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의 금메달리스트
우리 집 딸과 이름이 같은 아이.
볼 때마다 우리 집 딸이 생각나
정이 간다.
나는 그 아이를 '학교 딸'이라 부른다.
빨갛게 부은 눈으로
울면서 날아왔다.
훌쩍훌쩍.
"왜 그래?"
훌쩍훌쩍
"아이고, 속상한 일 있구나."
학교 딸이 조금씩 입을 뗀다.
"있잖아요. 과학샘한테요.
어묵데이 일로 혼났어요."
훌쩍훌쩍.
화장지를 건넸다.
"담임샘한테 혼나고, 강사분께 사과했잖아."
"그러니까요. 잘 알지도 못하면서..."
다시 훌쩍훌쩍.
"억울하고 속상하겠다."
고개를 끄덕인다.
"근데 과학샘이 왜 혼냈을까?"
"제가 미워서요. 저보고 말 섞기도 싫다고 했어요."
"아이고, 어쩌냐?"
훌쩍훌쩍.
"사람이 진짜 싫잖아, 그럼 말하기도 싫어진다.
과학샘이 네가 진짜로 싫었다면 아무 말 안 하셨을 거야. 너 잘 크라고 다시 한번 짚어준 거야."
"정말요?"
눈이 동그래진다.
"그럼. 너 나중에 사격선수 될 거잖아.
올림픽에서 금메달 딸 건데...
인성논란 터지면 큰일 나잖아."
피식 웃는다.
"체고샘들이 그러더라.
안세영선수, 학교 다닐 때 예의 바르고
성실했다고."
귀를 쫑긋 세우고 듣는다.
"너도 안세영 선수처럼 될 거잖아.
예의 바르고 성실한 사람 되자.
미래의 금메달리스트"
"네."
금메달 딴 자신의 모습을 상상하고 있는지, 미소가 떠나지 않는다.
"금메달 따도 선생님 모른 척하지 마."
"네."
이미 금메달을 딴 학교 딸의 대답에
나도 기분이 좋아진다.
"자, 세수하고 로션 바르자.
과학샘께 '주의하겠습니다.'라고 말씀드려."
"네."
학교 딸은 웃으며 교실로 날아갔다.
학교 딸이 금메달 따는 날,
상상만 해도 기쁘다.
아직은 어리기에 학교 딸은 감정조절을 잘 못한다.
몇 주 전, 학교에서 딸이 어묵 꼬치를 들고 장난을 치다가 강사에게 혼이 났다. 그런데 다른 아이들도 같은 행동을 했는데 자신만 혼난 것이 억울하다며 강사에게 대들었다. 담임샘이 그 광경을 보고 학교 딸을 엄청 혼냈다. 학교 딸은 강사분께 사과하고 울면서 보건실에 왔다. 우리 집 딸이 우는 것 같았다.
나는 학교 딸에게 예뻐서 강사분 눈에 띈 거라고, 학생의 안전이 중요하기에 강사분이 교육한 거지 화낸 것이 아니라고 했다. 사과할 수 있는 용기도 멋지다고 했더니 금세 울음을 그쳤었다.
그 일이 잊힐 즈음 과학 교담샘께서 학교 딸을 혼냈다.
학생이 싫으면 교사는 말도 하지 않는다. 학교 딸이 요즘 여기저기에서 자주 욱해 과학 교담샘이 혼낸 것이 틀림없다.
학교 딸은 착하고 이쁘다. 차근 차근 설명하면 잘 알아듣는다. 커가면서 조금씩 감정조절을 잘하게 될 것이다.
그래도 힘들 때마다 잊지 않고 찾아와주고, 도움 줄 수 있게 해줘서 고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