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반 넘게 탔다! 이젠 시승기다!
2년 가까이 거의 매일같이 운전하고 다니는 나의 골프. 아스라다.
그래 봐야 누적 운행거리는 2만 4천 km 밖에 안된다.
많다면 많고 적다면 적은데 그간 운행하며 느낀점이 적지 않다.
그간 다른 자동차를 꽤 오래도록 운전을 해왔는데 골프만큼은 달랐다.
다른 점을 느꼈다면 무엇이 다른지 알려드려야 하는 것이 인지상정.
지난번 구입 기를 통해 어떻게 골프를 구입했는지 알려 드린 바 있는데, 이번엔 왜 구입을 했는지.
구입하고 나서 어떠했는지 알려드리려 한다.
골프는 나의 첫 외제차였다.
다른 자동차 파워블로거들처럼 많은 수의 외제차를 경험하지 못한 평범한 30대 초반의 외제차 오너일 뿐이다.
그저 허투루 국산차를 이래저래 이용하다가 외제차를 구입한 평범한 직장인이다.
많은 수의 골프 오너들이 그러하지 않을까? 조심스레 생각은 해본다.
내가 작성하는 롱텀 시승기는 나와 비슷한 수준을 가진 사람들에게나 어울릴 그런 시승기이다.
일단 본론에 들어가기에 앞서 입에 오징어 다리부터 질겅질겅 하고 시작해보자.
https://heebeandry.com/ (글 작성자가 오픈한 오징어다리)
나는 왜 골프를 샀을까? 당신은 왜 골프를 두고 고민하고 있는가?
여러 매체에선 해치백의 교과서라며 칭찬을 마다하지 않는.. 내 몸에 꼭 맞는 멋 부리지 않는
노멀 한 슈트와 같은 이 자동차.
40년을 넘게 유지하고 있는 골프라는 브랜드.
골프는 튀려 노력하지 않고 단단한 모양새에 진중한 그런 맛이 있었다.
40년이 넘는 역사는 국산차에서 느끼기 힘든 그런 무게감이었다.
3천만 원 초반대의 가격은 이 골프를 결정하게 만드는 스트레이트 펀치와도 같았다.
골프에게 잽이나 카운터 펀치 따윈 없다.
나는 적당한 가격에 40년이 넘는 역사를 가진 해치백의 교과서를 골랐다.
나의 골프 아스라다는 2.0 TDI 모델이다.
약 150 마력에 약 35 토크정도 된다.
디젤을 원료로 하고 연비는 시내 약 16km/l, 고속 약 18km/l 수준이다.
제원상 수치들이다.
딱 잘라 말하자면 시내에서 스트레스 없이 튀어나갈 수 있다.
고속도로에서도 120~140 언저리까지 시원스레 달릴 수 있다.
골프는 출력이 150 마력 수준으로 국산차들에 비해 크게 높은 편은 아니다.
하지만 터보차저가 장착되어 있다.
넉넉한 토크로 인해 뒤에서 툭툭 치는듯한 가속력을 체험할 수 있다.
하지만 150 마력이 어디 가진 못한다. 시원한 수준이지, 대단하게 빠르진 않다.
조금 잘 나가는 2000cc짜리 자동차라 생각하면 편하다.
그리고 터보 차량 답게 랙이 상당하다.
고연비 세팅이 기본이라 1~2단 언저리에서 RPM을 넉넉히 쓰지 않는다.
시내에서 긴급히 앞지르기하려면 마음 단단히 먹는 게 좋다.
꽤 깊숙이 밟아야 하기 때문이다.
그러자면 RPM이 치솟고 차가 툭 튀어나가기 마련인데 운전 초심자들은 조심해야 한다.
브레이크 성능은 발군이다.
비 오는 날이건 맑은 날이 건 내가 원하는 곳에서 설 수 있다.
여지껏 국산차에서 봐오던 그 브레이크를 생각하면 크게 벗어난다.
초기 응답력을 높이는 쪽으로 가닥을 잡은 국산차와는 비교 자체가 힘든 수준이라 보면 된다.
밀리는 증상을 일반 운전자들은 경험하기 힘든 수준이기 때문이다.
즉. 잘 선다. 정말 잘 선다.
코너 감각은 뉴트럴에 가깝다.
오버스티어나 언더스티어 없이 말끔하게 라인을 그려 코너를 돌아 나간다.
