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안에서 평온으로

긴장감이 맴도는 아이의 보건선생님은 그림책이다

by 민들레

"긴장했구나. 이제 괜찮아."

그러나 긴장은 쉽게 풀리지 않는다.

불안이 순식간에 아이를 감싼다.


무작정 엄마에게 전화하겠다고 울먹인다.

수십 번 괜찮다고, 곧 나아질 거라고 달래도 소용없다.

결국 엄마에게 전화를 걸어주었다.


눈물이 또르르, 또르르

집에 가고 싶다고 한다.

엄마가 아이를 설득한다.

하지만 아이의 머릿속은 온통 집생각뿐.

전화가 계속된다.


아픈 학생들이 몰려든다.

아이에게 전화를 주라고 한다.

엄마에게 더 달래고

괜찮아지면 교실로 보낸다고 말한다.


아이에게 다가간다.

"선생님이 너보다 더 아픈 학생을 백 명넘게 봤단다. 다들 금방 괜찮아졌어. 침대에 누워 있어보자. 그럼 괜찮아질거야."


물 한잔을 건넨다.

물을 조금 마신다.

침대에 눕는다

눈물이 또르르 흐른다.


긴장을 달래기 위한 다른 방법이 필요했다.

나는 책꽂이를 바라보다 그램책 몇 권을 꺼내 든다.

"읽어봐. 재미있어."

"저는 그림책 싫어해요."

아이 옆에 그림책을 놓아두고 나왔다.


아이 혼자 침대에 누워있다.

몰래 아이를 훔쳐본다.

그림책을 살그머니 펼친다.

그림책을 읽는다.

순간순간 얼굴에 미소가 번진다.

이젠 됐다.


살며시 아이에게 다가간다.

"이제 공부해 보자."

"네. 근데요. 친구들이 쳐다볼까 봐 교실 못 가겠어요."

"부끄럽구나. 그럼 쉬는 시간에 갈래?"

고개를 끄덕인다.


그림책 몇 권을 더 건넸다.

아이는 그림책에 풍덩 빠진다.

조금 전의 눈물이 무색하게 평온해 보인다.


그림책은 또 다른 보건선생님이다.

마음이 아픈 아이에게는 언제나 그림책을 건넨다.

그림책이 긴장이나 불안에서 아이를 평온함으로 인도한다.


불안과 긴장이 찾아오면

어른인 나도 그림책을 읽는다.

그림책은 나의 보건 선생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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