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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charian Dec 07. 2015

가사도우미 서비스 대리주부 사용기

홈클을 사용하고 싶다.

요즘 온디맨드(한국에선 널리 O2O라고 쓰이고 있고 나조차도 지난주까진 O2O라고 기술하다) 서비스에 흠뻑 빠져있다.

출장 세차 서비스 페달링, 중고거래 대행 서비스 셀잇.

여태껏 굳이 오프라인에서 수고를 감행하며 진행했던 중고거래와 세차는, 이제는 온라인에서 간편하게 할 수 있게 되었다. 물론 셀잇이 직접 택배를 발송해야 하는 번거로움은 있지만 셀잇 측에서 셀잇 포터라는 기능을 추가한다고 하니 이 또한 기대하지 않을 수 없게 되었다.

//참 많은 서비스들이 온라인으로 속속 들어오고 있는데 마침 가사도우미 서비스도 있어 사용을 해보았다.


나와 아내는 맞벌이 가정이다.

둘 사이엔 아동이라 하기엔 너무나 어린, 15개월 차의 아기가 한 명 있다.

지친 몸을 끌고 5시쯤 아이를 어린이집에서 데리고 와 집에 도착하면 분주히 어질러진 집을 치우고, 아이에게 간식으로 맥일 분유를 준비한다.

아이의 입에 젖병을 물리면 그제야 내 옷을 벗어 옷장에 걸어두고 간단히 청소기를 돌린다.

젖병을 세척하여 소독기에 넣고 그사이에 아이가 응아를 하면 닦아내고 하체만 덩그러니 씻긴다.

침대의 이불을 정리하고 아이와 조금 놀아주다 보면 아내가 퇴근하여 집에 들어올 7시 반 가량 된다.

그제야 아내가 싸들고 오는 도시락으로 허겁지겁 저녁을 때우고 아이를 씻기고 재운다.


아내와 나는 8시 반에서 9시는 되어야 온전히 자기 시간을 갖기 시작한다.

바닥 걸레질은 언제 한지 기억이 나질 않고, 빨래는 아이 옷 때문에 겨우겨우 하는 지경.

각종 선반이나 티비 다이 위의 해묵은 먼지는 언제 닦았더라..


지치다 지쳐 아내에게 제안한다.

가사도우미 써보면 어때?

여러 번 설득 끝에 주 1회 부르는 것으로 협의를 했다.


홈클과 대리주부를 놓고 비교를 했는데, 홈클은 성북구에 지원 가능한 매니저가 없다 하여 탈락.

대리주부를 이용하게 되었다.


뭐.. 결론적으로 집이 깔끔 해진 건 맞다.

선반 위 먼지는 주 1회 닦이게 되었고, 바닥도 주 1회 닦이게 되었다.

수요일엔 설거지와 빨래 등은 신경 쓰지 않아도 되었고 싱크대와 가스레인지 위엔 기름떼가 남아있을 겨를이 없었다. 월로 놓고 보면 대략 20여만 원의 소비인데, 나름 합리적이라 생각도 들었다.


다만 대리주부의 경우 불만이 적지 않다.


1. 

매칭 되는 매니저마다 수준이 다른 듯하다. 

획일화된 교육체계가 없거나, 부족하여 놓치는 청소구역이 발생한다.


2.

화장실과 싱크대의 배수구는 별도로 요청을 해야만 안에까지 닦아준다.

3회차가 넘어 4회차부터 곰팡이, 유리창 등을 청소한다고 되어 있지만 나의 경우 별도로 요청해야만 했다.


3.

모든 빨래는 개어 장롱이나 서랍장에 넣어주진 않는다.

냉장고 정리 또한 기본 서비스에 포함되지 않는다.

별도 요청인 듯 싶다.


4.

책상 위 정리 또한 해주지 않는다.

집주인이 어질러놓고 가면 어질러놓은 그 상태 그대로 되어 있다.

해당 부분은 청소가 되진 않는 듯 싶다.

대부분의 청소는 보이는 면적 위주로 되어 있다.


5.

결제가 최고 불만족이다.

카드로 결제하기 위해선 상담원에게 카드번호와 유효기간을 불러줘야 했다.

굉장히 불쾌한 경험이다.

아이폰으로 앱이  제공되곤 있으나 나와 같은 정기 서비스 사용자에겐 무용지물이나  다름없다.

100퍼센트  쓸모없는 앱이랄까..

불쾌해서 첫 한 달간은 현금으로 지불했는데, 이 또한 담당 매니저에게 현찰을 쥐어주는 시스템.

현금영수증은 꿈에도 못 꾼다.



처음엔 홈클을 쓰고 싶었더랬다.

홈클은  집주인과 커뮤니케이션을 적극적으로 이어가고, 역으로 정리 프로세스를 제안해준다 하였더랬다.

가사도우미를 부르는 집은 이유가 있다.

일이 바쁘거나 그에 준하는 이유가 있기에 부르는 것이다.

이런 이유로 인해 발생하는 청소구역은 사실 겉면에 있질 않다.


해묵고 해묵은 어질러진 장소라던지, 화장실 구석의 곰팡이, 오래된 음식이 내팽개쳐 있는 냉장고등이다.

홈클은 이러한 부분을 앞서 처리해주고 되려 제안을 해준다 했었기에 좋았던 것이다.

대리주부도 그런 줄만 알았다.


온디먼드가 최근 들어 각광받는 이유를 생각해보자.

별도로 시간을 내거나, 혹은 발품을 팔아 직접 하던 일들을 온라인과 연계하여 아주아주 쉽게, 신경 쓸 필요 없을 정도로 만들어준다.

페달링이 그랬고 셀잇이 그랬다.

두 서비스 모두 온라인에서 아주 쉽게 처리가 가능했다.

굳이 내가 신경 쓸 필요가 없도록.

그간 오프라인상에서 신경 쓰던 것들을 더 이상 신경 쓸 필요가 없어졌다.


헌데 대리주부는 기존에 제공받던 가사도우미 서비스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요청사항은 노트에 적어 전달하거나 전화를 걸어야만 했다.

지불 내역은 여전히 앱에서 확인을 할 수 없고, 현찰을 준비해야만 했다.

카드결제를 하려면 카드번호를 불러야 한다니...


하다못해 매니저가 어디 어디 청소를 했는지 체크리스트조차 제공받지 못한다.

뭐랄까.. 그냥 대놓고 믿어야만 한달까..


홈클측에서 성북구에 지원 가능한 매니저가 생기면 그때 연락을 준다 하였다.

나는 홈클측에서 연락이 오면 그 즉시 홈클로 갈아 탈 생각이다.

주위에서 대리주부를 물어본다면, 내 대답은 이렇다.


글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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