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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Den 매거진 Aug 04. 2023

꿀 같은 휴가 뒤 따라오는 피로, 휴가후유증

누가 뭐라 해도 8월은 휴가의 계절. 재충전을 위해 떠난 휴가지에서 분명 '완충'하고 왔는데, 현실 복귀와 동시에 방전되는 이유는 뭘까.




즐거웠던 휴가가 끝남과 동시에 정신과 육체에 피로가 몰려온다.

이를 '바캉스증후군' 또는 '휴가증후군'이라고 한다.

휴가증후군의 원인은 다양하지만 스트레스 때문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특히 평소의 생활 리듬이 바뀌고 장시간 이동이나 해외여행 후 시차 적응 문제, 물놀이를 통한 감염 등은 휴가증후군 발생의 주요인으로 작용한다.



척추피로증후군


휴가 중 오랜 시간 같은 자세로 자동차나 비행기 등을 타면 여지없이 일상 복귀 후 몸 이곳저곳이 아파온다. 갑작스럽게 많아진 활동량과 장거리 이동 탓에 척추에 무리가 온 까닭이다. 앉은 자세는 서 있을 때보다 허리에 가해지는 하중이 1.5배가량 증가한다. 따라서 장시간 불편한 자세로 앉아 있을 경우 척추에 부담이 되어 척추피로증후군이 발생할 수 있다.


척추피로증후군은 허리가 굽은 채 혹은 다리를 꼰 채로 오래 앉아 있을 경우 척추에 무리가 생기는 것을 말한다. 특히 엉덩이를 앞으로 빼거나 한쪽에만 체중을 싣는 등 삐딱한 자세는 허리를 꼿꼿이 세우고 긴장을 하는 경우 평소보다 허리에 더 많은 압력이 가해진다.


이처럼 허리 근육의 긴장감을 불러와 우리가 느끼는 몸의 피로도는 더욱 높을 수밖에 없다. 더군다나 척추에 생기는 근골격계질환인 척추피로증후군을 방치할 경우 추간판탈출증(디스크)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있어 주의해야 한다.


장시간 운전은 목, 허리 근육 경직 가능성 높인다


고정된 자세로 좁은 운전석이나 좌석에서 5~6시간 이상 머물다 보면 목이나 허리에 뻐근함을 시작으로 통증이 시작된다. 근육이 경직되면서 혈액순환이 잘되지 않는 것은 물론 소화까지 원활하지 않는 경우도 있다. 특히 장시간 올바르지 못한 운전 자세는 목 통증을 유발해 목 디스크로까지 발전할 수 있다. 휴가를 마치고 일상에 복귀해서도 마찬가지다. 척추피로증후군을 방치한 채 복귀 후 오랜 시간 같은 자세로 앉아 일하면 증상이 악화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척추 주변에 혈액순환 장애가 생기면 뻐근한 느낌이 드는데, 이때 온찜질로 근육 긴장을 완화시켜야 한다. 몸에 부담이 가지 않는 가벼운 산책이나 스트레칭이 혈액순환에 도움된다. 휴가 후 피곤하다고 누워 있기만 하면 증상이 오히려 악화될 뿐 아니라 피로가 가중된다. 따라서 조금이라도 근육을 풀어주어야 한다. 뜨거운 물수건이나 40℃ 정도의 따뜻한 물로 마사지를 하거나 욕조에 몸을 담그면 효과가 있다.


장거리 운전으로 인한 척추피로증후군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한 시간마다 차에서 내려 스트레칭을 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운전 자세도 신경 써야 한다. 운전자는 좌석을 너무 뒤로 젖히거나 앞으로 당겨 앉지 말아야 한다. 등과 엉덩이를 등받이에 기댄 상태로 15도 정도 유지하는 것이 적당하다. 비행기나 열차를 탈 경우 되도록 자주 복도에 나가 걷는 것이 좋다. 목뒤로 깍지를 낀 채 몸을 뒤로 젖히거나, 양팔을 머리 위로 올리고 상체를 양쪽으로 기울여주는 간단한 체조로도 척추 근육 주변을 이완시킬 수 있다. 휴가 이후 업무에 바로 복귀하기보다는 마지막 하루 정도 여유 시간을 가지며 푹 휴식을 취하는 것도 척추 피로 해소에 도움이 된다.


