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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demji Jan 04. 2023

평범한 파급력

콘크리토2 문화로 일본 건축 읽기

자료를 찾던 중에 어떤 일본 건축가의 답사기록을 보게 되었습니다. 글에는 직접 촬영한 건물 사진이 함께 실려 있었습니다. 처음 보는 건물입니다. 내리는 비 때문에 더욱 낡아 보이는 평범한 단층건물. 사진 아래 적힌, 20년을 기다린 끝에 견학할 수 있었다는 감회 섞인 소개글의 첫 줄은 이렿게 시작하고 있었습니다.


"우리 세대에서 이 건축의 영향을 받지 않은 사람은 없을 것이다."


세계적으로 주목을 받은 건물이 아니었습니다. 그 건물을 설계한 건축가도 많이 알려진 인물은 아니었습니다. 그럼에도 그 건축은 일상의 건축으로서, 그 건축가는 평범한 언어로 일본 건축계를 보이지 않게 움직이고 있었나 봅니다.


화려한 퍼포먼스와 인기로 세상을 바꾸는 이가 있습니다. 이들의 특별한 능력은 태생적인 것이라거나 각별한 노력, 또는 행운에 힘입은 결과라고 생각하기 쉽습니다. 하지만 이런 영웅적인 퍼포먼스의 밑바탕에는 일상의 경험과 동료들 간의 평범한  대화가 있습니다. 마찬가지로, 직장인으로서 수행한 충실한 작업이든, 독립 건축가로서의 투철한 노력의 결과물이든, 모든 작업은 일상의 대화나 경험에서 비롯됩니다. 


저는 이런 편린과 같은 파급력들이 모여 거대한 도시를 새롭게 탈바꿈시킨다고 생각합니다. 그만큼, 나의 말 한마디, 지금 그리고 있는 한 장의 스케치가 중요한 가치를 지니고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건물 사진은 일본 건축가 요시히코 이다飯田善彦가 촬영한 것으로 추정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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