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Den 매거진 Jun 29. 2023

[독특한 휴가] 휴가 때 게임 삼매경?

웹툰 작가 닥터베르의 스테이케이션 휴가

집에서 편안하게, 

안전하게, 

재미있게 즐기며 

스트레스까지 해소한다. 

일석사조 효과를 노리는, 게임 하며 보내는 휴가.



닥터베르. 네이버 웹툰 작가. 서울대학교 대학원 에너지시스템공학 박사.



실제 레이싱에서 실수를 하면 
나는 물론 타인의 생명까지 위험해질 수 있는데 
게임에서는 사고가 나든 무언가를 부수든 다시 시작할 수 있다. 
그런 ‘가벼움’이 마음의 위안이 된다.
스트레스가 풀린다는 건 그런 게 아닐까?



나에게 휴가란?

부족했던 부분을 채우는 시간. 가족과 함께 보내는 시간이 부족했다면 가족과 함께, 나만의 시간이 부족했다면 홀로 자유롭게 보내는 시간이 최고의 휴가가 아닐까? 


현재 계획하고 있는 휴가가 있다면?

웹툰 주간 연재를 하느라 장기 휴가를 떠날 수 없어 가볍게 기분 전환하는 시간을 가지려고 한다. 아내가 차기작 연재 기념으로 레이싱 게임 세트를 선물해 줬는데, 반년 동안 플레이 타임 시간이 30시간도 되지 않는다. 이번 휴가 때 1박 2일 정도 날을 잡고 클리어할 생각이다. 지금 하고 있는 게임은 ‘포르자 호라이즌 5’다. 이국적인 경치와 대자연이 정교하게 구현되어 있어 드라이브하듯이 필드를 돌아다니기만 해도 재미있다.



닥터베르는 취미를 위한 개인 공간을 마련했다.


원래 레이싱 게임을 좋아했나? 

그렇다. 그냥 세상의 모든 재미있는 것을 좋아한다. 레이싱 게임은 그중 하나다. 원래 뭐든 궁금한 건 해보는 편이다. 실제 레이싱 카트부터 브레이크댄스, 양조, 수상 레저, 기계체조, 작사·작곡, 인테리어 등 뭐든 한다. 그러나 2017년 트램펄린 위에서 공중돌기를 하다 목이 부러지는 사고가 났지만 기적처럼 살아났다. 이후 대부분 익스트림 스포츠를 비롯해 몸을 이용하는 취미와 이별해야 했다. 풀이 죽어 보였는지 아내는 내가 하고 싶은 취미 대부분을 이해하고 격려한다. 아내가 레이싱 게임을 선물해 준 것도 응원의 의미였다. 


레이싱 게임을 하는 동안 어떤 생각이 드나?

아무래도 게임은 가상현실인 만큼 위험과 비용, 시간을 걱정하지 않아도 되니 마음이 편하다. 어려워 스트레스를 받는다 싶으면 난도를 낮추면 되고, 몇 시간 열심히 게임을 하다 보면 현실에서는 구경하기 어려운 차도 개인 차고에 넣을 수 있으니 대리만족으로 이만한 것이 없다. 그렇게 모은 차들의 소리와 감각을 느끼는, 말 그대로 엔터테이닝 그 자체다. 가벼운 수준으로 즐길 수 있는 꿈의 세계가 아닐 수 없다.


올해 휴가가 인생에 어떤 의미로 남길 원하나?

휴가는 언제나 오아시스 같은 것이 아닐까. 충분히 목을 축이고 쉬었으면 다시 사막으로 발걸음을 옮겨야 한다. 사람은 적응의 동물이라 늘 곁에 있는 것의 소중함과 가치를 잊어버린다. 오아시스의 달콤함을 만끽하려면 사막 같은 치열한 일상도 필요하다.


닥터베르의 네이버웹툰 '닥터앤닥터 병원일기'

네이버웹툰 '닥터앤닥터 병원일기'. 공학박사 닥터(Ph.D)베르와 산부인과 전문의 닥터(Dr.)안다는 닥터앤닥터 부부다. 아들 레서를 키우다 경력이 단절된 닥터베르는 돌연 웹툰 작가에 데뷔하는 기쁨을 누렸지만 혈액암 4기 판정을 받는다. 이 믿기 힘든 일상을 통해 새롭게 맺어진 인연들의 이야기를 센스있게 풀어냈다.



오아시스가 필요할 만큼 웹툰 작가의 일상은 치열한가?

치열할 수 있다. 순수 작업 시간만 고려해도 일주일에 60시간 정도 일하는 것 같다. 그렇게 보면 워라밸이 좋은 직업은 아닌데, 한편 그 시간을 작가 스스로 잘 관리해 나가면 평소에 하고 싶은 걸 다 하며 살 수도 있다. 작업량을 떠나 내 시간에 대한 선택권이 있다는 데 만족감을 느낀다. 


사람들에게 무턱대고 추천하는 휴가 방식이 있다면?

한 번쯤 반대로 살아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밖에서 많은 시간을 보내는 사람이라면 집에서, 집에서 많은 시간을 보내는 사람이라면 밖에서 보내는 식이다. 계획대로 사는 사람이라면 계획 없이 장소만 정해 떠나보는 것도 좋다. 안 먹어본 음식에 도전해 보고, 관심 없던 장소에도 들러보고. 의외성은 생각보다 강렬한 추억을 남긴다.



ㅣ 덴 매거진 2023년 7월호
 에디터 이영민(min02@mcircle.biz) 
 사진 한도희
 포토그래퍼

작가의 이전글 [독특한 휴가] 월드 클래스 테너의 휴가는?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