손목, 발목 등 다른 근골격계질환도 살펴보자


척추뿐 아니라 다른 근골격계질환도 살펴봐야 한다. 여름휴가 때 서핑, 웨이크보드 등과 같은 수상 레저를 즐겼다면 손목과 발목에 통증이 없는지도 잘 확인해야 한다. 특히 바나나 보트, 수상스키 등에서 떨어지거나 넘어지지 않기 위해 매달렸다면 연골이나 신경 조직에 염증이 생기는 경우가 많다. 휴가 후 어깨에 통증이 생기는 '근막동통증후군'도 조심해야 하는 근골격계질환 중 하나다. 어깨 근육이 뭉쳐 생기는 것인데, 통증이 오래 지속되면 만성화되고 이로 인해 불면증이 생길 우려도 있다. 근육 긴장을 풀기 위한 테이핑 요법이나 물리 치료, 주사 치료로 통증을 완화하는 것이 좋다. 평소에는 바른 자세를 유지하고 근육을 이완하는 스트레칭을 습관화해야 한다.




시차증후군


코로나19로 몇 년간 제대로 된 휴가를 즐기지 못한 사람들은 코로나19 엔데믹 전환 이후 맞는 첫 여름휴가를 해외에서 보내고자 한다. 여름휴가를 해외에서 보낸 사람들은 '시차증후군'에 유의해야 한다. 시차증후군은 장거리 항공 여행 후 시차 때문에 몸에 나타나는 각종 이상 증상을 말한다.


달라진 시차로 생체리듬 깨져 발생


우리 몸에는 밤이면 잠들게 하고 아침에는 깨게 하는 생체시계가 있다. 한국을 떠나 타지의 시차가 5~6시간 이상 벌어지면 신체가 인식하고 있는 생체 시간과 방문지와의 부조화로 '시차증후군'이 발생한다. 이 때문에 밤에 잠들고 아침에 깨는 수면 리듬과 함께 체온, 맥박, 혈압 같은 신체 리듬이 모두 깨져 다양한 증상이 나타난다.


시차증후군은 비행 방향에 영향을 받는데, 몇몇 연구 결과에 따르면 거주지의 동쪽으로 여행하는 것이 서쪽으로 가는 것보다 시차증후군 증상이 심한 것으로 나타났다. 동쪽으로 여행하면 아침이 빨라지면서 기상 시간과 활동 시간을 그만큼 앞당겨야 하기 때문이다. 또한 젊은 사람보다는 나이 든 사람이 시차증후군에 더 취약하다. 젊을수록 신체 모든 기능의 작용이 원활해 생체시계를 조절하고 시차를 극복하면서 새로운 환경에 빨리 적응할 수 있기 때문이다. 반대로 나이가 들수록 새로운 환경과 시차에 대한 적응력이 저하되므로 나이가 많다면 과도한 원거리 여행은 주의가 필요하다.


시차증후군으로 인한 대표 증상으로는 수면 장애, 소화 장애, 심리 불안, 집중력·기억력 감소, 두통과 현기증 등이다.


심리적 마인드 세트와 스트레칭, 증상 완화에 도움


이러한 증상은 휴가가 끝난 후에도 이어지기 때문에 장거리 해외여행을 계획하고 있다면 예방하는 것이 좋다. 먼저, 출발 3~7일 전 미리 여행 장소의 현지 시각에 적응하는 훈련을 해보자. 예를 들어 한국보다 시간이 느린 동쪽(미국)으로 간다면 기상 시간과 취침 시간을 앞당겨 아침형 인간으로 생활하는 것이다. 전체적인 수면 리듬을 조절하고, 가능하면 비행기 안에서도 도착지 시간에 맞춰 생활하는 것이 좋다. 비행기를 타자마자 시계를 현지 시각에 맞게 조절하고 그 시간대에 맞춰 행동하면 된다. 이는 일종의 심리적 마인드세트(mind-set)로 비행기에서부터 목적지 현지 시각에 맞춰 먹거나 자면서 심신을 컨트롤하면 시차증후군 완화에 도움이 된다.


빛을 쬐는 시간을 조절하는 것도 방법이다. 우리 몸의 생체시계는 빛에 따라 움직인다. 빛은 신체를 각성시켜 생체리듬을 조정하는데, 특히 햇빛은 시간에 대한 정보를 온몸에 전달한다. 그래서 동쪽으로 여행할 때는 가능한 한 오전부터 빛을 보는 게 좋고, 반대로 서쪽으로 갈 때는 오후 늦게까지 빛을 봐야 한다. 다만 눈에 가해지는 자외선 자극을 줄이기 위해 선글라스를 착용하는 것이 좋다.


