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친구 아이가
흐으윽, 훌쩍
보건실문이 벌컥 열렸다.
눈가가 붉게 부어오른 아이는 멍든 정강이에 얼음을 대고 있었다.
몸보다 더 아픈 건 마음이다.
흐으윽 흐으윽
화성이 단짝 금성이가
불같이 타오르는 눈으로 나타났다.
"화성이랑 붙었어요."
흐으윽 흐으윽
"화성이랑 짱친이잖아?"
"그 새끼랑 짱친 아니에요."
" 둘이 짱친인 줄 알았는데..."
"그 새끼 분조에요."
금성이가 멍들고 부어오른 정강이에 얼음을 댄다.
불같이 타오르는 마음에도 얼음을 댄다.
불길이 곧 사그라지리라.
흐으윽, 훌쩍
금성이 단짝 화성이가
슬픔 한가득 부은 눈으로 나타났다.
"금성아, 훌쩍... 미안하다... 훌쩍...."
"괜찮아. 새끼야."
"고맙다. 새끼야."
금성이와 화성이는 꼬옥 안고 훌쩍인다.
극적인 화해.
영화 속 명언이 떠오른다.
"우리 친구 아이가."
"야, 둘이 영화 찍냐?
혼자보기 아깝다."
금성이와 화성이가
서로를 보며 피식 웃는다.
"화성아, 너는 다친 곳 없니?"
"얼굴에 상처 조금 났는데 괜찮아요."
"이리 와."
얼굴에 흉터가 생기지 않게 재생밴드를 붙여줬다.
상처 난 마음에도 재생밴드를 붙였다.
마음에 흉터가 생기지 않으리라.
"애들은 다 싸우면서 크는거야.
선생님도 옛날에 그랬어."
"싸웠을 때 용기 내서 사과하고,
용서하는 게 멋진 거지.
언젠가 오늘이 그리울 거다."
두 아이의 눈에 반달이 떴다.
두 반달이 마음속에서 만나 보름달이 되었다.
친구와 다퉈서 여기저기 상처가 생기고 멍이 든 아이들은 몸보다 언제나 마음이 더 아프다.
열두 살 나도 친구와 머리채를 잡고 싸웠다.
왜 싸웠는지 기억나지 않지만
싸움 뒤 찾아온 서먹함의 시간만은 아직도 생생하다.
친구가 건넨 홍시 하나.
그 홍시를 받아먹으며 둘이 하하 호호 웃던 그날이 언제였는가?
벌써 38년 전이다.
싸움은 몸보다 마음을 더 아프게 한다.
싸우고 화해하자.
싸우고 화해하지 않으면 마음에 흉이 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