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류에 대한 욕심이 낳은 한식 발달사
“고기를 적게쓰고도 많은 이들이 맛볼 수 있도록” 또는 “아예 채소를 고기처럼 먹을 수 있도록”.
한식이 발달하게 만든 원동력은 바로 이것이다.
지금이야 고기가 남아돌만큼 풍족한 시대지만 예전엔 육향이라도 맡을 수 있으면 최고 호사였다. 사람들은 음식에 고기맛을 내기 위해 끊임없이 연구했다.
소량의 고기로 국을 끓여 많은 이들이 단백질 맛을 봤다. 국보다 많은 고기가 필요하지만 볶음과 전골도 같은 이치다.
만두는 고기로만 채우면야 좋았겠지만 두부와 숙주 등을 넣어 부족분을 채웠다. 완자도 그랬다.
때론 고기의 연금술사가 되기도 했다.
“돈 없으면 집에 가서 빈대떡이나 부쳐먹지”란 노랫말(빈대떡신사)에 등장하는 빈대떡을 보자. 식물성 단백질(녹두콩)을 갈아 값싼 동물성 지방(비계)에 구워내 얼추 고기와 비슷한 맛을 냈다.
밀가루를 부칠 때와는 또 다른 맛이 난다.
동부콩으로 갈아만든 동부지짐은 더욱 고기 맛이 잘 재현한다. 햄버거 패티처럼 기름지고 바삭한 식감을 낸다.
기름맛을 느낄 수 있는 각종 전(부침개)이며 고사리 버섯 역시 같은 맥락이다.
그래서 전유어를 고명에 올리기도 했다.
푸성귀로 고기를 만들다보니 음식이 발달했다. 한식 메뉴가 유목민족의 것보다 풍성해진 이유다.
<이우석 놀고먹기연구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