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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Den 매거진 Aug 04. 2023

차갑게 돌아선 우동, 냉우동 맛집 4

이름만 들어도 포근함이 느껴지는 우동의 배신이 유독 반가운 때다.
쫄깃한 면발로 여름철 입맛을 살리는 냉우동 마스터피스.     





독특한 식감과 두 가지 소스

요미우돈교자



‘내 앞에 놓인 게 우동이 맞나’ 싶다면 정상이다. 요미우돈교자의 넓적우동은 기류 지역의 향토 음식인 ‘히모카와 우동’으로, 면을 넓고 얇게 썰어 식감에 온 힘을 다했다. 냉쓰유 소스와 참깨 소스를 함께 준다. 케첩과 머스터드처럼 서로 전혀 다르면서도 묘한 조화다. 두께는 얇지만 길이가 길어 면을 한 가닥만 먹어도 입안이 풍족해진다. 소스에 담그면 도토리묵처럼 미끄러져 먹기 힘들다는 사소한 단점이 있다.


넓적우동 1만3900


서울시 마포구 동교로 244-1

0507-1357-5765




곱게 누운 우동 면발

우동명가기리야마본진



‘우동명가’라는 이름에서부터 자부심이 엿보인다. 보기만 해도 통통한 면발이 곱게 똬리를 틀었다. 그릇에 마와 무를 함께 갈아 넣은 뒤 쓰유를 부어 우동 면을 찍어 먹는다. 면발의 쫄깃함에 무의 시원함과 마의 식감을 더하니 입이 심심할 틈이 없다. 새우, 크래미, 단호박 세 가지 튀김을 곁들여 준다. 다양한 메뉴를 풍족하게 즐기길 원한다면 후회하지 않을 선택이다.


자루우동 콤보 1만5000원


서울 강남구 강남대로84길 23

0507-1401-0068




정호영 셰프가 운영하는 우동 전문점

우동카덴



붓카케 우동은 엄밀히 따지면 ‘냉’우동은 아니다. 뜨겁지 않은 미지근한 쓰유에 면을 찍어 먹는 방식이다. 이런 방식이 어색한 한국인을 위해 우동카덴은 간을 약하게 해 국물처럼 변형시켰다. 매장에서 자가 제면한 후토 면(굵은 면)은 특유의 두툼함으로 한두 가닥만 입에 넣어도 풍족함을 느낄 수 있다. 함께 나오는 튀김은 국물에 적셔도 바삭함을 잃지 않는다. 오히려 국물과 튀김 속 기름이 만나 고소함과 담백함이 배가한다. 한 그릇 양이 상당해 맛으로 한 번, 양으로 또 한 번 만족한다.


에비텐 붓카케 우동 1만1000원


서울시 서대문구 연희로 173

02-337-6360




냉면보다 시원한 우동

쿠모온센



진정한 냉우동이다. 육수를 미리 얼려 두었다 국물에 얹기 때문에 얼음이 녹아도 싱거워지지 않는다. 면이 두껍지 않아 차가운 국물에 담겨 있어도 딱딱하지 않고 알맞은 쫄깃함을 유지한다. 자가 제면하지 않는 점이 조금 아쉽다. 채소의 아삭한 식감도 입안을 즐겁게 한다. 고명으로 올린 새우튀김과 김튀김도 끝까지 바삭함을 잃지 않고 제 몫을 다한다.


히야시 우동 9900원


서울시 마포구 월드컵북로54길 17

070-7779-5888




ㅣ 덴 매거진 2023년 8월호
에디터 정지환(stop@mcircle.biz) 
사진 한도희 포토그래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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