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컷의 건축
역사의 도시 교토京都 거리에는 도시의 분위기에 반하는, 마치 로봇처럼 보이는 건물이 점점이 흩어져 있습니다. 이 건물들은 모두 건축가 다카마쓰 신高松伸의 작품들입니다. 그의 작풍은 1987년작 Ining'23 하나만 보아도 쉽게 읽힙니다. 기계를 표상하는 과잉된 디테일이 부담스러워 보이긴 하지만 건축에서의 잉여剩餘가 두드러져 반갑기도 합니다. 다카마쓰 신은 그의 연작을 일관성 없는 단편소설의 나열에 비유하고 있으며, 실제 작업과정의 하나로 단편소설을 탐독했다고 합니다. 건축의 합리성과 무관한 언술과 작업들이 건축의 잉여이며, 합리주의에서 벗어나려고 한 포스트모던 건축이 어떤 것인지 그의 작업을 통해 잘 알 수 있습니다.
현대 일본건축은 심플한 화이트 박스 일색입니다. 그래서 일견 잉여가 사라진 것처럼 보이나 다른 모습으로 바뀌어 맥락을 잇고 있습니다. 한국건축의 경향에서는 이것이 잘 보이지 않아 아쉽습니다.
Ining'23 / Takamatsu Sh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