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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