뒷바퀴가 앞서 나가거나 늦게 따르지 않는다는 말이다.
내가 코너를 진입할 때 이 정도 스티어링 휠을 돌리면 돌아나가겠구나 싶어 딱 그만큼 돌려 진입하면
딱 그만큼 차가 코너를 돌아 나온다.
적거나 넘침이 없다.
스티어링 휠은 적당히 무겁고 작다.
재빠르게 휘어 감아 돌리기엔 적당한 크기이나 아주 저속일 땐 가끔 부담스러운 무게이다.
국산차만 주구장창 몰아왔던 사람이라면 충분히 당혹스러운 무게일 수 있다.
여지껏 국산차를 운전하며 무엇이 큰 문제인지 자각을 잘 못하고 있었는데 골프를 운전하고 깨우쳤다.
국산차의 경우 스티어링 휠이 꽤 가볍다.
그리고 스티어링 휠이 보들보들하다. 마찰이 적다는 이야기다.
저속에서 많이 돌려야 하고 고속에서 적게 돌려야 한다.
이건 맞는 소리다.
고속에서 저속과 마찬가지로 휠이 가볍다면 안정성과 직결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게 일률적이지 못하다는데 문제가 있다.
내가 생각한 만큼 스티어링 휠을 돌리면 그보다 못하거나 더한 경우가 적지 않다.
게다가 스티어링 휠이 보들보들하여 놓치기 십상이다.
놓치지 않으려면 꽉 잡아야 한다.
그립감이 좋지 못하다.
이런 부분들은 골프를 타고 나서 깨우쳤다.
골프의 스티어링 휠은 잡기 편하고 적당히 작으며 내가 돌리는 만큼 차가 돌아나가기 때문이다.
이 녀석 스티어링 휠 잡으면 믿음직스럽다.
크게 운전석과 뒷좌석으로 나누어야 할 것 같다.
쫀득 쫀득한 코너링관 달리 승차감은 꽤 단단 한편이다.
앞 뒤 좌 우 흔들림은 적은반면 노면의 충격과 소음은 꽤 올라오는 편이다.
거기에 디젤의 달달달달 거리는 느낌은 덤이다.
4기 통의 디젤엔진이 한몫하는 것이다.
특히 해치백의 특성답게 뒷좌석이 최악이다.
물론 좁지 않은 준수한 실내 사이즈를 자랑하지만 곧아도 너무 곧은 등받이 각도는 꽤 큰 불편함을 초래한다.
서스펜션 세팅이 꽤 단단하다 보니 얻는 이득도 있다.
요철을 지날 때다.
물렁한 그동안의 국산차와는 확연히 다른 부분인데, 이는 호불호가 있다.
요철을 지나 차체 복원은 즉각적으로 이루어진다.
바운스는 거의 1~2번 정도로 차단되고 바로 노면을 달려나간다.
울퉁불퉁한 노면을 쏜살같이 달려나가도 차에 대한 믿음이 허물어지질 않는다.
하지만 단단한 편이라 뒷좌석의 승객은 진동을 고스란히 전달받게 된다.
운전석이라고 크게 다를 건 없지만, 운전자가 느끼는 감각과 동승자가 느끼는 감각은 다를 터이다.
패밀리카로 손색은 없지만 그렇다고 패밀리 세단과 비교하기엔 무리가 있다.
철저히 오너 드리븐카이다.
그렇다고 뒷좌석에 승객을 못 태우는 건 아니니 골프를 저울질 중에 있다면 꼭 시승을 해보고 구입하도록 하자.
골프라 하면 모두 연비 좋은 차로 인식을 한다.
내가 골프를 구입한 이후 백이면 백 모두 "오~ 차 연비 좋지?"였다.
맞다. 골프는 연비가 꽤 우수하다.
2015년 9월 15일 글을 작성하고 있는 현재 내가 기름을 넣는 곳의 경유 가격은 리터당 1195원.
주유 램프에 불 들어온 후 기름을 가득 넣으면 대략 6만 원가량 들어간다.
골프는 기름을 가득 채우고 대구를 왕복할 수 있고 그래도 기름이 남아 며칠간은 출퇴근도 가능하다.
느낌상이지만 속초는 2번 왕복할 수 있을 것만 같다.
고속도로 정속 주행(80~100km)을 하면 트립상 연비는 22km/l에 달한다.
