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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동네 와인바 사장 Apr 04. 2019

와인은 어떻게 마셔야 하나요?

"와인은 어떻게 마셔야 하나요?"


그냥 편하게 드시면 됩니다. 단, 평소보다 약간 더 술에 집중하시면 됩니다. 왜냐하면 우리는 와인을 어떻게 맛보는건지 이미 본능적으로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평소에 식당에서 음식드실 때 어떻게 하세요? 잠깐 상상해볼까요? 일단 음식이 나오면 핸드폰을 꺼내서 사진을 찍습니다. 예쁘게 담겨있고 색이 예쁠수록 “이건 찍어야만 해!”를 외치며 최고의 구도를 찾아서 사진을 찍습니다. 그리고나면 음식냄새를 맡아봅니다. 보통은 사진을 찍는 내내 코를 가득채우는 냄새 때문에 사진찍는 시간이 아깝게 느껴지기도 합니다. 때로는 냄새가 너무나 좋아서 사진찍는 걸 잊기도 하죠. 그리고 드디어 먹기 시작합니다. 처음 먹어보는 음식이라면 충격, 궁금증, 놀라움, 감탄을 느낄 것이고, 평소에 좋아하던 음식이라면 만족, 익숙함, 편안함, 행복을 느끼겠죠. 예전에 먹어본 다른 가게의 음식을 떠올리며 혹평을 하기도하고, 앞으로는 여기서만 먹을거라며 다짐하기도 합니다. 그런데, 이 모든 과정은 모두 와인에도 마찬가지로 적용이 됩니다. 와인도 큰 범주에서는 음식의 일종이기 때문이죠.


흔히들 와인 맛 보는 법은,

“눈으로 색을 보고, 코로 향을 맡고, 입으로 맛을 느낀다”

라고들 합니다. 생각해보면 너무나 당연한 이야기 입니다. 방금전에 말했듯이 우리가 음식먹을 때마다 하고 있는 행동입니다. 와인을 처음 먹어본다고 말씀하시는 손님들도, 와인을 서빙하는 와중에 대부분 이 ‘와인 맛 보는 법’을 자연스레 하기 마련입니다. “우와~ 와인 색깔 되게 예쁘다!”라고 말하시는 손님은 눈으로 색을 보았고, “어? 냄새 엄청 좋은데?”라고 말하시는 손님은 코로 향을 맡았고, “으억? 대박! 맛있어!”라는 외치는 손님은 입으로 맛을 느끼신 것입니다.


모두가 은연 중에 하고 있는 행동이지만, 와인에 흥미를 느끼신다면, 앞으로 와인을 드실 때 색, 향, 맛이 어떤지 좀더 신경을 써보시길 권합니다. 처음에는 색에만 집중해서 살펴보고, 그 다음에는 향에만 집중하고, 그 다음에는 맛에만 집중하는 식으로, 한가지 감각에 집중해서 단계적으로 와인을 감상하는 것이죠. 와인 첫 잔을 마실 때에만 이런식으로 집중해도 되지만, 와인을 마시는 내내 이 행동들을 계속 해주는 것도 중요합니다. 와인은 시간이 지남에 따라 맛과 향이 변화하는 술이기 때문에, 변화해가는 모습을 놓치지 않고 잡아내는 것도 와인을 마시는 큰 즐거움 중에 하나이기 때문입니다. 게다가 꽤 많은 와인들이 시간이 지나면서 좀더 맛있는 맛을 보여주기 때문에, 첫 인상으로 와인을 판단하는 것은 절대 하면 안되는 일이기도 하거든요.


무의식적으로 색, 향, 맛을 받아들이는 것과, 의식적으로 구분해서 정보를 받아들이는 것은 경험이 누적되었을 때 큰 차이를 보이게 됩니다. 그리고 그런 경험의 차이를 우리는 속된 말로 “구력”, “내공” 이라고 부르고 있습니다. 그러니, 와인 “내공”을 좀더 빠르게 키우고 싶으시다면, 와인 드실 때 좀 더 집중해 보세요. 책으로만 배운 와인은 아무 쓸모가 없습니다. 와인은, 실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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