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올로기란 무엇인가

멈춰라 생각하라' 읽기 6

by demji

인문, 사회과학에서 '이데올로기'라는 말이 자주 쓰입니다. 우리말로 '이념'이며, 보통 특정 경제체제나 사회구조를 결정짓는, 구성원들의 사고방식을 이데올로기라 부릅니다. 또는, 현재를 지배하는 사고방식을 대체할 수 있는 새로운 사회 시스템의 인식도 이데올로기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이때의 이데올로기는, 책이나 경험 또는 교육 등으로 습득되는 것으로서 무엇이 '이데올로기'인지 명확하게 지칭할 수 있습니다. 간추려 말하면 내게 없었던 외래의 사고방식입니다.


하지만 지젝은 후자를 이데올로기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그는 이데올로기를 설명하기 위해 프레드릭 제임슨을 불러옵니다. 그리고 한발 더 나아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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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제임슨의 의견과 달라야 할 부분은 그가 주관과 객관성의 경계가 모호한 것을 "이데올로기적인" 것으로 지정하는 것이다. 다만, 그것은 우리가 "비-이데올로기적" 묘사, 즉 주관적 판단이 절대 관여하지 않는, 순수하게 객관적인 것을 “비-이데올로기적”인 것으로 정의할 때야만 주관과 객관성 모호함을 “이데올로기적”인 것으로 정의할 수 있다.

그러나 우리의 주관에 의한 왜곡이 발생하지 않는 어떤 "순수하게 객관적인" 현실을 무시하는 것을 이데올로기라 부르는 것보다는, 피할 수 없이 주관에 의해 왜곡될 수밖에 없는 그 원인(우리의 목표와 실행에 있어서 우리가 맞닥뜨리는, 객관과 주관의 구분이 불가한 교착상태의 존재)을 무시하는 관점을 "이데올로기적"으로 부르는 것이 더 적절하지 않을까?



프레드릭 제임슨은 주관과 객관이 구분이 뚜렷하지 않은 것을 '이데올로기적'이라고 말합니다. 그렇다면 '비-이데올로기적'이란 것은 주관과 객관이 명확히 구분되는 것이며, 또한 객관적인 것의 존재가 전제되어야 할 것입니다.

하지만 지젝은 이렇게 제안합니다. 객관적인 것은 주관에 의해 왜곡되는 것을 피할 수 없으므로 완벽하게 객관적인 것은 존재하지 않으며, '이데올로기'란 이 왜곡됨을 무시하는 상태라고 말이지요. 그래서 지젝은 '이데올로기'는 행동에서 나오는 것이라고 말합니다. 평소의 행동은 그 사람이 가진 생각, 옳다고 판단하는 것에서 나올 수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나는 oo주의자입니다'라고 이야기하는 사람의 행동이 그의 말과 일치하지 않는다면 그를'oo주의자'로 볼 수 없습니다. 그가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는지는 그의 행동에 의해 판단되어야 합니다.


건축도 마찬가지입니다. 설계단계에 여러 가지 좋은 개념들이 논의되고 설계에 반영되지만, 그 건물이 실제로 작동되는 모습에서 그 건물을 평가해야 할 것입니다. 건축설계경기를 지켜보면 말로만 치장된 프로젝트를 많이 발견합니다. 이것의 진위를 판별하고 정확하게 평가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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