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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된장, 지금 봄이 보글보글 끓고있다.

냉이된장 끓는 곳에 봄이 있다

by 이우석 더 프리맨
이런 된장
이 난리통에도 이미 와있었잖아?
봄이란 녀석은.


올해 처음 냉이 된장을 맛봤다. 봄을 느껴버렸다.

누가 뭐해도 된장은 한식의 기본이다.

한국인은 일찌감치 콩을 재배해 메주를 띄워 된장을 뽑아 단백질을 섭취하는 법을 터득했다.

된장은 그대로 나물을 무치거나 채소를 찍어먹는 기본 소스로 썼다. 두장(豆醬) 문화가 가장 첨예하게 발달한 결정체는 바로 된장찌개다.

멸치를 넣어 뺀 육수에 된장을 풀고 두부, 채소를 넣는 등 밥상의 메인요리로서 그 역할을 했다.


쓱쓱 비벼도 되고 후루룩 마셔도 그만이다. 봄동에 싸먹어도 좋다.

단백질과 섬유질, 비타민 등을 모두 한꺼번에 섭취할 수 있다.

일본 미소장국味噌汁과는 또 다르다. 여기에 소고기, 바지락, 우렁 등이 된장찌개 안에서 제3의 맛을 담당한다.

묵묵한 된장찌개는 계절을 반영하기도 한다. 냉이가 들어가며 향긋한 봄 내음을 풍기고 여름엔 고구마순, 가을엔 버섯으로 계절 변화를 알린다.


한마디로 모든 식재료는 된장에 들어갈 수 있다는 얘기.

서울 양평동 ‘또순이네’는 요즘 제철인 냉이 된장찌개를 맛볼 수 있는 곳이다.

특이하게도 이집은 뚝배기를 가스 불이 아닌 숯불(비장탄)로 끓여낸다. 뚝배기에 냉이와 달래, 고추, 파, 두부와 함께 소고기를 빡빡하게 넣은 된장찌개를 가져와 숯불에 보글보글 한소끔 더 끓여낸다.

보글보글. 아지랑이같은 된장 향기에 섞여 봄이 피어오르고 있다.

www.playeat.net


<이우석 놀고먹기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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