한편, 일반적으로 시차가 한 시간 정도인 여행지를 다녀와서 회복하기까지 보통 하루가 걸린다. 만약 여섯 시간의 시차가 발생하는 여행지를 다녀왔다면 심신의 기능이 정상으로 돌아오기까지 최소 6일이 필요하다. 따라서 마음의 여유를 가지고 수면 리듬이 회복되기까지 기다리는 것이 좋고, 수면 리듬이 회복되지 않고 보름 이상 관련 증상이 지속된다면 상담과 진료를 받는 것이 바람직하다.




번아웃증후군


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직장인의 85%가 번아웃증후군을 겪는다. 번아웃증후군은 글자 그대로 모두 타버리고 재만 남은 것 같다고 해서 이름 붙은 증상이다. 충분히 휴식을 취해도 극심한 피로 증상이 풀리지 않고 6개월 이상 지속되는 상태다. 세계보건기구(WHO)는 번아웃증후군을 '제대로 관리되지 않은 만성 직장 스트레스'로 규정했다. 의학적 질병은 아니지만 제대로 알고 관리해야 하는 직업 관련 증상의 하나로 인정한 것.


대부분 직장인은 휴가를 통해 번아웃증후군을 극복하고자 한다. 그러나 오히려 휴가를 다녀와 번아웃증후군에 빠질 수 있다. 휴가 기간에 잊고 있던 업무가 몰아칠 때다. 이때를 조심해야 한다. 휴가가 끝난 직후부터 그동안 밀린 업무를 과도하게 처리하다 보면 무기력증에 빠지는 일이 빈번하다. 번아웃증후군은 일에 몰두하던 사람이 극도의 정신적, 육체적 피로감을 호소하는 현상을 의미하는데, 휴가가 끝난 후 업무로 인한 극도의 피로감을 느낄 수 있다.


휴가 후에도 피곤한 이유는 번아웃증후군


번아웃증후군이 생기면 만성피로와 함께 아침에 일어나기 어렵고, 감기가 쉽게 재발하는 등 확연히 체력이 떨어진다. 초기에는 졸린 증상보다 쉬고 싶다는 욕망이 강할 수 있고 불면증이 생기거나 맥박이나 호흡이 빨라지며 식욕 감퇴 또는 심한 불안감이 나타날 수 있다. 이유 없는 체중 감소, 알레르기 증상, 관절통 등이 반복적으로 발생하기도 한다. 쉽게 화를 내는 등 예민해지고 집중력과 기억력이 떨어진다. 극심한 피로와 위약감, 우울감, 불면증 등이 생기기도 한다. 또 수면 장애도 유발되기 때문에 휴가 기간에 쌓인 여독을 제대로 풀기 어렵다. 이는 자연스레 집중력 하락에 따른 업무 능률 저하로 이어진다. 만성적으로 발전할 경우 감기, 두통, 요통 등에 시달리기도 한다. 심리적 증상으로는 △무기력증 △자기 혐오 △직무 거부 등이 나타난다.


신체리듬 회복을 위한 가벼운 스트레칭


번아웃증후군에서 벗어나려면 스스로 가장 편안히 지낼 수 있는 장소와 시간을 찾고 충분히 수면을 취하는 것이 중요하다. 가벼운 운동은 깊은 호흡과 긴장 이완을 통해 혈액순환을 원활히 하고 자율신경의 하나인 부교감신경을 활성화한다. 운동은 면역세포와 림프액 흐름을 활발하게 하지만 탈진될 정도까지 강도 높은 운동은 오히려 회복을 방해할 수 있다. 따라서 운동 강도와 빈도를 점진적으로 높이는 것이 중요하다.


영양분을 충분히 섭취하는 것도 필요하다. 골고루 먹되 커피, 술, 음료수, 담배 등 자극적인 음식은 삼간다. 또한 인공감미료나 알레르기를 일으키는 음식도 자제하는 것이 좋다. 면역력을 높이는 멜라토닌 호르몬이 분비되는 밤 11시부터 새벽 3시까지는 숙면을 취해야 한다. 스트레스는 쌓아두지 말고 직장 동료 등 다른 사람에게 고민을 털어놓고 상담을 받는 것도 도움이 된다. 무엇보다 휴가 후유증으로 인한 번아웃증후군 극복을 위해서는 신체리듬 회복이 중요하다. 휴가 막바지에는 일상 복귀 준비를 점진적으로 하는 것이 좋다.




ㅣ 덴 매거진 2023년 8월호
글 서애리(하이닥 건강의학기자)

에디터 정지환(stop@mcircle.bi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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