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학예찬

방학이여 모든 직장인에게 가라

by 민들레

여름방학이 되었다.

"방학만 보고 힘들어도 버텼어."라는 동료교사의 말처럼, 나 역시 그날만 기다리며 달려왔다.


방학이 주는 가장 큰 기쁨은 늦게 자고 늦게 일어나는 여유다. 학기 중에는 시계가 날 깨우지만 방학 중에는 내가 시계를 깨운다.


방학중엔 나의 일상이 변한다.

아침엔 천천히 밥을 차리고, 집을 정리하고, 유튜브를 몰아본다. 다음 날 먹을 것을 사러 시장에 가고, 저녁에는 산책을 하고 다시 유튜브를 보며 잠든다. 하루가 느릿하게 흐른다.


아침에 눈을 뜨면 행복이 밀려온다. 문득 이런 생각도 한다. ‘만약 월급만큼의 돈이 매달 나온다면, 나는 출근할까?’ 아마 출근할 것이다. 엊그제 연수에서 만난, 퇴직을 앞둔 선생님이 이렇게 말씀하셨다.
“돌아갈 곳이 있으니까 방학이 행복한 거야. 돌아갈 곳이 없다면 하루하루 힘들 거야.”


학기 중엔 힘든 일도 많았다. 돈만 넉넉하다면 당장 그만두고 싶을 때도 있었다. 하지만 그 시간을 참고 나니, 방학의 기쁨이 더 커졌다. 양심상 마냥 놀기만 할 수 없어 주마다 연수를 신청해 콧바람도 쐰다. 동료 선생님들을 만날 때마다 “방학이 있어서 정말 행복해”라고 말한다.


학기 중에는 지친 얼굴만 보았는데, 방학 중엔 환하게 웃는 얼굴들을 마주한다. 그 웃음이 내 기쁨을 두 배로 만든다. 결국 모두가 행복해야 나도 행복하다는 사실을 새삼 깨달았다.


남편은 꼬박꼬박 출근한다. 퇴근 후엔 “좋겠다. 완전 살맛 나겠구먼.” 하며 부러워한다. 가끔은 남편이 안쓰럽다. 휴가 며칠 쓰려해도 눈치 보고, 제대로 쉬지도 못하는 모습. 하지만 그는 나보다 많은 월급을 받는다. 힘든 만큼 보상도 큰 것이다.


문득, 힘들게 일하지만 보상이 적은 사람들을 떠올린다. 같은 학교에서 일하는 조리종사원, 과학실무사님은 방학 중 월급이 없다. 생계는 계속되는데, 왜 그들은 방학 동안 급여를 받지 못하는 걸까. 쓸데없는 데 돈 쓰지 말고, 학교 종사자 모두가 방학 중에도 안정적으로 생활할 수 있도록 제도를 바꾸면 좋겠다.


방학이다. 방학이다! 와~~ 행복하다. 마음껏 누릴 것이다. 그리고 2학기에 다시 힘내서 열심히 일할 것이다.
방학이 있어 감사하고, 방학이 있어 삶이 충만하다.

이 행복을 나만이 아니라 모든 직장인이 누릴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방학은 단순한 휴식이 아니라, 복귀했을 때 더 열정적으로, 창의적으로 일하게 만드는 힘이다.

그래서 나는 감히 말한다.

방학이여, 모든 직장인에게 가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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