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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Den 매거진 Sep 22. 2023

지구를 살리는 못난이 농산물

ⓒ Intermarche

맛과 영양 등 품질에는 아무런 이상이 없지만 모양과 크기가 시장 기준과 다른 규격 외 농산물을 ‘못난이 농산물’이라 부른다. 폭염과 집중호우 등 이상기후가 빈번하게 발생함에 따라 못난이 농산물의 수확량이 늘어나고 있지만, 상품성이 떨어진다는 이유로 팔리지 못하는 것이 대부분이다. 이렇게 폐기되는 농산물은 국내 전체 생산량의 15%. 전 세계적으로 13톤에 달한다.


아무 이상이 없는 농산물이 식탁에 오르지도 못하고 폐기된다는 점도 문제지만, 이 농산물들이 부패하는 과정에서 지구 온난화를 촉진하는 온실가스를 발생시킨다는 점도 큰 문제다. 결국 버려지는 농산물이 이상기후를 가속화하고, 이로 인해 못난이 농산물 생산량이 증가하는 악순환이 계속되는 셈이다.

ⓒ 어글리어스

유통업계와 편의점에선 이상기후로 피해를 입은 농가를 돕고, 장바구니 물가 부담을 덜기 위해 이러한 농산물의 상품화에 적극 나서고 있다. 이마트에브리데이는 지난 8월 ‘상생농장 농가살리기 프로젝트’를 통해 양파 120톤, 파프리카 40톤, 저장감자 80톤 등을 판매했다. CU는 5월부터 유사 상품 대비 30~40% 할인된 가격에 못난이 농산물을 구입할 수 있는 브랜드 ‘싱싱상생’을 론칭했다. 2~3개월 만에 전체 판매 물량이 10톤을 넘어서면서 채소에서 과일로 상품군을 확대했다.

못난이 농산물을 정기적으로 받아볼 수 있는 구독 서비스도 인기다. 어글리어스는 못난이 농산물을 헐값에 사들이는 관행을 깨고, 적절한 금액으로 산지에서 직접 수매한다. 이렇게 사들인 농산물을 1~2인 가구에게 적당한 양으로 포장해 정기적으로 배송한다. 커뮤니티를 이용해 배송된 채소를 활용하는 맞춤 레시피도 제공하고 있다. 어글리어스를 필두로 예스어스, 언밸런스마켓 등 다양한 못난이 농산물 정기 배송 업체가 생겨났다.

ⓒ unsplash

소비자들의 반응은 어땠을까. 한국소비자원이 소비자 2,000명을 대상으로 못난이 농산물 구매 경험을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60.5%가 구매 경험이 있다고 응답했고, 이들 중 95.5%가 재구매 의사가 있다고 답했다. 이들은 가격이 저렴하고(46.4%) 일반 농산물과 품질이 동일(28.4%)하기 때문에 못난이 농산물을 구입했다고 응답했다. 아직 구매 경험이 없는 소비자에게 못난이 농산물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자 65.3%가 구매 의사가 있다고 답하기도 했다.


최근 트렌드로 떠오른 가치소비(신념과 가치관에 부합하는 소비 행위)와 맞물려 못난이 농산물 시장 규모는 계속해서 커질 전망이다. 이러한 소비 활성화가 농산물의 가치 기준을 바꾸고, 농가에 힘을 불어넣을 수 있을지 관심이 모이고 있다. 



ㅣ 덴 매거진 Online 2023년
에디터 김보미(jany6993@mcircle.bi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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