그렇다고 악셀 끝까지 밟아댄다고 연비가 허구 맹랑하게 떨어지지 않는다. 대략 15km/l 정도.
골프의 제원상 공인연비는 시내 16km/l, 고속 18mk/l 수준이다.
이 수치는 가뿐하게 넘는다.
문제는 여기에 있다.
우리가 생각하는 시내는 무엇인가?
올림픽대로나 내부순환로 같은 뻥 뚫려 있는 곳도 시내인가?
아니면 자동차가 그리 많지 않은 한적한 도심?
러시아워 시간대의 압구정?
모두 맞을 수 있다.
하지만 러시아워 시간대의 출퇴근이 대부분의 운전경로라면?
공인연비에 적힌 수치는 절대 볼 수 없다.
내가 출퇴근하는 경로인 종암동 -> 신설동 -> 금호동 -> 압구정 -> 학동역이라면 말이다.
가다 서다 10km를 40~50분을 달려야 하는 직장인이라면 저 연비를 곧이곧대로 받아들이면 곤란하다.
하지만 일반 가솔린 차량보단 준수한편이니 본인의 사정에 맞게 잘 해석하도록 하자.
어찌되었든 골프는 연비가 좋은 차는 맞다.
에코 모드에선 가능한 rpm을 많이 쓰지 않으려 순식간에 변속을 해버리고 브레이크와 스티어링 휠의 응답성을 늦춘다.
추월해서 가속을 해야 할 땐 터보랙 때문에 꽤나 황당한 순간이 많기도 하다.
그러나 골프를 연비가 좋은 차로만 인식되는 건 꽤 불합리하다.
앞서 기술했듯 골프는 굉장히 펀 드라이빙을 즐길 수 있는 차량이기 때문이다.
요거 궁금한 사람 많을 거다.
구입을 고려하는 많은 사람이 30대 초반이거나 결혼을 앞둔 부부 거나 혹은 막 결혼한 신혼부부일 게 틀림없다.
그게 아니라면 실내 공간이 궁금할 이유가 없지 않은가.
결론부터 말하자면 평균 키가 우리보다 훨씬 큰 독일인이 만든 차답게 그리 비좁거나 하진 않는다.
하지만 해치백의 특성상 넓다고 하기엔 무리가 있다.
평범한 4인 가족까진 평범하게 커버할 순 있다.
하지만 넉넉하다고 생각하면 안된다.
국산차와 비교하면 더욱 암울해진다.
실내 사이즈 잘 뽑아내기로 유명한 한국차.
만약 이 글을 읽는 당신이 실내사이즈를 최고의 가치로 꼽는다면 뒤도 돌아볼 필요 없이 한국차 사면 된다.
하지만 위에 열거한 달리기, 멈추기, 돌아나가기, 안전등을 최우선으로 꼽는다면?
앞서 작성했듯 넉넉하진 않지만 커버할 수 있다.
온 가족이 얼마나 자주 함께 차를 탄다고 그 넓은 공간을 가진 차를 구매를 해야 하는가?
나는 낭비라고 본다.
특히 SUV들.
대부분을 혼자 운전하면서 대체 왜 SUV를 사는가? 큰 사이즈가 좋아서?
솔직한 말로 가슴에 손을 얹고 자신에게 질문해보자.
SUV 실내가 정말 넓다고 생각하는가?
나는 타고 내리기 불편하고 롤링 심하고 쓸데없이 몸집 큰 SUV를 좋아하지 않는다.
골프는 해치백이다.
트렁크가 깊진 않아도 높게 쓸 순 있다.
이건 SUV와 비슷하다 보면 된다.
풀사이즈 유모차를 비롯해서 꽤 다양한 쓰임새를 지녔다.
ISOfix가 지원되어 유모차 또한 쉽게 장착할 수 있다.
내 아들 1년간 잘 모시고 다녔다.
하여튼 골프는 참 좋다.
실망한 적 한번 없을 정도로 참 좋다.
사소한 디젤 특유의 달달거림이나 수동시트는 좀 짜증 나긴 한데,
운전대만 잡으면 기분 좋은 특유의 느낌이 있다.
당신은 당신의 차를 바라보며 위와 같은 느낌을 받은 적이 있는가?
난 아직 내 아스라다를 보면 가슴이 설렌다.
당신도 느껴보길 바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