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구치가 부러졌다.
콧잔등의 선명한 상처
부풀어오른 입술
빰을 타고 흐르는 눈물
얼른 아이에게
달려갔다.
같이 온 친구가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이가 부러졌어요."
"어쩌다가?"
"운동장에서 넘어졌어요."
소중한 치아
바보같은 치아
야속한 치아.
이렇게 부러지다니...
처치의자에 앉힌 후 조심스레 이를 살폈다.
윗쪽 앞니 두개가 절반 이상 부러졌다.
'이렇게 부러지면 붙이기 힘든데......'
"괜찮아! 걱정하지마. 저번주에 다른 아이도 부러졌는데 괜찮았어."
아이와 친구들의 떨림을 괜찮다는 말이 조금 붙잡았다.
친구들이 소용없을 것 같은 부러진 치아조각를 내민다.
"그래, 잘 가져왔다."
소중한 치아
야속한 치아
바보같은 치아 조각을
생리식염수에 담궜다.
전화기 너머로 들려오는 보호자의 떨림.
붙잡을 수 있을까?
"어머니, 너무 걱정하지 마시고
천천히 오세요."
친구들이 교실로 떠나고
아이는 그림책을 읽으며 엄마를 기다린다.
잠시 후 황소눈을 가진 엄마가 도착했다.
아이가 눈물을 왈꽉 쏟는다.
엄마가 눈물을 찔끔한다.
아이와 엄마에게 휴지를 건넸다.
소중한 치아.
야속한 치아.
바보같은 치아.
이렇게 약하다니......
"어머니, 너무 걱정마세요."
라는 말 한마디를 겨우 했다.
'괜찮다'는 말은 차마 할 수 없다.
보건실을 나가는 두 모녀의 뒷 모습을
속상한 마음을 삼키며 바라보는데
1학년 아이가
"선생님, 저 바빠요. 빨리 치료해줘요."
소중한 1학년
야속한 1학년
바보같은 1학년
이렇게 강하다니......
나는 힘겹게 웃으며 말했다.
"그래. 이리 와"
2025. 9. 2
영구치 부러짐, 영구치 빠짐.
걷는 모습을 모처럼 보기 힘든 초등학생들에게 가끔 있는 사고다. 초등학생들은 뛰어다니기를 좋아한다. 얼마나 빠르게 움직이는지, 어떤 순간에는 마치 날아다니는 것처럼 보일 때도 있다.
차라리 빠져버리면 다시 심으면 되는데~~
이렇게 불규칙하게, 너무 작게 여러조각으로 부러진다면 붙이기도 어렵다.
괜찮지 않은데 괜찮다고 말하면서
마음 한 편이 불편했다.
왜냐면 정말 괜찮지 않으니까.
아이는 결국 치아를 붙이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